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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하면 막말하고 마감 잊는 과장님, 알고보니 ADHD였네

30대 남성 A씨는 프로젝트를 정해진 기한 내 끝내지 못한 적이 많다.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고, 업무에서 실수가 잦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대방에게 상처가 될 만한 말을 충동적으로 내뱉곤 해 동료ㆍ상사와의 관계도 원만치 않다. 최근엔 부쩍 우울한 감정까지 들어 병원을 찾았다. A씨는 의사로부터 뜻밖의 병을 가졌다는 말을 들었다. 의사는 그를 ‘성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고 진단했다.

A씨의 경우처럼 ADHD 문제를 겪는 성인 환자가 늘고 있다. 최근 한 육아 관련 프로그램에서 성인 ADHD가 의심되는 엄마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관심도 커졌다.

ADHD는 소아기에 겪는 병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ADHD 아동 3분의 2가량은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지속한다고 한다. 커서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아 치료를 계속하거나 어릴 때 진단받지 않고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A씨도 12세 이전부터 주의력 결핍 등의 증상이 있었는데 뒤늦게 진단된 사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ADHD 환자는 매년 늘어 지난해 58만2055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25만6076명에서 2.3배로 늘었다. 중앙포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ADHD 환자는 매년 늘어 지난해 58만2055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25만6076명에서 2.3배로 늘었다. 이 기간 20세 이상 성인 환자는 3만4978명에서 17만5358명으로 5배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진단이 많아지면서 환자 발굴이 는 것으로 본다.


곽숙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유성선병원)는 “성인에서 ADHD 유병률은 4.4%로 추정된다”라며 “국내 환자 치료율이 1%에 못 미칠 정도로 저조했다가 건강보험이 적용된 2016년부터 진단과 치료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ADHD 주요 증상은 부주의, 과잉행동, 충동성 등이지만 증상 발현 양상에는 개인 차가 크다고 한다. 곽 전문의는 “성장에 따라 과잉 행동은 줄어들고 부주의와 충동성 증상은 지속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머릿속에 다른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억제하기 어려워 한 가지 주제로 대화를 이어가는 게 힘들다거나 많은 일을 시작해놓고 끝내지 못한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물건을 제자리에 두지 않고 잘 잃어버린다든지 약속, 마감 날짜, 앞으로 할 일들을 곧잘 잊어버리는 것도 의심 증상이다. 떠오르는 대로 느낌과 생각을 말해, 눈치 없고 때로는 경솔하단 얘기를 들을 수 있으며 이런 이유로 업무나 대인관계에서 문제를 빚곤 한다. 곽 전문의는 “한 직장을 오래 다니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결혼 생활에서 종종 불화를 겪고 자녀 양육에서 인내심을 갖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했다.

성인용 ADHD 자기-보고 척도(ASRS)라는 간단한 선별 테스트가 있지만, 전문가 면담을 통해 진단받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주의산만 증상과 과잉행동, 충동성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하고, 12세 이전에 증상이 시작됐다면 ADHD로 진단할 수 있다.

성인 ADHD 환자들은 불안 장애나 알코올과 같은 물질 사용 장애, 기분 장애 등을 함께 앓기도 한다.
ADHD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곽 전문의는 “이러한 공존 질환에 대해서만 치료하고 ADHD 치료를 하지 않으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환경적인 요인보다는 뇌의 신경생물학적 요인이 더 중요하며, 유전성이 높은 질환이라는 게 곽 전문의 설명이다.

ADHD는 도박ㆍ게임ㆍ알코올 중독 등과 연관될 수 있어 치료를 적기에 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약물치료로 빠르게 호전될 수 있고, 인지 행동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도움 된다고 한다. ADHD 환자들의 약점인 시간 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목표를 세우고, 과제의 우선순위를 정한 뒤 성공하면 스스로 보상하는 식의 훈련을 하는 것이다.



황수연(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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