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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인터뷰 |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尹 경제정책은 MB 시즌2, 박근혜 ‘줄푸세’의 복귀다”

대표발의해 본회의 가결 법률만 20건… ‘현장감 살린 경제통’
“‘3고 시대’엔 감세 논의보다 취약계층 사회적 보호가 더 시급”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출신으로서 대기업·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소액주주를 위한 법안을 가장 열심히 발의한 의원이기도 하다.
대표발의법률안 116건에 본회의 가결 20건.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고양시정)의 2년 성적표다. 월간중앙이 분석한 ‘C레벨 이상의 재계 출신 초선 국회의원’ 가운데서는 물론이고, 전체 의원 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21대 국회 전반기 의원발의 법안은 1만4144건으로, 가결된 법안이 653건(4.6%)에 불과하지만 이 의원은 가결률 17.2%를 보이고 있다.

이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 82학번으로 모교에서 석·박사를 거쳤다. 동원증권을 시작으로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까지 20년 이상 금융업계서 일하며 대기업·금융 전문가로 성장했다. 민주당 영입 인재로 정치권으로 발을 들여 2020년 총선에서 경기도 고양정에 출마, 당시 김현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과 맞붙어 53.4% 지지로 당선됐다.

그는 정치권에 뛰어든 이유를 “경제 혁신, 그리고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 공정한 경제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라고 밝혔다. 의정활동 역시 금융 현장에서 체감하고 문제라고 느꼈던 부분, 즉 공정거래 및 금융질서를 재정립하고 구현할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 9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그를 만났다.

대기업·금융 전문가, 정치 입문 2년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증권·자본시장·은행은 당국의 규제를 받는 곳이다. 그 규제라는 것이 나름 시대가 요구하는 합리성을 띠고 있다. 그러나 법안을 만드는 위정자들은 현장 실태를 잘 모르고, 법안을 실행해야 하는 플레이어들은 정책 목표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how to)’다. 현장을 아는 사람이 필요하고, 정책의 성공이 여기에 달렸다. 그래서 정치에 뛰어들었고, 법안을 하나하나 처리하면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고 있다.”

“윤 정부 경제 라인은 10년 전 사람들”
2020년 7월 6일 이용우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디지털경제혁신연구포럼 주최로 열린 국회디지털경제혁신연구포럼 출범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윤영찬(오른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영·허은아 국민의힘 의원.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을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겠다. 최근에는 기업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 법인세 인하 등 감세를 이야기하는데, 이는 단순한 논리다. 기업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높아질 때는 일단 지켜보고 방향이 정해지면 투자를 한다. 최근 SK하이닉스 등이 투자계획을 접은 이유다. 감세가 먹히는 타이밍은 경기가 좋거나 블루오션이 나타날 경우인데, 지금 그게 보이나? 감세는 이익 난 것을 덜 가져가는 현재의 문제이고, 투자는 미래를 향한 것이다. 논리가 연결되지 않는다.”

윤 정부는 감세로 ‘낙수효과’를 기대하던데?

“한마디로 ‘MB 시즌2 또는 박근혜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의 복귀’다. 2007년 MB 정부 때 법인세를 24%에서 21%로 낮춘 적이 있다. 그러고 7년 후 박근혜 정부 때 당시 최경환 부총리는 ‘감세했더니 사내유보금만 쌓였다. 사내유보금에 과세하겠다’고 경고했다. 결국 투자 유치로 이끌지 못했다는 이야기로, 이미 검증이 끝난 낡은 정책이다. 경제 상황과 과세 정책의 타이밍이 영 맞지 않다. 배 앞뒤에서 서로 따로 노를 젓고 있는 모양새다.”

예전 정책이 다시 나오는 이유가 무엇인가?

