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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역 살해범, 범행 당일 피해자 옛집 두 차례 찾아갔다

한 시민이 1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출구 앞에 마련된 ‘역무원 스토킹 피살 사건’ 피해자 추모 공간에서 헌화하고 있다. 경찰은 피의자 전 씨에게 살인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오늘(19일)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얼굴과 이름을 공개할지 결정한다. [뉴시스]
직장동료를 스토킹하다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살해한 혐의로 지난 16일 구속된 전모(31)씨의 계획적 범죄 행각이 드러나고 있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범행 당일(14일) 피의자 전씨 동선을 18일 공개했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14일 오후 1시 20분쯤 서울 서대문구 자신의 집 근처 은행 현금자동인출기에서 1700만원을 뽑으려다 한도 초과로 실패했다. 집에 돌아가 흉기와 샤워캡을 챙겨 오후 2시 30분쯤 집을 나섰다. 전씨는 A씨 집으로 알던 구산역 인근 한 주택을 찾아가 기다리다 자리를 떴다. A씨는 이미 이사를 한 상태였다. 전씨는 오후 6시쯤 6호선 구산역 사무실을 찾아가 자신을 서울교통공사 직원이라고 소개한 뒤 내부전산망에 접속해 A씨 근무지와 야근 일정을 확인했다. A씨 옛 집을 다시 찾아가 A씨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오후 7시 구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신당역으로 이동했다.

경찰은 전씨가 오랜 시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전날 전씨 집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태블릿PC 1점과 외장 하드 1점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과 CCTV에 찍힌 전씨 당일 동선 분석 등을 통해 여죄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전씨 휴대폰은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마치고 분석 중이다. 경찰 조사 초반 “범행을 계획한 지 오래됐다”고 진술한 전씨는 말을 바꿔 우발적 범죄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전씨가 스토킹 및 불법촬영 등의 혐의로 징역 9년을 구형받은 점 등이 살인 동기로 작용했다는 점 등을 확인한 경찰은 전씨의 혐의를 형법상 살인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가법)상 보복살인으로 변경했다. 특가법상 보복살인은 법정형(10년 이상의 징역)이 일반 살인죄(5년 이상의 징역)보다 무겁다.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재판장 정진아)는 전 여자친구를 보복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김병찬에게 징역 35년형을 선고했다.

한편 전씨가 201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법원이 지난해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데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법원이 범행보다 피의자의 이력 등만을 따져 영장을 기각한 탓에 살인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피해자의 추가 피해 우려에 초점을 맞추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경찰은 19일 피의자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전씨의 신상공개 여부를 결정한다.



김남영(kim.namyo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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