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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네가 받아라' 新남북전쟁...美남부주, 북부로 강제이송

중‧남미 출신 불법 이민자 급증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미국 남부 주(州)의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자신의 지역에 몰려든 이민자를 민주당 주지사가 관할하는 주로 강제 이송하고 있다. 외신은 공화당 주지사들의 이 같은 조치가 민주당의 ‘이민자 친화 정책’에 대한 조롱이자,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쟁점화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소속의 플로리다 주지사 론 디샌티스. 그는 바이든 행정부의 국경 정책이 실패했다며 이민자들을 북동부 주로 강제이송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14일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중 한 명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 50여 명을 비행기 두 대에 나눠 태운 뒤 미국 북동부 매사추세츠주의 부유층 거주지인 마서스비니어드섬에 착륙시켰다. 앞서 텍사스와 애리조나 주지사들이 불법 이민자들을 민주당 주지사가 관할하는 지역으로 보내는 일을 벌여왔는데, 플로리다도 이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면서 “이민자 이주를 위한 예산 1200만 달러(약 166억원)을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가 매사추세츠로 보낸 비행기는 플로리다가 아닌 텍사스주에서 출발했다. 그는 “남부 국경의 이민자를 재배치하기 위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협력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공화당 소속의 애벗 주지사는 지난 봄부터 불법 이민자들을 민주당 출신 선출 관료가 관할하는 북부 지역으로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 총 1만 명을 이송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중 상당수는 워싱턴DC로 보냈다. 지난 15일에는 불법 이민자 약 150명을 버스 두 대에 태워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워싱턴DC 관저 앞으로 보냈다.
플로리다에서 매사추세츠주로 강제 이송된 이민자들이 짐을 챙기며 교회 앞에 모여 있다. AP=연합뉴스

애보트 주지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해리스 부통령은 그간 ‘우리의 국경은 안전하다’고 주장하며, 이민자 행렬로 인한 위기를 부인한다”면서 “이제 우리는 이민자를 부통령의 뒷마당으로 보내, 바이든 행정부가 현실을 직시하고 국경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썼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대다수 워싱턴DC와 뉴욕 시민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 이민정책을 반대했다”면서 “남부 주의 접경 마을에서 매일 맞닥뜨리는 이민자 문제 중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그들의 집 앞에서 마주하는 순간 모두 광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주지사들의 행보에 워싱턴DC와 뉴욕은 혼란에 빠졌다. 뮤리엘 바우저 워싱턴DC 시장은 지난주 몰려든 공공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에릭 아담스 뉴욕 시장은 지난 5월 이후 이민자가 대피소 시스템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NYT는 “이번 사태는 동북부의 민주당 거점 도시들이 가난한 이민자 유입을 처리하는 데 얼마나 준비가 덜 돼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줬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에서 매사추세츠로 강제 이송된 이민자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디샌티스와 애벗 주지사를 향해 “그들이 하는 것은 잘못된 일로 미국적이지 않다”고 맹렬히 비난하며 “사람을 정치에 이용해선 안되며, 해법 마련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역시 “공화당 주지사들은 아이와 가족을 위해 공산주의에서 도망친 이들을 도우려 하지 않고 정치적 쇼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는 이들 주지사의 행동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당·플로리다주)은 한 TV 방송에 출연해 “디샌티스가 한 일을 정확히는 모른다”면서도 “이 사안의 핵심은 50명의 이민자가 마서스비니어드로 보내졌단 사실이 아니라, 매일 수천 명의 불법 이민자가 미국으로 입국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릭 스콧 상원의원(공화당·플로리다주) 역시 디샌티스의 행동에 대한 언급은 피하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국경 확보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수(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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