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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악수

장원석 S팀 기자
악수는 두 사람이 서로 한 손을 내밀어 잡는 인사다. 옛날 옛적 적에게 무기가 없다는 걸 증명하려 한 게 기원이라고 한다. 매너에 조금씩 차이가 있긴 해도, 국가나 문화권과 관계없이 가장 보편적으로 쓰는 인사법이다.

악수는 많은 얘깃거리를 생산한다. 화제가 된 인물로 김장수 전 국방부장관이 있다. 그는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하면서 머리를 숙이지 않고 꼿꼿한 자세를 유지해 ‘꼿꼿장수’란 별명을 얻었다. 2006년 당시 대선 경쟁자였던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이 악수하다가 박 대통령이 소리를 지른 일도 유명하다. 잦은 악수로 손을 다친 상태였는데 “너무 꽉 쥐어 그런 것 아니냐”며 양측 지지자가 충돌하기도 했다.

축구 국가대표 이동경은 지난해 도쿄올림픽 축구 조별리그 뉴질랜드전 패배 후 악수를 청한 상대 선수의 손을 툭 치고 가버렸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결국 사과했다. 2021년 5월 한·미 정상회담 때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한 후 손을 옷에 닦는 행동을 했다가 외교 결례란 지적을 받은 일도 있다.

며칠 전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악수 장면을 의도적으로 연출했다”고 주장했다가 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한 장관이 같은 행사에 참석한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엘리베이터까지 쫓아가 악수를 요청하고, 이 장면을 협치로 포장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는 내용이다. 이에 한 장관은 “허위 사실”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실제로 두 사람이 악수한 장소는 엘리베이터가 아닌 행사장 내부였고, 악수를 먼저 청한 것도 이 의원이었다.

더 곱씹어볼 대목은 김 의원이 전한 이야기의 앞부분이다. “이 의원한테 들었어요. 윤호중 의원이 생각이 났대요. 그래서 일부러 피했답니다.” 지난 5월 김건희 여사와 만나 활짝 웃는 사진이 공개된 후 일부 당원으로부터 난타를 당한 윤호중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언급이다. 지지층에게 찍힐까 인사나 악수조차 편치 않은 속내다.

정치인에게 악수는 숨 쉬는 것과 같다. 유권자나 주변의 마음을 잡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래서 ‘악수 한 번에 한 표’ 말도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악수에 대한 인식이 변했다지만, 지금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악수 다툼은 가히 기이하다.



장원석(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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