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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 존의 문화산책] 프랑스와 한국, 문제는 공교육

에바 존 한국 프랑스학교 사서
한국에서는 3월에 새 학기가 시작하지만, 프랑스에서는 9월에 시작한다. 이 무렵이면 자연스레 교육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교육에 관해서는 프랑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할 말이 많다.

여름 휴가철이 끝나가는 8월 중순부터 말까지 프랑스 매체들은 해결되지 않는 두 가지 문제, 즉 기록적인 더위와 교사 부족난에 대해 보도했다. 학생들은 학교 갈 준비가 되었는데 교사는 4000여 명이 부족했고, 특히 파리 지역이 심각했다. 결국 프랑스는 채용박람회를 꾸려 기간제 교사를 모집했다. 3년 이상의 고등교육 이수자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었고, 간단한 면접을 통해 채용이 이루어졌다. 이 전례 없는 방식은 교사들의 역량에 대한 우려를 일으켰고, 교사조합에서는 ‘용납 불가하며 수치스럽다’고 평했다. 프랑스에서 전통적으로 교사는 보호받는 직종인 ‘공무원’(fonctionnaires)으로, 5년의 대학 교육을 받고 국가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혹자는 교사 부족난이 캐나다·미국·호주뿐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교사 부족 심각
한국은 학생들 크게 줄어
학교에 대한 기대도 달라
사회 각계의 지혜 모아야

프랑스에서도 교육개혁 논의가 뜨겁다. 은디아예 프랑스 교육부 장관이 이달 초 프랑스 남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얘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프랑스 교육부 장관 은디아예가 ‘가장 아름다운 직업’이라고 평한 교사는 어쩌다 인기 없는 직업이 됐을까. 사회적 인정을 받기가 힘들어진 데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기 때문이다. 게다가 프랑스의 젊은 (그래서 경험이 적은) 교사들은 매년 학교들의 특성을 평가하는 등급 제도에 따라 가장 어려운 학교에 배정된다. 이 융통성 없는 제도에 따라 중등학교 교사가 프랑스 전역 어디로든 배정되고, 첫 발령지에서 다른 지역으로 옮기려면 행정 절차가 몇 년씩 걸린다.

이미 2008년에 파리 특파원으로 일하던 내 독일인 친구가 파리 동부 교외 다문화 지역의 독일어 교사가 되었다. 벌써 그때에도 교사가 부족해 경험이 적은 교사를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 공립 중등학교의 난폭한 10대 청소년들을 통솔해 본 적이 없었던 내 친구에게는 상당히 고된 경험이었다.

공립학교에 대해 더 이야기하자면, 교사 지원자 부족만이 문제가 아니다. 상당수 학부모들이 공립학교로부터 등을 돌렸다. 더 나은 교육 환경, 높은 수준의 수업, 한반당 더 적은 학생 수를 보장한다는 사립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다.

위에 언급한 두 가지 특징 모두 공립학교의 쇄신을 역설한다. 은디아예 장관의 말처럼 “학교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한국과 비교하면 어떨까. 두 나라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첫째, 프랑스에서는 교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정반대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혹은 조만간 직면할 것이다.) 바로 학생 부족 문제다. 향후 10년 내에 한국이 맞이할 가장 큰 난제는 출생률이다. 이미 여러 초·중·고등학교가 학생 부족으로 폐교되었다. 대학의 경우 학생 인구 감소로 과목당 수강 신청이 줄었고, 비인기 대학들은 폐교가 확정됐다. 국가는 교육비 절감, 자녀 양육 지원, 남녀 모두를 위한 일과 개인적 삶의 균형 개선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둘째, 한국의 공립학교에 대한 불만의 성격이 다르다. 한국인들은 학교 수업이 깊이가 부족하거나 진도가 빠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녀를 학원에 보내고 매년 수백 만원에 달하는 사교육비를 지출한다. 이 때문에 한국이 OECD 국가들 가운데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가 아는 나쁜 결과도 수반한다. 성적 압박과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학생들, 과로하는 교사들, 치열한 경쟁, 교육 불평등 문제 악화, 빈번한 학대, 높은 자살률 등이다. 시험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방법 중 하나는 학업 성과에 치중하기보다 다양한 종류의 기술 및 진로를 장려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를 모색하고 각자의 기술과 창의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흥미롭게도 프랑스와 한국에서 부모가 자녀 교육에 대해 반응하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프랑스 부모들은 교육 체계에 대해 신뢰를 잃었고 자녀 교육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편이라면, 한국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거의 집착하다시피 한다.

한국이나 프랑스나 교육개혁은 극히 어려운 주제다. 한국의 경우 몇몇 교육부 장관이 임명된 지 몇 주 만에 사퇴했다는 사실은 교육개혁이 매우 민감한 사안임을 반증한다. 모든 나라에서 교육은 중요하면서도 민감한 주제여서 매우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교육개혁은 정치인, 교육 전문가,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의 협조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에바 존 한국 프랑스학교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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