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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인사이트] 중국은 어떻게 구글의 수수료 갑질에서 벗어났나

구글 인앱결제 갑질과 중국식 대처
서봉교 동덕여대 중국학과 교수
구글이 최근 국내 모바일 콘텐트 결제 수수료를 기존 15%에서 30%로 인상하는 인앱결제 의무화 정책을 강행했다. 구글의 갑질로 국내 콘텐트 사업자는 수수료 부담이 증가해 과거보다 두 배나 많은 4100억원의 결제 수수료를 추가로 부담하게 됐다. 사용자 또한 콘텐트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공정거래위원회나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의 조치에 대응해 불공정 거래 조사 등으로 맞서고 있으나 국내 모바일 콘텐트 업계는 사실상 백기를 든 상황이다. 구글이 자신들의 결제 정책을 준수하지 못하는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업데이트를 금지하고, 나아가 앱 자체를 삭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국내 앱마켓 시장 63% 장악 구글
결제 수수료 30%로 인상 강행해
과거보다 두 배 많은 수수료 내야
로컬 앱마켓 키운 중국 참고할 만

중국앱모음 바이두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행할 수 있는 건 국내 스마트폰 앱마켓 시장에 대한 독과점적인 지배력에 기인한다. 2019년 기준 시장 점유율이 무려 63%나 된다. 2위는 애플 앱스토어로 24%인데, 애플은 이미 수년 전부터 콘텐트 결제 수수료를 30% 부과하고 있다.

한데 SK텔레콤 등 통신사 연합 형태의 로컬 앱마켓인 원스토어는 최근 콘텐트 결제 수수료를 오히려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율은 11%에 그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OS(Operating System, 운용 시스템) 시장은 결국 구글과 애플이란 글로벌 OS사 앱마켓에 의해 장악돼 있는 것이다.

구글은 어떻게 한국 시장을 장악했나. 구글은 삼성 등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무료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OS를 제공했다. 대신 구글 앱마켓을 기본 홈 화면에 선탑재시키면서 독과점적인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구글로고
구글 앱마켓에서는 경쟁 앱마켓의 프로그램이 입점하지 못하게 했고, 인터넷을 통한 다운로드 방식으로 경쟁 앱마켓을 사용할 경우엔 ‘보안 경고’를 표시해 소비자들이 다른 앱마켓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그렇다면 구글의 갑질에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어야 하나? 세계 최대의 스마트폰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앱마켓 시장은 우리에게 이 문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다.

한국과 달리 중국에선 구글과 애플의 앱마켓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다. 2022년 현재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와 2위인 OPPO(21%)와 VIVO(18%)는 구글의 OS와 앱마켓을 사용하고 있다. 3위인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6%이다.

화웨이(華爲)는 2019년까지만 해도 시장 점유율이 1위였지만, 미국의 제재 이후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해 현재 9%이다. 시장 점유율 10%의 룽야오(榮耀, Honor)는 원래 화웨이의 중저가 브랜드였다. 화웨이와 룽야오의 스마트폰에 2019년부터 사용되는 OS는 훙멍(鴻蒙OS, HUAWEI Harmony OS)이라는 독자 개발한 OS이다. 앱마켓(華爲鴻蒙應用商店) 역시 화웨이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데 현재 절반 이상의 중국인들은 구글의 앱마켓 대신 로컬 비(非)OS앱마켓인 ‘제3자앱마켓(第三方應用商店)’을 통해서 모바일 앱을 사용하고 있다. 제3자앱마켓은 SNS 사업자 등이 운영하는 앱마켓을 의미한다. 우리의 경우로 예를 들자면 앱마켓 시장에서 카카오나 네이버의 앱마켓이 구글 앱마켓을 넘어서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상황과 같기 때문에, 중국의 앱마켓 특징이 한국의 상황과는 매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의 디지털 산업 전문 컨설팅 회사인 아이메이(艾媒) 리서치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제3자앱마켓의 중국 앱마켓 시장 점유율은 59.9%에 달했다. 특히 잉용바오(應用寶)는 중국 최대의 빅테크 플랫폼인 텐센트(騰訊)의 모바일 앱마켓으로 최근 앱마켓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중국에서 구글 OS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점유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이 독과점적 지배력을 갖지 못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2010년 구글이 중국 검색시장 사업에서 철수한 뒤 중국 내 모바일 앱마켓 사업과 관련해 중국 정부와 긴장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는 텐센트와 같은 로컬 플랫폼 사업자들이 스마트폰 사용자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 지급 등의 마케팅을 통해 앱마켓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텐센트는 2014년 자체 모바일 앱마켓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앱 사업자와 협력해 잉용바오를 통해 다운로드한 차량 서비스앱(디디다처)에 대한 무료 시승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이 이벤트의 성공 이후 전자상거래 앱(수닝이고우), 금융 서비스 앱(자오상은행), 여행 앱(화주지우뎬), 배달 앱(다중디옌핑) 등으로 잉용바오앱마켓을 통한 다운로드 이벤트를 이어가면서 무료 이용권, 할인 이벤트, 심지어 텐센트 모바일 페이 현금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앱마켓 시장 점유율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시켰다.

