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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석' 민생당 2억인데 시대전환 800만원...알쏭달쏭 정치자금법

최근 국회에서 의석수 1석인 시대전환이 주목받고 있다. 시대전환 소속인 조정훈 의원이 민주당 당론으로 발의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운명을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법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재적 위원 18명 중 5분의 3인 1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민주당 법사위원은 10명, 국민의힘 법사위원이 7명이고, 나머지 한 명이 조 의원이다. 그런데 조 의원이 김건희 특검법에 연일 반대 의견을 내면서 패스트트랙 지정이 어려워졌다.

조 의원은 15일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민주당의 많은 의원이 저에게 ‘역사적 책임을 져라’라고 한다”며 “민주당의 내로남불, 집단주의적 성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조 의원은 김 여사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등의 진실을 밝히되, 특검이 아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을 통해 수사 하자는 입장이다. 2020년 3월 6일 창당한 시대전환은 올해 대선에서는 김동연 후보(현 경기지사) 지지를 선언해 주목받기도 했다.

8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오석준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질문하고 있다. 법사위 소속인 조 의원은 최근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 패스트트랙 지정의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 김성룡 기자

하지만 여론의 이목과 별개로 시대전환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급하는 경상보조금이나 선거보조금을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선관위가 지난달 12일 발표한 올해 3분기 경상보조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총 116억3600만원 중 시대전환에는 856만8000원이 돌아갔다. 시대전환 관계자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정치자금법상 경상보조금 중 30% 이상을 정책연구소, 10% 이상 여성정치 발전을 위해 사용하는 등 배분해야 하는 데 민망할 정도”라고 말했다. 반면 의석수 ‘제로’인 민생당은 2억3273만원을 받았다.

6·1 지방선거 때도 마찬가지였다. 선관위는 5월 16일 정당 6곳에 선거보조금 489억6500만원을 지급했는데, 시대전환은 3511만원을 지급 받는 데 그쳤지만, 민생당은 26배인 9억3091만원을 지급 받았다. 정당이 선거보조금을 받으려면 후보를 내야 하는데, 민생당은 올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원 후보 한명만 출마시켜 논란이 일었다.

민생당은 2020년 2월 24일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무소속 의원이 모여 창당했고 한때 원내 3당이었다. 하지만 2020년 총선에서 한 석도 얻지 못했고, 국회의원은 물론 광역, 기초의원도 배출하지 못한 채 쪼그라들었다. 창당 초기 합류했던 인사들도 대거 탈당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8월 12일 발표한 3분기 경상보조금 지급 현황에 따르면 총 116억3600만원 중 시대전환에는 856만8000원이 돌아갔다. 반면 의석수 ‘제로’인 민생당은 2억3273만원을 받았다. 사진은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 중앙포토

그런 민생당이 시대전환의 수십 배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 받는 것은 알쏭달쏭한 정치자금법 때문이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총 보조금의 절반이 20석 이상의 교섭단체(민주당, 국민의힘)에 균등하게 배분되고,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정의당)에는 총액의 5%씩 배분한다.

또 직전 총선에서 2% 이상 득표율을 얻으면 총 보조금의 2%를 획득한다. 민생당은 2020년 총선 당시 원내 진출은 실패했지만, 비례대표 선거 득표율 2.71%를 기록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2024년 예정된 22대 총선 전까지 민생당은 매 분기 약 2억3000만원의 경상보조금을 지급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정치자금법의 허점이 노출됐다는 지적이 많지만, 원외 정당이라고 해서 보조금에 차별을 두는 것은 예민한 문제라 정치권에서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는 분위기다. 국회 관계자는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는 문제라 해결되기 어려운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손국희(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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