“이 정부의 경제 라인에 어떤 사람들이 있는지를 보면 된다. 상당수가 MB 정부 당시의 인물들이다. 전 세계적으로 2010년대는 경제 불평등 관련 이슈가 컸다. 가격 기능으로 해결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적극적 재정의 필요성이 제기된 시점이다. 그러나 현재 경제 라인에는 당시의 사람들이 없다. 현업에서 오래 떠났던 사람은 현장감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요즘 정부의 경제정책을 보면 ‘흘러간 레코드판’을 돌리는 느낌이다. 반지하에서 수해 사고가 나자 반지하 집을 없애겠다는 발상은 세월호 사건이 나자 해경을 없애겠다던 당시를 떠오르게 한다.”

그렇다면 윤 정부의 경제팀이 잡아야 할 방향은?

“지금은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로 위기 상태다. 위기 때는 취약계층이 먼저 쓰러진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IMF의 권고사항이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채권가격 등 자원배분이 왜곡됐으니 금리를 올려 이를 바로잡으라는 것이었는데 당시 금리가 많이 올랐다. 다른 하나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라는 것이었다. 금리 등 가격기능을 강화하면 분명 힘겨워지는 계층이 나온다. 이들을 보듬어야 사회적으로 탈락하지 않고 건강한 구성원으로 존재할 수 있다. 지금은 감세가 아닌 적극적 재정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그러나 최근 ‘소상공인 새출발기금, 청년 부채 감면’ 정책을 두고 공정성 논란이 일었다.

“금융제도에 신용회복 절차가 있다. 신용불량자 경계를 넘지 않고 사회 적응을 위해 만들어놓은 것이다. 요즘이 이런 사회적안전망이 꼭 필요한 시기다. 고금리, 가계부채, 고환율 등으로 내년에 신용불량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이것이 정책 목표다. 그런데 위원장이 잘못 발표한 것이다. 정책 목표가 그게 아닌데 ‘이대남’, ‘영끌’ 프레임에 갇히면서 꼬리를 먼저 내렸다. 실제로 한 데이터에 따르면 신용회복 대상자 중 주식 투자 영끌의 경우 0.7% 정도로 나왔다. 물론 형평성 논란이 나올 수 있다. 그렇다고 사회적으로 이들을 내버려두고 가야 하는가? 금융위에서 심사 기능을 강화하면 된다.”

‘개미보호 3법’ 등 소액주주보호 법안 많아
이용우 의원이 지난 3월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1기 신도시의 노후화 진단 및 합리적인 재건축 방안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 사진:김상선 기자
이 의원은 주로 ‘공정거래’와 ‘금융 분야’에 중점을 두고 법안을 발의한다. 공정거래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관계,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주시한다. “헤비급과 플라이급을 같이 싸우게 할 수 없으니 이를 조정해서 운동장이 기울어지지 않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금융 분야에서는 자본시장법, 은행법 혁신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두 분야의 특징이 정보공개, 즉 공시에 있다. 저는 무엇을 하지 말라가 아니라 정보를 다 공개하라는 쪽으로 유도한다. 그러면 시장이 알아서 판단하고 그것에 맞춰 소비와 투자가 생길 것이며 가격기능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ESG 정책 또한 기업 자율성을 존중하되 건강한 시장 생태계를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법안을 많이 발의했다.

“일명 ‘개미보호 3법’이다. 지난 3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 2건과 ‘상법 일부개정법률안’ 1건을 대표발의했다. 상장기업이 유망 사업 부문을 별도 법인으로 분할한 뒤 다시 상장하는 ‘쪼개기 상장’으로 모기업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빈번해 이를 막기 위해 발의했다. 물적분할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주식 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 물적분할 후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모회사 주주에게 자회사 주식 상당량을 우선 배정한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이사의 충실 의무에 ‘주주의 이익’을 명시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재계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최근 ESG 경영 시행 공시 의무화를 담은 법안을 냈는데?

“ESG 정책의 출발은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G(지배구조)에서 시작해서 하청업체와 노동자 권리를 보호하는 S(사회), 그리고 E(환경) 문제로 나아가야 한다. 지배구조와 사회 문제가 기초가 되고 그 이후 환경으로 확장하는 게 필요하다. 제일 작은 집합인 G가 제대로 안 되니 S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산재 등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또한 ESG 경영을 강요하기보다는 ‘공시하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지난 6월 발의한 법안에는 상장법인은 2024년부터 제출하는 사업보고서에 ESG 정보를 의무적으로 기재하고 공개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공시 내용을 보고 투자자가 투자를, 소비자가 소비를 판단할 것이다. 립톤, 파타고니아, 월마트 등에 벤치마킹할 기업이 많다.”

