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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가입자 10명 중 3명 "기초연금 40만원 되면 장기가입 중단"

국민연금공단 서울 송파지사 상담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정치권에서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가운데 그런 정책이 시행되면 10명 중 3명꼴로 국민연금 장기 가입을 중단하겠다는 과거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국민연금연구원 최옥금 선임연구위원은 21일 국민연금연구원 주최 '국민연금 발전 전문가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최 박사는 '기초연금·국민연금의 관계·현황·쟁점과 바람직한 발전방향' 주제 발표에서 국민연금 가입자 100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내놨다. 조사는 2000년 시행한 것이다.

당시 최 박사는 기초연금을 40만원, 50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어떻게 할지 조사했다. 직장인은 국민연금 의무가입자라서 맘대로 탈퇴할 수 없다. 그래서 '선택이 가능하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장기 가입을 중단할지를 물었다. 또 임의가입자는 가입을 중단할지, 납부예외자(사업실패 등으로 납부 유예를 인정받은 사람)는 납부를 중단할지를 물었다.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할 경우 중단하겠다는 응답자가 33.4%에 달했다. 50만원으로 인상하면 46.3%가 중단하겠다고 답했다. 20, 30대와월 소득 200만~400만 원대 응답자의 중단 의향이 높았다. 중단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보험료를 납부해서 국민연금을 받느니 기초연금을 받겠다는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 액수가 월 46만1250원을 넘으면 기초연금이 최대 절반 깎인다. 국민연금-기초연금 연계 삭감 제도이다. 이것 때문에 국민연금 장기가입(연금액 증가)을 기피할 수도 있는데, 최 박사 조사에서는 이게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5%가 연계 삭감 제도를 잘 모르고 있어서다.

하지만 2014년 기초연금을 도입할 때 국민연금과 연계해 삭감하자 "기초연금과 관계도 없는 국민연금과 연계하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후보는 "국민연금 감액 등 미세조정으로 기초연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도록 조치하겠다"고 공약했고, 이재명 후보는 연계 감액 폐지를 공약했다.

최옥금 박사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연금 30만7500원을 온전히 다 받지 못하고 깎이는 사람이 59만5291명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 수령자의 10%에 해당한다. 두 제도 연계에 의한 월평균 삭감액은 7만932원이다. 2014년 5만2074원에서 매년 올라가고 있다. 최 박사는 2014년 감액 방식을 설계할 때와 기초연금 액수 등의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도입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고, 제도가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박사는 두 가지 개혁방안을 제시했다. 기초연금의 대상(노인의 70%)을 축소하되 액수를 올리는 최저소득보장 방안이다. 이 경우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가입 기간 평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은 현행대로 40% 수준을 유지하되 보험료 인상을 고려하자고 제안했다.

다른 하나는 기초연금 대상을 모든 노인(최고소득층 일부 환수)으로 넓히는 '보편적 기초연금' 방안이다. 연령이나 국내 거주 기간 요건을 충족하면 받는 수당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기초연금으로 넘어가고,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많이 낼수록 연금액이 비례해서 올라가는 소득비례 방식으로 전환한다. 대신 소득대체율은 40%에서 낮춰야 한다. 이 안을 시행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간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하를 설득하기 쉽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은 이런 구조개혁은 언급하지 않고 '노인 100% 지급'만 추진하고 있다는 게 학계의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연금 개혁과 함께 기초연금을 단계적으로 40만원까지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 박사는 노동시장의 변화, 국민연금 구조개혁의 사회적 수용성, 재정 부담 등에 따라 개혁 방안이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성식(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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