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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팬티값 깎냐""제대로 된 팬티"…영빈관 공방 중 뜻밖의 논쟁


올해 정기국회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리는 19일 정치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가 상대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며 공방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논란과 영빈관 신축 논란에 집중했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문재인 정부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을 겨냥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사진은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민주당은 지난 7일 당론으로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포문을 열었다. 서영교 의원은 “김 여사에 대한 수사 결과가 불공정하다는 응답이 65%에 달하는 조사도 있다”며 “특검법이 통과되면 정부도 받아들여야 하지 않느냐”고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물었다. 한 총리는 “의원들이 여론조사만 보고 (특검 도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합리적으로 논의해서 잘 결정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총리도 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내야 하지 않느냐”는 김승원 의원의 질문에는 “그런 상황이 되면 (의견 표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대선 때부터 줄곧 의혹을 제기해온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도 민주당의 주요 공격 소재였다. 검사장 출신 김회재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김건희 주가 조작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 지휘를 했나”라고 몰아세웠다. 한 장관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수사 지휘를 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했는데, 김 여사 건만 수사 지휘하라는 것은 지나치게 정파적”이라며 “제가 이재명 대표에 대한 사건도 수사 지휘를 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한 장관은 그러면서 “검찰이 공정·투명하게 두 사건을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주가 조작 의혹 수사가 미진하다’는 취지의 지적에는 “이성윤 검사 등 전 정권 당시 ‘친정권 검찰’로 알려진 사람들이 2년간 수사한 사안”이라며 에둘러 역공을 펴기도 했다.

2023년도 국유재산관리기금 예산안에 포함됐다가 언론 보도 하루 만인 지난 16일 윤 대통령의 지시로 전격 철회된 영빈관 신축 문제도 주요 쟁점이었다. 서영교 의원이 “영빈관을 짓는 878억원 예산을 사전에 알았나”라고 묻자 한 총리는 “몰랐다. 신문을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이어 ‘왜 몰랐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그렇게 하나하나 최고 통치권자(대통령)나 총리가 파악하고 예산 결정을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문책도 요구했다. 박상혁 의원은 “대통령 등에게 (영빈관 계획이) 제대로 보고 되지 않고 정무적 판단이 되지 않았다면, 대통령 비서실장 이하 책임자는 문책·경질돼야 한다”며 “국민은 영빈관 이전에 김건희 여사가 연루되지 않았냐는 합리적 의구심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한 총리는 “정확한 사실을 모르는 상황에서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다”고 했다.

영빈관 예산 문제는 ‘군인 팬티값’ 논쟁으로까지 번졌다. 서영교 의원이 “법인세 예산을 12조 원 감세하겠다면서 (국방 예산에서) 군인 팬티값까지 약 5억원 깎아버린 비정한 정부”라고 비판한 게 도화선이었다. 한 총리는 “이렇게 투명한 나라에서 군인에게 제대로 된 팬티를 안 입히고 어떻게 군을 유지하겠나”라며 “공급하기에 충분한 예산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이날 “단가 하락(5379원→4517원)에 따라 예산이 감액 편성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탄희 의원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 약 5344억원이 든다”며 “이는 공공주택 3700세대를 지을 수 있는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의원들은 영빈관 신축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방어했다. 이용호 의원은 “세계에서 영빈관이 없는 나라가 어딨느냐”며 “G10(주요 10개국) 국가인 한국이 이 호텔 저 호텔 떠돌이처럼 외국 정상을 모셔야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 개방의 경제 유발 효과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한 해 2000억원”이라며 “878억원이라는 예산은 국격에 비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 총리 역시 “(영빈관이) 어딘가 있어야 한다. (외국에도) 사이즈(규모) 같은 건 조금 다르지만 거의 다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며 영빈관 신축의 필요성을 에둘러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 실패 논란도 민주당의 공격 포인트였다. “인사 제청권자로서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강병원 의원의 질문에 한 총리는 “그 상황 자체에 대해서 국민께 죄송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고, “줄줄이 낙마한 것에 대해 총리의 책임이 있나”라는 물음에는 “제게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뉴시스

국민의힘은 최근 본격화한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사업 비리 의혹을 고리로 역공을 폈다. 서병수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태양광 이권 카르텔은 5%만 조사했는데도 2600억원 규모 비리가 드러났다”며 “전수조사를 하면 수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주장했다. 한 총리는 “상당한 문제들이 발견되고 있어 정리해서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형두 의원이 “혈세를 빼먹은 그들만의 잔치인 문재인 정부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추가 조사나 전수 조사를 계획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한 총리는 “조사 대상 기관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도 여당의 주요 공격 소재였다. 서병수 의원은 “민주당이 대통령과 대통령 가족을 향해서 무차별 의혹을 제기하는 의도가 뻔하다”며 “특정 정치인(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용호 의원은 “이 대표 기소가 정치 탄압이라는데,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 의원이 허위사실 유포로 의원직을 잃은 것도 정치 탄압이냐”고 지적했고, 이태규 의원은 “죄를 뒤집어씌워도 안 되지만 죄가 있다면 제1야당 대표라도 덮을 수 없다”고 했다. 의원들이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한 장관은 “(선거법 위반은) 소속 정당을 가리고 블라인드(익명)로 하더라도 똑같은 결과가 나와야 하는 범죄 수사의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손국희(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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