자랑할 만한 대표발의안이 더 있나?

“역시 자본시장법 개정안 중 하나인데, 시세조정 등 주가조작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법률안이다. 예전에도 주가조작으로 금감원 등에 고발당하면 재판이 열리고 주가조작으로 인한 추가수익 또는 손실회피액에 대해 벌금을 부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유죄판결인데도 벌금이 부과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추가이익이나 손실회피액을 산정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것을 국감에서 지적하고, 형법에서 범죄에 사용된 도박자금과 마약을 전량 몰수하듯 주가조작에 사용된 금액 전액을 몰수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본회의에서 통과되어 현재 발효 중이다. 경제적 페널티의 경고는 신체 구속보다 더 큰 압박을 준다.”

“공약은 신의, 1기 신도시 재개발 서둘러야”
연금개혁특별위원회 활동을 시작했다. 연금개혁의 중심 이슈는 무엇이며 어떤 입장인가?

“일반 회사원이든 공무원이든 군인이든 본인이 입사했을 때 선택한 연금 보장을 지키는 것은 사회적 합의다. 중간에 바꾸면 안 된다. 납부액을 늘리고 수급액을 줄이는 것은 새로운 사람들에게 적용해야 하는 게 기본 원칙이다. 물론 새 입사자의 반발이 있으니 협의가 필요하다. 공무원연금의 경우 한 번 손을 댔기 때문에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사학연금, 군인연금에서 손을 볼 것이 더 많을 것이다. 여기서도 기왕에 받는 사람의 룰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연금은 경제적 측면이 아닌 사회보험 측면에서 봐야 한다. 보육시설 확충에 국민연금이 투입된다면 가깝게는 비경제적인 선택이지만 출산율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이 될 수도 있다. 제도는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8월 16일 국토교통부가 ‘윤석열 정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이 의원의 지역구인 일산에서는 혼란이 일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정부서 울청사에서 직접 부동산 대책을 브리핑하면서 향후 5년간 전국에 주택 총 27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분당·일산·중동·평촌·산본 등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 정립을 2024년에 하겠다고 했다. 1기 신도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노후화한 주거환경에 정부 대책이 시급한 상황인데 윤 정부가 공약을 파기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 의원은 “이러면 안 된다”며 강한 어조로 말했다.

‘2024년 총선용 희망고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0년 넘은 아파트의 재건축은 단순하게 볼 문제가 아니다.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이주, 이주에 따른 주변의 전셋값 상승, 이주 기간이 길어질 경우 올라가는 비용과 기존 주거지의 슬럼화 등 많은 문제가 동반된다. 현재 169%인 용적률의 다양화, 하수시설 등 도시기반시설 점검 등 장기적 논의와 숙고도 필요하다. 규제가 수두룩한 재건축 문제에는 패스트트랙도 필요하다. 그래서 법 제정이 필요한 것이다. 1기 신도시는 국가정책이었다. 이를 조합에 맡겨두어선 안 된다. 국회 국토위에 상정되어 있는 신도시특별법을 빠르게 심의하고 이를 통해 주민들이 서로 합의하게 해야 한다.”

약 두 달간 민주당 비대위원으로 활동했다. 새 지도부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일단 무엇을 이루겠다는 욕심을 부리지 않았고, 비대위원 면면이 계파 이익을 대변하지 않아 성공할 수 있었다. 모두가 어디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이어서 논란이 줄었다. 앞으로의 민주당은 이념이나 주의, 주장보다도 국민의 실생활, 즉 민생에서 효과를 낼 수 있는 개선책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선거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당선이 주는 시그널이 있다. 덜 민주당스럽고, 말만 하는 사람이 아닌 유능하고 깨끗한 사람을 원했던 것이다.”


- 글 조득진 월간중앙 선임기자 chodj21@joongang.co.kr / 사진 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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