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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핵무기 들고 확전 버튼 눌렀다…퇴로없는 일전 불가피

특수군사작전 벗어나 사실상 전쟁 선포…우크라도 공세 지속 천명 러, 2차대전 후 첫 동원령에 핵위기 고조…전쟁 중대 고비 러 "돈바스 해방" vs 우크라 "크림까지 수복"…협상도 난망

푸틴, 핵무기 들고 확전 버튼 눌렀다…퇴로없는 일전 불가피
특수군사작전 벗어나 사실상 전쟁 선포…우크라도 공세 지속 천명
러, 2차대전 후 첫 동원령에 핵위기 고조…전쟁 중대 고비
러 "돈바스 해방" vs 우크라 "크림까지 수복"…협상도 난망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우크라이나의 영토 탈환 공세로 급반전된 전황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부분 동원령 발령으로 돌이킬 수 없는 확전 국면으로 치닫게 됐다.
점령지의 정식 영토 편입을 위한 주민투표에 이번 동원령까지 결정되면서 러시아가 지금까지의 '특수 군사작전'을 벗어나 사실상 진짜 전쟁을 선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핵 위협을 거론하면서 '모든 수단'을 언급하는 등 핵 위협까지 서슴지 않았다.
서방의 지속적인 무기 지원에 힘입어 러시아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동원령과 무관하게 지속적인 공세 강화를 다짐한 점 역시 퇴로 없는 총력전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 전황 반전 노린 푸틴…점령지 주민투표로 명분 확보
21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대국민 연설에서 지금까지의 입장을 뒤집고 전격적으로 부분 동원령을 발표한 것은 현재 목표에서 크게 벗어난 우크라이나 전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의도가 뚜렷하다.
이달 들어 전선 전역에서 본격화한 우크라이나군의 영토 수복 공세가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개전 이후 줄곧 러시아가 점령해온 루한스크주와 헤르손주까지 위협받기에 이르자 판단이 바뀐 것으로 분석된다.
심각한 병력 부족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자국군 전사자가 6천 명에 못 미친다고 주장했지만, 서방에서는 5만 명이 넘는다고 보고 있다.
이번 동원령이 군 경험이 있는 예비역을 대상으로 한 것은 동원의 여파를 최소화하면서도 실질적인 전투력 제고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이 전황의 불리에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는 조짐은 전날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4개 행정부가 일제히 영토 합병을 위한 주민투표 계획을 발표한 데서 감지할 수 있었다.
투표를 통해 이들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정식으로 인정하게 되면 우크라이나의 공세에 맞서 자위력을 발동할 확실한 근거를 갖게 되는 것이다. 점령지에서 군인을 충원하기도 한층 수월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이들 지역의 투표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점령지의 자원병과 민병대에 법적으로 군인 지위를 보장하는 조치를 명령했다.


◇ 우크라 "예상대로일 뿐, 작전 계속할 것"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조치와 무관하게 영토 수복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나온 것인 만큼 공세의 고삐를 느슨하게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번 발표는 예상 가능한 것이었다"며 "전쟁이 러시아의 계획대로 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의 다른 언급들은 전쟁 및 러시아 경제 악화에 대한 책임을 서방에게 떠넘기기 위한 수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러시아 점령지 4개 행정부의 주민투표 계획 발표에 대해서도 "위협은 힘으로만 제거될 수 있다"고 밝히는 등 계속된 공세 의지를 분명히 한 바 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전날 주민투표 계획 발표 이후 "우리 입장은 이런 소음으로 달라지지 않는다"며 계속된 영토 해방 의지를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전황에 대해서는 "소강상태가 아니라 다음 피점령지 탈환을 준비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30만 병력 추가한 푸틴, 핵무기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
7개월간 이어져 온 전쟁은 이번 결정으로 또 한 번의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이번 동원령으로 자국 발표처럼 최대 30만 명의 군인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면 우크라이나가 현재 쥐고 있는 주도권도 흔들릴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미 총동원 태세에 돌입해 있어 더는 병력을 충원할 여력이 없고 서방 각국도 러시아와 직접 충돌하는 사태를 우려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견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해 왔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핵 위협을 거론하면서 영토 방어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영토 완전성이 위협받을 때 우리는 국가와 국민 방어를 위해 분명히 모든 수단을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허풍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영토 완전성이 위협받을 때'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대한 기본 원칙에 규정된 내용과 일치한다.
러시아가 점령한 4개 지역이 주민 투표를 거쳐 러시아 영토가 되면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이 지역을 빼앗길 상황이 되기만 해도 이론상 이 원칙에 따라 핵무기를 사용할 명분이 확보되는 셈이다.
러시아가 개전 이후 핵 위협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동원령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러시아의 첫 동원령임을 고려하면 어떤 예측 불가의 상황이 발생할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길리언 키건 영국 외무부 장관은 "상황이 통제되지 않고 있다.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통제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 돈바스 포기 못하는 러, 크림반도까지 노리는 우크라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전쟁의 목표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의 완전한 해방이라고 거듭 밝혔다.
돈바스의 경우 공식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영토지만 2014년 내전 이후 정부의 통제력이 약화해 있었고, 러시아는 이번 전쟁 직전 이들 지역의 독립을 승인했다.
현재 러시아가 돈바스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만큼 더는 밀릴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
다만, 이 같은 목표는 최근 우크라이나가 탈환한 하르키우주까지는 양보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도 있다. 더불어 남부 자포리자주와 헤르손주 역시 때에 따라서는 포기할 가능성도 내비쳤다고도 할 수 있다.
역시 장기전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가 강경 방침 사이에 언뜻 내비치는 러시아의 이러한 '양보' 움직임을 수용해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 나설 가능성도 전적으로 배제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현재로서는 휴전 협상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돈바스는 물론 전쟁 이후 빼앗긴 영토 전역, 그리고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까지 탈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동원령으로 확전을 선택한 이상 협상을 통한 종전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은 어느 한쪽이 더는 전쟁을 수행할 수 없는 지경에 몰릴 때까지 전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조성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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