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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꼽주다

서정민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그런데 왜 저한테 자꾸 반말하시죠?” “왜 꼽냐? 꼬우면 너도 반말하시던가.” 청춘로맨스 또는 학원드라마에서 낯설어하던 두 주인공이 친해질 때 흔히 등장하는 대사다. 이때 ‘꼽다’는 무슨 뜻일까. 사전을 찾아보면 ‘꼽다’는 ‘꼬다’의 전남 방언이고, ‘꼬다’는 ‘남의 마음에 거슬릴 정도로 빈정거린다’는 뜻이다.

요즘 1020세대가 자주 쓰는 신조어 ‘꼽주다’는 이 ‘꼽다’에서 파생된 듯 보인다. 그들 사이에서 쓰이는 의미는 ‘창피하게 하다, 눈치를 주다’라는 뜻으로, 마음에 거슬릴 만큼 빈정거려서 상대로 하여금 창피함을 느끼도록 ‘꼽을 주는’ 행위다.

웹툰 ‘집이 싫어’ 중 한 장면. [사진 인터넷 캡처]
가끔은 상대방이 한 말을 곱씹어 보며 “이게 칭찬인가, 욕인가… 사람 헷갈리게 은근 ‘돌려까기’ 하고 있네”라며 묘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분명 화는 나는데 그렇다고 어떤 부분이 기분 나빴다고 명확히 집어 반격할 수 없는 애매한 경우다. 친한 사이라면 이렇게 ‘꼽주는’ 대화법은 웃자고 일부러 던지는 농담처럼 자연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낯선 누군가에겐 심각한 심리적 공격이 될 수 있다. 학교폭력전문 노윤호 변호사는 “학교폭력 신고를 한 학생들의 진술서를 보면 ‘가해학생이 꼽을 줬어요’라는 말을 많이 한다”며 “교실·복도 등에서 피해학생을 향해 조롱하거나 면박을 주는 행위 등은 심리적 압박을 준다”고 했다. 또 “증거가 남는 신체 폭행이나 SNS와는 달리 증거를 남기지 않고 교묘히 공격하는 행위로 직접적으로 욕설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선생님도 눈치 채지 못하고, 결국 피해학생은 더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마디 말이 비수로 날아와 꽂히는 시간은 찰나다.



서정민(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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