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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쌀 매수 법률화, 신중 필요”…IRA 논란엔 “유감·송구”


한덕수 국무총리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21일 경제 분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초과 생산 쌀 매수 등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공격했다.

첫 질의자로 나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정부의 IRA 대응이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IRA의 미국 의회 통과로 한국산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 자동차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의원은 “IRA 법안이 미국 정부와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던 시기에 우리 정부는 뭘 했냐”고 질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우리 정부, 전 정부가 이렇게 (IRA 통과로) 결정돼선 안 된다는 의견을 계속 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실무진이 미국 상무부 부차관보, 국무부 부차관보를 만나 의견을 전달했다는 점을 설명했다. 그렇지만 한 총리는 “이런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유감스럽고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정부를 압박했다. 김수흥 의원은 “농민들이 국민의 식량을 공급하고 있는데 풍년으로 초과생산량이 발생했다고 정부는 (초과생산된 쌀을) 시장에 방치하냐”면서 정부가 쌀값 폭락에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게 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에 관한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하고 있다. 공동취재

한 총리는 “(정부가 쌀 매수를 하도록) 법률로 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굉장히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이 “항구적 대책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하자, “항구적인 제도가 경직적인 제도가 돼 버리는 것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또 이원택 민주당 의원이 “농민의 쌀값은 목숨값”이라고 질타하자 “최근에 윤석열 대통령이 농민들의 어려움에 대해 말을 했고 또 일정한 요청도 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의원이 “농민들이 변동직불제로 돌아가는 것을 원한다”고 하자, 한 총리는 “국가도 노력해 제도를 만들어왔기 때문에 또 옛날로 돌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변동직불제란 쌀 가격이 하락해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기준 가격과 현재 가격의 차액 일부를 농가에 지원해주는 제도를 말한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은 부자 감세 딱 하나”라고 말하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인세 인하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부자 감세, 부자를 위한 정책을 구사하고 있지 않다. 대한민국을 균형 있게 보고 경제살리기를 위한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도 “(법인세 인하가) 부자 감세라는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속도를 조금 늦추는 게 나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정부질문에선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환율과 외환 건전성 부실화 우려도 질의로 나왔다. 추 부총리는 “객관적으로 보면 외환 시장의 불확실 요인에 대처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나 외환 건전성 측면에서는 대체로 문제가 없다는 것이 국제금융기구와 외국 정부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22일(한국시간)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가능성을 묻는 말도 나왔지만, 추 부총리는 “시장에 여러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한·미 통화스와프가 있으면 우리 외환 건전성 관리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가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는 ‘지역화폐 예산 삭감’ 문제도 파고들었다. 그러자 추 부총리는 “(지역화폐) 사업을 전국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중앙정부에서 국민 세금 또는 빚으로 재원을 배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이것은 기본적으로 기초자치단체 지역에 효과가 한정되는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 막판에 임명된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 문제를 지적했다. 배준영 의원은 “알박기·버티기를 하는 인사들이 너무 많다. 경제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 공약을 실천할 수 있는 기관장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 않느냐”고 했고, 한 총리는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잘 이해하고 계신 분들이 공공기관장으로서 근무를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도 대통령실 영빈관 신축 관련 질의가 나왔다. 김수흥 의원이 영빈관 신축이 어떻게 추진된 것이냐고 따져 묻자 추 부총리는 “대통령 비서실에서 기획재정부에 지난달 공식 요청했으며, 기재부 내부 실무 검토를 거쳐 국회 예산안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부 예산안을 최종 보고할 때 관련 내용을 언급했냐”고 묻자, 김 의원은 “이 사업을 보고드리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직무유기”라고 하자 추 부총리는 “예산의 전체적인 총량과 기조, 핵심 국정과제 사업에 관해 대통령께 보고하지, 이런 시설이나 개별 사업에 관해 대통령실 예산이라고 전부 보고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윤성민(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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