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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김문기 12년 인연…함께 골프 치고, 시장상도 줬다"


①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현안보고 ② 결합 도시개발사업 분리에 따른 제1공단 공원조성 방안 ③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지구 내 토지 소유자들의 민원사항 ④ 대장동 도시개발사업 소하천 폐지 추진 일정 ⑤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공사 배당이익 관련 보고 ⑥ 제1공단 공원조성시 일부도로 공원편입 일정검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개발사업1처장으로부터 성남시 대장동·제1공단 개발 사업과 관련해 보고받은 내용들이다. 이 중에는 김 전 처장이 정민용(변호사) 당시 공사 투자사업파트장과 함께 성남시청 시장실을 찾아 수차례 대면 보고한 내용도 포함됐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이상현)는 이 같은 사실에 비춰볼 때 이 대표가 지난 3·9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난해 12월 22일 이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성남시장 재직 때 김 전 처장을 몰랐고, (선거법 위반) 재판 과정에서 세부내용 파악을 위해 연락하며 알게 됐다’고 발언한 건 대통령에 당선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지난 8일 그를 허위사실공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불구속기소한 이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전북 김제시 농업인교육문화지원센터에서 가진 농민단체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법무부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검찰 공소장에는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의 12년간 이어져 온 인연이 상세히 담겼다.

김 전 처장은 2008년 9월 다니던 A 건설사가 성남시 분당 한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는데 이 과정에서 당시 해당 아파트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이던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을 알게 됐다. 이어 이듬해 6월 성남 리모델링 관련 사회운동을 하던 이 대표, 이 대표의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던 정진상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다른 아파트 리모델링조합장이던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 등을 알게 됐다.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은 2009년 8월 26일 성남정책연구원(공동대표 이재명·이한주) 주최 세미나, 같은 해 12월 1일 사단법인 한국리모델링협회 후원 국회 정책토론회 등 리모델링 제도개선 관련 행사에 나란히 참석했다. 김 전 처장은 그해 추석 회사에 이 대표 앞으로 명절 선물을 보내 달라고 요청하며 당시 이 대표 변호사 사무실 주소를 알려주기도 했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이 공사에 입사(2013년 11월 4일)한 이후에도 이 대표와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봤다. 이 대표와 김 전 처장 등이 2015년 1월 6~16일 동행한 호주·뉴질랜드 해외 출장 당시엔 두 사람이 동행한 유동규 전 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공식 일정에서 빠져 골프를 친 사실도 확인했다.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유가족이 공개한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사진. 호주 시드니 카툼바 블루마운틴에서 김 전 처장(왼쪽)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오른쪽)이 함께 사진에 찍혔다. 사진 국민의힘 제공
공소장에는 유 전 본부장이 출장 직전인 2014년 12월 공사 측 출장자 명단을 이현철 당시 개발사업2팀장에서 김 전 처장(당시 1팀장)으로 바꾸도록 하고, 출장 직후인 2015년 2월 대장동·제1공단 결합개발 사업 주무팀장 역시 2팀장에서 김 전 처장으로 교체한 사실도 담겼다. 그해 12월 말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는 김 전 처장의 대장동 개발 관련 사업협약·주주협약 체결 과정의 공로를 치하하며 성남시장상(시정발전유공)을 수여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에 취임한 이후에도 김 전 처장으로부터 대장동 사업과 관련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처장은 2018년 11월 정민용 변호사와 함께 당시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 과정에서 나온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공사 직원들의 진술 내용, 향후 대응방안 등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

지난 대선 때도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해 9월 이 대표의 측근인 경기도청 A 팀장의 요청으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공사 내부 자료를 제공하거나 언론 대응방안을 공유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대표로서는 성남시의 역점 사업이던 대장동 사업 추진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김 전 처장 등과 밀접한 업무관련성이 확인되면 관련 비리 의혹의 최종적인 책임이 피고인에게 있다는 비판적인 여론이 형성돼 대통령 당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었다”고 봤다. 그러면서 김 전 처장 등과 연관성을 차단하기 위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업무 보좌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었고 ▶해외출장 과정에서 함께 골프를 하지 않았으며 ▶2018년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기소된 뒤 재판 대응과정에서야 알게 됐고 ▶전화 통화만 해 얼굴도 모르는 것처럼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가 2014년 12월 9일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소재지 부지 매각 관련 용도변경 건과 관련해 성남시청에 회신한 공문에는 '용도변경은 성남시가 적의 판단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사진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실 제공
공소장에는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가 이 대표를 기소한 성남시 백현동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선거법 위반)의 근거도 담겼다.

백현동은 성남시가 2015년 한국식품연구원 청사 소재지 매각 과정에서 해당 부지를 녹지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한 사실이 드러나 민간사업자에게 약 3000억원의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곳이다. 당초 연구원 측은 청사 이전을 위한 부지 매각을 위해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2단계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가 성남시로부터 반려되던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당시 용도변경을 요청하면서 이에 응하지 않으면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직원들을 협박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검찰은 하지만 “국토부로부터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의 경우 혁신도시법상 의무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오히려 성남시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회신을 받았을 뿐 4단계 용도변경을 하라는 지시나 압박을 받은 적이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성남시에 회신한 공문 중 ‘국토부의 종전 (백현동 부지의 조속한 매각을 위한 용도변경) 협조 요청은 혁신도시법에 따른 요구가 아니고 성남시가 적의 판단하라’(2014년 12월 9일)는 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또 국토부가 2014년 협조 공문을 발송한 28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성남시처럼 공공기관 부지 용도지역을 4단계 상향한 곳은 없었다고 한다. 검찰은 이에 “이 대표가 먼저 자체적으로 4단계 용도변경을 검토해 이를 내부 방침으로 정한 후 그에 따라 4단계 상향하는 내용의 용도변경을 한 것”이라고 봤다. 이후 대선 당시 백현동 특혜 의혹이 이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자 부정적 여론 형성·확산을 막기 위해 4단계 용도변경의 정당성·불가피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하준호.허정원(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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