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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의 마지막 여정…밸모럴성에서 윈저성까지

결혼식·대관식 장소였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 후 윈저성 영면 밸모럴성 서거 후 에든버러 거쳐 런던까지 가는 길마다 추모인파

영국 여왕의 마지막 여정…밸모럴성에서 윈저성까지
결혼식·대관식 장소였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 후 윈저성 영면
밸모럴성 서거 후 에든버러 거쳐 런던까지 가는 길마다 추모인파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지난 8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은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국장을 치르고 윈저성에서 영면에 든다.
여왕은 작년 가을부터 하루 입원을 하는 등 건강에 이상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했고 거동 불편을 이유로 지난 6월 즉위 70주년 기념 플래티넘 주빌리 때도 몇몇 행사에만 참석했다.
그래도 지난 6일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를 임명하는 자리에선 비교적 건강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틀 뒤 서거했다.
8일 오후 12시 반 왕실에서 여왕의 건강이 염려스럽다고 밝힌 뒤 바로 큰아들인 찰스 3세 국왕 등 왕실 직계가 여왕이 머물던 왕실 여름 휴양지인 스코틀랜드 동북부 밸모럴성으로 모였다. 이어 오후 6시 반에는 서거 소식이 발표됐다.
여왕의 마지막 여정은 여왕이 여름철 휴가지로 가장 선호한 것으로 알려진 밸모럴성에서부터 출발했다. 11일에 여왕의 관을 실은 운구차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까지 6시간여 작은 마을들을 지나 이동하며 대중에게 작별 인사를 보냈다.
여왕의 관은 다음 날에는 에든버러 왕실 거처 홀리루드 궁전에서 로열마일을 따라 이동했고 이때 찰스 3세 등 네 자녀가 걸어서 행렬을 따라갔다.
이날 저녁부터 다음 날 낮까지는 성 자일스 성당에서 처음으로 대중에 공개됐다. 이때는 스코틀랜드 왕기와 왕관 등이 관 위에 놓였다.
13일에는 딸인 앤 공주의 호위 하에 영국 왕실의 본궁이자 여왕의 '집'이라고 할 수 있는 버킹엄궁으로 돌아와 하루를 보냈다.
이튿 날 다시 웨스트민스터 홀로 이동했다. 스코틀랜드 안에서 이동할 때도 많은 주민이 나와 운구 행렬을 지켜봤지만 런던에서 처음인 이날 장례 행렬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새벽부터 길을 떠난 이들은 여왕에게 경의를 표하고 행렬을 따르는 새 국왕을 환영했다.
당일 오후 5시부터는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여왕 관 참배가 시작됐다.
참배 대기 줄은 서더크 공원까지 템스강을 따라 8㎞ 길이로 늘어섰고 참배객들은 10여시간씩 기다려 여왕에게 인사를 했다. 전 축구 스타인 데이비드 베컴도 13시간을 줄을 서 화제가 됐다.
여왕의 관은 19일 오전 6시 30분까지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일반 대중의 참배를 받고 오전 10시 44분 마지막 여정을 떠난다.

관은 높은 관대에서 내려져서 해군의 국왕 장례 포차에 실린다. 이 포차는 1952년 여왕의 아버지 조지 6세 전 국왕과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장례 때도 사용됐다.
해군 142명이 끄는 포차는 군악대의 백파이프와 북 연주에 맞춰서 길 건너편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이동하고, 그 뒤로 찰스 3세와 그의 두 아들인 윌리엄 왕세자, 해리 왕자 등이 걸어간다.
오전 11시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과 왕족 500명을 포함해 조문객 2천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장이 엄수된다.
리즈 트러스 총리 등 전·현직 총리 등 영국 주요 인사들과 공을 세워 훈장을 받은 이들도 초대됐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은 여왕이 1953년 대관식을 치른 장소다. 1947년엔 남편 필립공과 결혼식을 올렸다. 18세기 이후 국왕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것은 처음이고 2002년엔 여왕 모후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국장은 주로 왕과 여왕 서거 후에 치러지며 군 행렬과 관 안치 후 참배까지 엄격한 규정에 따라 진행된다.
장례식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데이비드 호일 사제가 집전하고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설교를 한다. 리즈 트러스 총리는 봉독을 한다.
오전 11시 55분 짧은 나팔소리가 울리고 2분간 전국에서 묵념을 한다.
여왕의 백파이프 연주자가 국가 등을 연주하면서 12시 무렵 행사 종료를 알린다.
12시 15분쯤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떠난 여왕의 관은 버킹엄궁을 지나 하이드파크 코너에 있는 웰링턴 아치까지 천천히 이동하며 런던의 대중에게 작별을 고한다.
찰스 3세 등 왕실 일가가 관을 실은 포차 뒤를 걸어서 따르고 커밀라 왕비 등은 차를 타고 이동한다.
그동안 런던의 명물 빅 벤은 1분마다 울린다. 하이드 파크에서는 역시 매분 예포가 쏘아 올려진다.

행렬 선두엔 기마경찰이 서고 7개 부대의 군악대, 영국과 영연방의 군인들, 경찰,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들도 참가한다.
오후 1시 웰링턴 아치에 도착하면 관은 운구차로 옮겨지고 윈저성으로 출발한다.
윈저성은 여왕이 코로나19 이후 주로 지내던 곳으로, 거의 1천년간 40명의 왕이 거쳐 갔다.
오후 3시 10분 윈저성 앞의 공원 사이 5㎞ 길이 긴 도로인 롱 워크 주변에 군인들이 지키고 서고 다시 장례행렬이 이어진다.
찰스 3세 등 왕실 일가는 윈저성 안에서 합류한다.
오후 4시부터는 윈저성 내 세인트 조지 예배당에서 다시 약 8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사를 위한 소규모 예식이 치러진다. 세인트 조지 예배당은 필립 공 장례식과 해리 왕자의 결혼식이 치러진 곳이다.
이때 여왕을 상징하는 제국 왕관(Imperial State Crown), 국왕의 상징인 홀(笏·sceptre)과 구(orb)를 관에서 내리는 전통이 있다.
찬송가가 끝나면 찰스 3세는 관 위에 근위대의 기를 올리고 여왕 의전장이 지팡이를 부러뜨려 올리며 여왕을 위한 복무가 끝났음을 알린다.
그 뒤에 관은 지하 왕실 납골당으로 내려간다. 여왕은 이때 백파이프 연주를 해달라고 개인적으로 요청했다고 버킹엄궁은 밝혔다.
오후 7시 30분에는 왕실 일가만 모인 가운데 여왕은 남편 필립공 옆에 묻힌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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