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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여왕 국장 중 흰 마스크 유독 튀었다…尹과 같은 줄 왕치산

 18일 오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운구가 안치된 영국 국회의사당인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별대표 신분으로 참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국장에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이 참석 외빈 중 유일하게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특별대표 신분으로 참석한 왕 부주석이 영국·북한·이집트 대사를 역임한 류샤오밍(劉曉明) 중국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와 함께 착석한 모습이 외신 카메라 앵글에 잡혔다. 같은 줄에 앉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모습도 보였다.

19일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국장에 참석한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AFP=연합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국장에 참석한 세계 정상급 조문객들이 앉아 있다. 왕치산 중국 국가주석과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유일하게 흰색 마스크를 쓰고 있다. AFP=연합뉴스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의 동정을 보도하는 중국중앙방송(CC-TV) 웹사이트 페이지. 지난 17일 외교부 대변인의 영국 여왕 국장 참석 예고 기사가 최신 기사로 올라와 있다. CC-TV 캡쳐
중국 관영 매체는 이례적으로 왕 부주석의 조문 소식을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중국중앙방송(CC-TV)의 메인 뉴스는 물론 CC-TV 뉴스사이트의 국가 지도자 동정란에도 지난 17일 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이 시 주석 특별대표로 영국 여왕 국장에 참석한다는 예고 기사가 최신 기사로 올라와 있다.

지난 2003년 베이징 시장에 임명돼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방역을 진두지휘해 ‘사스 영웅’으로 불린 왕 부주석의 영국 조문 활동은 외신만 주목했다. 왕 부주석과 류 대표는 전날 오후 6시쯤 검은색 중국식 정장인 중산복(中山服)에 중국 국기가 새겨진 마스크를 쓰고 웨스트민스터 홀(국회의사당)에 안치된 여왕의 관에 참배했다. 앞서 지난 15일 영국 하원의장인 린지 호일 경은 중국 정부 대표단의 웨스트민스터 홀 참배를 거절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국회는 이후 입장을 바꿔 왕 부주석 및 3명의 중국 관리는 참배를 허용했다. 지난 3월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중국 정부로부터 중국 입국 금지 등의 제재를 받은 이언 던컨 스미스 전 보수당 대표는 호일 의장의 입장 변경을 비판하면서도 “현재 중점은 정치가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여왕을) 애도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고 홍콩 명보가 20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차단된 트위터에 왕성한 활동을 해온 트위터리언인 류 대표도 영국 내 활동에 침묵을 지켰다. 그의 트위터 최신 게시물은 사흘 전인 17일 마오닝 대변인의 발표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0일 전 세계 신문과 달리 주요면은 물론 국제면에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국장 소식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중국의 침묵에 대해선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감 우려라는 해석이 나온다. 모두 마스크를 벗은 정상급 외빈과 달리 마스크를 쓴 중국 국가 지도자 모습이 대조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18일 밀접접촉자 격리 정책에 따라 구이저우(貴州)성 성도 구이양(貴陽)시의 일반 시민을 200여㎞ 떨어진 임시 격리 시설로 이송하던 중 대형 버스가 첸난(黔南) 싼리(三荔) 고속도로에서 전복하면서 승객 27명이 숨지고 20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중국 SNS에서는 “#우리 모두 버스를 탔다(#我們都在車上)”는 검색 해시태그가 퍼지는 등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감이 치솟고 있다. 내달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축제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는 당국으로서는 여론 악재에 검열로 대응하고 있다.


여론 자극 우려 바이든 “대만 방어” 대응도 검열
실제 중국은 여론을 자극할 수 있는 민감한 뉴스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방영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송 인터뷰에서 미군이 대만 방어를 돕겠다는 발언에 대한 외교부 대변인 답변도 ‘검열’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19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발언에 대해 “중국은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를 표시하며, 이미 미국에 엄정한 교섭(불만)을 제기했다”고 반발한 마오 대변인의 발언은 외교부 홈페이지에 삭제된 채 게재하지 않았다.
CC-TV는 20일 오후 메인 뉴스에서 왕 부주석의 영국 여왕 국장 참석 소식을 1분 50여초 분량으로 뒤늦게 보도했다.



신경진(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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