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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문제 빼돌려 '부정 승진’해 오른 월급…부당 이득일까요? [그법알]

[그법알 사건번호 90] 비리로 승진한 뒤 오른 월급…상승분 반납해야 할까
지난 2014년 경찰은 한국농어촌공사 직원 62명이 승진 시험에서 시험 문제와 답을 빼돌려 시험에 합격했다는 수사 결과를 통보했습니다. 시험문제 출제기관장이 승진(3급) 및 정규직(5급) 전환 시험 문제를 넘겨주면서 수천만원의 돈을 받는 수법이었습니다.
[ 일러스트 = 김회룡 ]
공사는 이중 25명에 대한 승진발령을 취소하고 이들을 해고했습니다. 또 공사는 ‘승진으로 인해 받은 급여’를 ‘부당한 돈’(부당이득)이라고 보고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이들은 공사로부터 승진에 따른 표준가산급 상승분 및 승진가산급과 이를 전제로 산정된 기준급, 연차수당, 인센티브 상승분(‘이 사건 급여상승분’) 및 직무급 등을 받았습니다. 공사는 이 돈을 이유 없이 받아 챙긴 ‘부당이익’이라고 주장했죠.


반면 직원들은 승진한 직급에 맞는 노동의 대가를 제공했으므로 부당한 돈은 아니라고 맞섰습니다.

여기서 질문
부정행위를 해서 승진했습니다. 이후 승진에 따른 직무를 수행했습니다. 그래서 늘어난 급여는 부당한 돈일까요?

법원 판단은
1심은 공사가 졌습니다. 법원은 설사 부정한 방법으로 승진해서 승진발령이 무효라고 해도 3급 또는 5급 직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하고 급여를 받은 이상,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의 재산으로 인해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거나 원고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봤습니다.

2심에서도 공사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공사는 항소심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해 허용될 수 없다’는 주장까지 펼쳤으나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 원칙은 법률관계 당사자들이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방법으로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공사의 소송 근거를 부연하는 것이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권리의 행사라고 볼 수 없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공사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대법원 3부(주심 안철상 대법관)는 “원심판단에는 부당이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고 20일 밝혔습니다.
[중앙포토]
대법원은 “승진이 중대한 하자로 취소돼 소급적으로 효력을 상실한 경우 승진 전의 직급에 따른 표준가산급을 받아야 하고, 승진가산급도 받을 수 없게 된다”며 “이들이 승진 후 받은 이 사건 급여 상승분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부당이득으로서 공사에게 반환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승진하긴 했지만 사실상 종전직급과 하는 일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이 승진했음에도 직급에 따라 수행한 업무가 종전 직급에서 수행한 업무와 차이가 없다면, 단지 승진으로 직급이 상승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급여가 상승한 것이 되고, 이는 승진가산급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며 “원심은 승진 전후 각 직급에 따른 업무에 구분이 있는지, 승진 후 종전 직급에서 수행하였던 업무와 구분되는 업무를 수행함에 따라 제공한 근로의 가치가 실질적으로 다르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를 살핀 다음, 그에 따라 이 사건 급여상승분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고 짚었습니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고 사건을 파기환송했습니다.
그법알
‘그 법’을 콕 집어 알려드립니다. 어려워서 다가가기 힘든 법률 세상을 우리 생활 주변의 사건 이야기로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함께 고민해 볼만한 법적 쟁점과 사회 변화로 달라지는 새로운 법률 해석도 발 빠르게 전달하겠습니다.



김수민(kim.sumi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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