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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서 판돈 수백만원 오갔다…끝나지 않은 '법주사 도박사건'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에 있는 법주사. 최종권 기자
“사찰 앞 현금인출기서 판돈 인출”
충북 보은 ‘법주사 도박 사건’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종단 내부에서 조속한 마무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법주사 도박 사건은 스님들이 사찰 안에서 판 돈을 걸고 카드 게임을 하다 내부 제보자에게 적발된 것을 말한다. 2020년 2월 한 신도가 “2018년 법주사 승려들이 10여 차례에 걸쳐 도박했고, 당시 주지인 A스님이 이를 알고도 방조했다”고 청주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와 관련 스님의 기자회견도 열렸다. 한 스님은 2020년 2월 기자회견에서 “도박은 스님들이 차를 마시는 다각실에서 이뤄졌으며 돈이 모자라면 법주사 앞 현금인출기에서 수차례 돈을 뽑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판돈이 300만~400만원에 달했고 돈이 떨어지면 법주사 입구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빼서 다시 도박했다”며 “그렇게 도박이 끝나면 다음 날 A스님은 다른 스님들에게 ‘누가 얼마를 땄는지’, ‘누가 또 얼마를 잃었는지’를 물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시 사건을 관할인 보은경찰서에 넘겼다. 경찰은 피고발인 8명과 참고인 여러 명을 조사했다. 이어 2020년 9월 말 법주사 사무실과 A스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속도를 높이는 듯 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진척이 없자 충북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직접 수사에 나서 혐의 입증에 주력했다.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하고 지난해 6월 스님 등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요청했다. 결국 지난 5월 경찰이 다시 수사해 A스님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다시 넘겼다.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지 2년 4월째 되던 시점이다.
도박 이미지. 중앙포토
“주지 알고도 묵인…해외 원정도박 밝혀야”
청주지검은 최근 사건을 검사에게 배당해 수사 중이라고 한다. 김기윤 변호사는 “도박 사건을 2년 넘게 수사하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 도박 사건은 과거에 조직을 뿌리 뽑다시피 해 마약 범죄처럼 조직화하지 않았다. 도박 참여 여부와 도박장 개장 여부, 현금 흐름 추적을 통해 통상 1년 정도면 기소까지 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에 송치된 것은 4개월 전이라 언급하기 조심스럽지만, 경찰이 압수수색에 계좌 추적까지 하고 2년 넘게 사건을 갖고 있었다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제보자가 도박한 것을 목격했는지, 녹음이나 사진 촬영 자료가 있는지가 혐의 입증에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법주사 도박 사건을 계기로 자성을 촉구했던 조계종 내부 관계자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B씨는 “주지까지 관련된 사안인 만큼 검찰이 불교문화 가치회복을 위해서라도 사건을 조속히 매듭지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참회와 반성을 통해 법주사가 예전의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부처님오신날인 2018년 5월 22일 보은군 속리산 법주사에서 불자 등 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봉축 법요식이 열렸다. 법주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5교구 본사이다. 연합뉴스
“법주사 정상화 위해 조속 마무리해야” 목소리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C씨는 “도박을 한 승려들도 분명 잘못이 있지만, 이를 방관한 주지가 큰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A스님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마카오·라스베이거스 등 해외 출장 횟수가 연간 17~20회 정도이며 갈 때마다 4박 5일씩 체류했다”고 말했다.

청주지검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 세밀하게 봐야 할 점이 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 정확하게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최종권(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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