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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된 英여왕 조문행렬…"이 순간만큼은 차이 대신 연대감"

대기줄 예보에 연구대상 등극까지…관광명소로도 유명세 18일밤 마지막 대기줄 합류자 모녀에 기다리던 군중들 '실망했다 이내 축하'

역사가 된 英여왕 조문행렬…"이 순간만큼은 차이 대신 연대감"
대기줄 예보에 연구대상 등극까지…관광명소로도 유명세
18일밤 마지막 대기줄 합류자 모녀에 기다리던 군중들 '실망했다 이내 축하'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기 위해 늘어선 줄(queue)은 그 자체로 고유명사(The Queue)가 됐다.
런던 템스강 연안을 따라 여왕의 관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까지 이어지는 조문행렬은 단순한 대기줄이 아닌 하나의 역사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매체는 대기줄 현황을 수시로 업데이트하는가하면 영국 공영 BBC 날씨에서는 마치 특정 도시를 소개하 듯 '대기줄 예보'가 등장하기도 했다.
트위터에서는 '#LongLiveTheQueen'(여왕폐하만세)에서 따온 '#LongLiveTheQueue' 구문이 돌아다니면서 대기줄에 다녀온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곤 했다.
끝없는 조문행렬이 펼쳐진 곳곳이 또 다른 관광명소가 됐다.
현지인과 관광객은 템스 강을 오르내리며 쭉뻗은 대기줄을 보고 감탄을 금치못했다.

심지어는 연구 대상에도 올랐다.
영국 에식스대의 롭 존스 정치학 교수는 "그 자체로 하나의 현상이 됐다"고 평가하며 줄에 선 400명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대기자의 인구 구성과 동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는데 조사 결과 대기줄은 일반 영국인 시민을 상당히 대표하고 있었다고 존스 교수는 설명했다.
줄을 기다리는 이유에 대해선 여왕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고, 역사적 순간을 위해 합류했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존스 교수는 "사람들은 (여왕의 관을 보는) 그 순간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줄 서는 게 단지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고 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대기행렬에 다양한 배경의 사람이 모이면서 서로의 차이를 제쳐두고 다같이 고난을 인내하는 순간이라는 것이다.
실제 대기줄은 대체로 질서정연한 모습을 유지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영국의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이날 일반인들과 함께 13시간 줄을 서서 여왕의 관에 참배해 화제가 됐다.

쌀쌀한 가을바람이 불고 섭씨 4도까지 떨어진 추위 속에서도 조문객은 스카프와 모자, 겉옷을 걸친 채 꿋꿋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한때 대기시간이 24시간에 이르기도 했다.
줄을 섰던 50대 런던 출신 질리언 세인트존스는 16일 밤 줄에 합류한 뒤 주변 사람들과 급속도로 친해졌다. 누군가 가져온 접의식 의자에 돌아가면서 휴식을 취하거나 누군가 나눠준 담요로 몸을 녹이기도 했다.
그는 "이런 걸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라며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그 줄은 영국성(Britishness)의 승리"라고 표현했다.
이날 오후 10시 40분 영국 영국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는 대기줄을 마감한다고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대기줄에 합류한 사람은 남동부 서퍽 지역에서 온 모녀였다.
이들이 대기줄 진입을 인증하는 팔찌를 건네받고 조문행렬에 합류하는 마지막 사람이라고 안내받았을 때 모녀 뒤에서 기다리는 군중 사이에서는 실망스러운 탄식이 터져나왔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나 실망도 잠시, 곧이어 축하의 박수가 이어졌다.
딸 세라는 "여왕께선 내 인생에 항상 있었기 때문에 직접 와서 경의를 표하는 건 의미가 크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여왕에 대한 직접 참배는 다음날인 19일 오전 6시반까지 가능하고 이후 국장이 엄수된다.

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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