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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파괴" vs "투자 촉진"…尹 약속한 새만금공항 국민소송 논란 [이슈추적]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12일 전주역 앞 광장에서 이준석 대표와 함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전북은 고대로(부터) 그 문화 수준은 최고였는데, 경제 수준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열악한 상황에 있다. 이제는 전북 산업과 경제를 비약적으로 키워야 될 때가 왔다"며 "새만금을 완결 지을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 착공'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뉴스1
정부, 8000억 투자 2029년 개항 추진
정부가 오는 2029년 개항을 목표로 8000억 원을 들여 짓기로 한 새만금 국제공항이 법적 다툼에 휘말릴 조짐이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온실가스 흡수원이자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수많은 생물종을 부양하는 새만금 마지막 갯벌을 파괴하는 범죄"라며 공항 건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국민 소송을 예고하면서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문재인 정부가 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한 데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조기 착공을 약속한 사업이다.

전북도는 20일 "새만금 공항은 항만·철도와 함께 새만금 지역의 핵심 기반 시설인 만큼 민간 투자 유치 촉진, 전북권 경제 활력 제고 등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정부 계획대로 공항 건설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30일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을 확정·고시했다. 총 사업비 8077억 원이 투입되는 새만금 국제공항은 오는 2024년 착공해 활주로(2500m×45m)와 여객터미널(1만5010㎡), 화물터미널(750㎡) 등을 지어 2029년 개항할 예정이다.

정부는 200명가량이 탈 수 있는 중소형 항공기를 먼저 띄운 뒤 제주 노선 등 국내선은 물론 일본과 중국·동남아 등 중·단거리 국제선도 운항할 계획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2058년 기준 새만금 국제공항의 연간 여객 수요는 105만명, 화물 수요는 8000t으로 추정된다.


새만금 국제공항 위치도. 사진 국토교통부
환경단체 "국민 1000명 모아 국토부 상대 취소소송"
전북녹색연합·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등 전북 지역 4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지난 14일 전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 마지막 갯벌인 수라갯벌을 지키기 위해 전국에서 1000명가량의 국민소송인단을 모집해 9월 말 서울행정법원에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새만금을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로 도약시킬 민간 공항이라기보다는 대중국 견제용 군산 미 공군 제2활주로 건설 사업에 가까워 국가 안보 차원에서도 위험천만하다"며 "매년 30억 원 이상 적자가 발생하는 군산공항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공항이 10개나 운영되고 있음에도 하나 더 만들겠다는 것은 심각한 국가 예산 오·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전북녹색연합·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등 전북 지역 4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지난 14일 전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만금 마지막 갯벌인 수라갯벌을 지키기 위해 전국에서 1000명가량의 국민소송인단을 모집해 9월 말 서울행정법원에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한덕수 "새만금 제대로 개발돼야"
일부 반대 목소리에도 새만금 공항 건설은 현재까지 순항 중이다. 새만금개발청에 따르면 내년도 새만금 사업 관련 정부 예산 8359억 원 중 새만금 국제공항 설계비 등으로 135억 원이 반영됐다.

정부도 새만금 공항 추진에 적극적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달 3일 취임 후 첫 전북 방문을 앞두고 페이스북을 통해 "전북은 기회의 땅이자 가능성의 땅"이라며 "새만금은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개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3일 전북 새만금을 찾아 김관영(왼쪽) 전북지사 안내로 신항만 공사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추진까지 우여곡절…文정부 예타 면제 후 사업 탄력
새만금 공항은 오랫동안 전북 최대 현안이었지만, 실제 추진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8년 기획재정부는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새만금 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25억원을 전액 삭감했다. "전북에 새로운 국제공항을 만드는 건 예산 낭비"라는 비판 여론도 부담이었다.

이에 전북도는 2018년 말부터 도내 14개 시·군 단체장과 재경전북도민회 등과 함께 범도민 차원에서 정부에 예타 면제를 촉구했다. 당시 송하진 전북지사는 청와대를 방문해 "'새만금을 환황해권 경제 거점으로 만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이 실현되려면 새만금 공항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새만금 공항 건설은 문재인 정부가 2019년 1월 예비타당성조사(예타) 면제 대상으로 선정하면서 탄력이 붙었다. 이후 2020년 6월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해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와 기본계획(안)에 대한 주민 의견 수렴, 관계기관 협의 등을 마쳤다.

새만금 국제공항 조감도. 사진 국토교통부
尹 "새만금 완결 지을 때"…李 '조기 착공' 약속
전북도는 새만금 공항이 생기면 지지부진한 새만금 개발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33.9㎞)를 쌓아 서울 여의도 면적의 140배인 409㎢(토지 291㎢, 담수호 118㎢)의 국토를 새로 만드는 국책 사업이다.

1991년 군산·김제·부안을 잇는 새만금 방조제 착공 이후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공사 중단과 재개가 반복됐다. 정부의 새만금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새만금 전체 개발 면적(291㎢)의 73%가 매립돼야 하지만, 지난해 12월 현재 매립이 완료되거나 진행 중인 면적은 47.2%(137.4㎢) 수준에 불과하다.

새만금 개발사업은 1987년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선 후보 공약으로 나온 이후 36년째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 전주를 찾아 "새만금 국제공항을 조기 착공해 공항·항만·철도 등 '새만금 트라이포트(tri-port)'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대선 후보 시절 새만금 공항 조기 착공을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2월 4일 전북 김제시 새만금 한국농어촌공사 전망대에서 새만금 방조제를 둘러보고 있다. 이 대표도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 착공을 약속했다. 연합뉴스



김준희(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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