텐센트 이외에도 모바일 보안과 검색분야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360치후(奇虎), 바이두, 알리바바 등 중국의 대표적인 모바일 플랫폼들이 제3자앱마켓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나아가 2018년 이후엔 텐센트나 알리페이 모바일 결제 플랫폼들이 간편 인증을 통해 일부 앱을 다운로드 하지 않고 실시간 접속 방식으로 사용하는 앱스트리밍(小程序) 방식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로드 하지 않기 때문에 저장 용량의 제한에서 자유롭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SNS 서비스나 모바일 결제 플랫폼에서 인증과 결제가 매우 편리하기 때문에 앱마켓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 중이다.

중국과 한국의 법 규제가 상이한 측면은 있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구글 앱마켓이 아닌 대안적인 로컬 앱마켓 이용을 확대한다면 구글의 갑질에서 벗어날 수 있음은 자명하다. 디지털 콘텐트 소비가 스마트폰으로 일원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동력의 핵심인 디지털 데이터의 확보와 국내 콘텐트 사업자의 수수료 부담 완화 등을 위해선 글로벌 OS사의 앱마켓에 밀리지 않고 로컬 앱마켓 사업자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빅데이터 경쟁력과 한국의 로컬 앱마켓 중요성
스마트폰은 통신 이외에도 검색, 게임, 웹 소설, 동영상, 음악, 금융 등 일상의 많은 활동을 지원하는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생성되는 개인 데이터 정보는 맞춤형 추천 광고의 핵심 자원이고, 스마트폰 중심의 소비 패턴 변화는 기업 비즈니스의 디지털 전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런 측면에서 글로벌 스마트폰 OS와 앱마켓을 장악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은 미래 비즈니스 성공의 핵심 경쟁력을 이미 확보했다. 한국도 2020년 데이터 3법의 개정 이후 개인맞춤형 추천 서비스, 스마트폰 간편 인증, 마이데이터 사업 등 모바일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비즈니스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구글의 인앱결제 갑질 사건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한국의 로컬 플랫폼 경쟁력은 여전히 글로벌 빅테크 플랫폼에 비해 취약하다. 한국의 디지털 콘텐트 산업, 한국의 빅데이터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글로벌 OS사의 앱마켓에 대응할 수 있는 자체 경쟁 수단의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첫째, 한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체 OS나 앱마켓의 개발과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국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의 우수한 하드웨어 제조업의 기반에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결합한다면 미래 글로벌 플랫폼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한국에서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로컬 IT 플랫폼이 글로벌 OS사에 대응해 자유로운 자체 앱마켓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법적인 걸림돌을 제거해줄 필요가 있다.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 과거의 규제 관행이 새로운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에 걸림돌이 되지 않아야 한다.

서봉교 동덕여대 중국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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