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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한일 정상회담 합의" 했다는데…日 "결정된 바 없다"

“한일정상회담 합의했다”(한국)
“결정된 바 없다”(일본)

한·일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놓고 양국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다음 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일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와 2년 9개월 만에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는 한국 측 발표를 놓고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5일 브리핑을 통해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서로 이번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고 흔쾌히 합의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반응은 달랐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6일 외무성 간부 발언을 인용해 “합의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만나더라도 단시간 접촉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유엔총회 참석 중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 사진)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15일 밝혔다. 한·일 정상회담은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만남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AP=연합뉴스
만나나 안 만나나…양국 발표 온도차 커
일본 정부 대변인격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한국 정부 발표 뒤 약 2시간 만인 지난 15일 오후 4시 기자회견을 통해 “결정된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일정상회담 합의 사실관계에 대한 질문에 “기시다 총리의 제반 사정이 허락하면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총리의 구체적인 뉴욕 방문 일정은 현시점에서는 결정된 게 없다”고 덧붙였다. 종합하면, 기시다 총리가 유엔총회에 참석할 것으로는 보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결정된 것이 없다는 소극적인 부인인 셈이다.

하지만 뉘앙스는 조금 달랐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징용공 문제, 위안부 문제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외교 당국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면서 기존과는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일본은 일본 기업의 강제징용 노동자에 대한 배상 문제를 놓고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발언을 줄곧 이어왔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또 “한국은 협력해야 할 중요한 이웃 국가”라는 발언과 함께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말로 답을 마쳤다.

하루 뒤인 16일 오전엔 기시다 총리의 뉴욕 방문(19~22일) 사실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일 정상회담 언급은 없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기시다 총리는 유엔총회에서 일반 토론 연설을 하고, 각국 정상과의 회담 등도 가질 예정”이라고만 했다.

정상회담 줄다리기 日 "만나더라도 단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NATO 동맹국 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서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마쓰노 관방장관의 발언 수위와는 달리 일본 언론을 통해 전해진 외무성의 발언은 달랐다. 니혼TV와 요미우리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인용해 “합의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기시다 총리 주변에서 “늘 하던 한국 방식”이라며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불쾌감까지 보였다(니혼TV)는 이야기도 전했다. 요미우리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들은 바 없으며, 왜 그런 발표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며 곤혹스러워했다고 밝혔다.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발표에 일본 측이 부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일에도 청와대는 한·일 정상회담을 두고 “구체적 시기를 논의했다”면서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열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자 산케이신문은 “징용공 문제 해결을 요구한 것일 뿐, 정상회담 일정에 대해 일절 협의하지 않았다”는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 말을 전하면서 정상회담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현예(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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