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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중심부 100만명 운집, 전세계 수십억명 장례식 시청

19일(현지시간)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커밀라 왕비, 앤 공주, 앤 공주의 남편 팀 로런스 부제독, 앤드루 왕자, 에드워드 왕자, 에드워드 왕자의 부인 소피(앞줄 왼쪽부터) 등 왕실 가족들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엄수된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문을 열고 들어선 첫 조문객은 ‘이름 없는 영웅(Unsung Hero)’이었다.

이날 포차에 실린 여왕의 관을 142명의 왕립 해군 병사들이 운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9일 오전 11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7시) 시작된 장례식에 세 시간 일찍 도착한 이들은 간호사 오닐과 변호사 프라나브 바노트였다. 이들은 영국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때 남을 돕고자 앞장섰던 공로를 인정받아 여왕의 장례식에 초청됐다고 뉴욕타임스(NYT)와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바노트는 코로나19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1200명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 봉사에 나섰다. 그는 NYT에 “여왕의 장례식에 국빈과 일반 대중이 모두 초청받은 건 평범한 일반인과의 소통에도 소홀하지 않았던 여왕의 훌륭한 성품을 반영한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웨스트 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장례식에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영국 왕실은 다양한 형태의 공익적 활동을 펼친 영국 ‘의인(義人)’ 200여 명을 여왕의 국장에 특별 초청했다. 초청자엔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이바지한 이들 다수가 포함됐다. 영국·아일랜드의 성소수자(LGBTQ+) 합창단 네트워크 ‘프라우드 보이스’를 만든 셴 추도 여왕의 국장에 초대받았다. 추는 “여왕은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영국 사회를 보다 더 많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평등한 공동체로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흉기 범죄 반대 운동가로 장례식에 참석한 나탈리 케이로스는 “급하게 아마존을 통해 산 모자를 쓰고 장례식장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여왕의 장례식을 오디오북으로 기록할 88세 런던 시민도 참석했다.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 부부(앞줄)와 칼 구스타브 16세 스웨덴 국왕 부부(둘째 줄) 등 유럽 왕실 사람들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여왕의 증손주인 조지(9) 왕자와 샬럿(7) 공주도 여왕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는 이날 오전 11시에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운구 행렬에 따라나섰다. 두 사람은 부모인 윌리엄 왕세자,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의 옆에서 걸었다.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는 장례식에 이어 안장 전 예배까지 참여했다. 두 사람은 여왕을 ‘갠(Gan)’이라고 부르며 따랐다고 한다. ‘갠’은 영국 왕실에서 할머니를 부르는 말인 ‘그랜(Gran)’의 애칭이다.

런던 시내에서 시민들이 옥외 스피커를 통해 여왕의 장례식 행사를 듣고 있다. [EPA=연합뉴스]
여왕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19일 런던 중심부엔 100만 명 이상이 운집해 여왕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수도 런던에서 활동하는 메트로폴리탄 경찰과 런던시 경찰, 영국 교통경찰은 사상 최대의 치안 인력인 1만여 명을 장례식 보안에 투입하는 ‘런던 브리지 작전’을 펼쳤다. 수백 명의 귀빈이 한꺼번에 영국을 방문하는 만큼 경호에도 만전을 기했다. 영국 외무부는 당초 정상들이 버스를 타고 장례식장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놨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전용 리무진을 타게 해달라고 요구해 허용했다. 여왕의 장례식을 지켜본 전 세계 시청자는 수십억 명에 달할 것으로 미 NBC 방송은 추정했다.

찰스 3세는 지난 18일 버킹엄궁전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소식에 애도를 보낸 모든 사람을 향해 “지난 10일간 저와 제 아내는 영국과 전 세계에서 보내주신 수많은 애도와 지지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영국 왕실은 이날 여왕의 미공개 사진 한 점을 공개했다. 사진은 여왕이 즉위 70주년 기념행사 ‘플래티넘 주빌리’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 5월 촬영한 인물 사진이다.



김서원.박소영(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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