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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징용문제 외교적 해법 모색에…일본, 정상회담 호응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유엔총회 참석 중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 사진)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5일 밝혔다. 한·일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만남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AP=연합뉴스]
일본이 33개월 만에 ‘정상회담 버티기 모드’를 해제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오는 20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별도의 양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4개월 만에 과거사 해법 제시를 요구하며 정상회담을 피해 온 일본의 외교적 스탠스를 돌려놓은 셈이다.

이번 한·일 정상회담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회담인 데다 예정 시간도 30분가량으로 넉넉지 않지만, 악화일로였던 한·일 관계를 고려했을 때 양 정상의 만남은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전임 문재인 정부 당시 한·일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기싸움을 반복하며 갈등을 빚었고, 2019년 12월을 마지막으로 회담을 갖지 못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한·일 간 최대 갈등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를 놓고 한국 측이 해법을 마련 중인 상황에서 열리게 됐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2018년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전범 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을 우회해 대위변제 등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데 대해 일본 측도 호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7월부터 약 2개월간 네 차례의 민관협의회를 개최해 강제징용 문제의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간 제약으로 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긴 어렵겠지만, 양 정상이 대면해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한·일 관계 개선과 신뢰 회복이라는 방향성을 촉진하는 충분한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 측이 내부적으로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지와 노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일본 역시 관계 개선을 위해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담에 대해 “한·일이 서로 이번에 만나는 게 좋겠다고 흔쾌히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는 민관협의회를 통해 표출된 의견을 이미 일본 측에 공유했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 정부가 구상 중인 해법 역시 일본과의 협의를 바탕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정상회담이 강제징용 등 현안 해결과 관계 개선의 밑거름이 되려면 일본의 보다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기시다 총리는 “한·일 관계 개선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란 입장을 보였지만, 현안 해결을 위한 의미 있는 태도 변화는 감지되지 않았다.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 개최에 호응하면서도 한국 측과의 일정 조율 과정에서 ‘강제징용 문제를 둘러싼 한국 내부의 의견 정리가 가능하겠냐’는 점을 물었다고 한다. 이는 정상회담 개최의 대가로 강제징용 문제의 조속한 해법 마련을 압박하는 메시지로 비칠 수 있는 태도다.

외교 소식통은 “정상회담에 대해 일본 측은 ‘양 정상의 만남은 신뢰 회복의 윤활유가 될 수 있겠다’며 호응해 왔지만,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선 눈에 띄는 태도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며 “한국의 강제징용 해법 마련과 정상회담이 관계 개선이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기 위해선 일본 역시 한 발 양보하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한·일 갈등 현안인 강제징용 문제에서 한국이 해결책 마련에 착수하며 일본의 요구사항을 충족했고, 이제는 정상회담을 통한 신뢰 회복을 거쳐 일본이 그에 걸맞은 사죄와 반성의 표현으로 문제를 매듭짓는 과제가 남았다”고 말했다.



정진우(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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