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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둔 바이든, ‘바이오 USA’ 위해 2조8000억원 쏟는다

1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22 북미 오토쇼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4일(현지시간) 바이오 산업 지원을 위해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한다. 전기차·반도체에 이어 생명공학 분야까지 핵심 물자를 미국 내에서 직접 만들기 위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 불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위한 돈 풀기를 공언하고 있다.

이날 백악관이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알론드라 넬슨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 등 백악관 고위 인사들은 ‘생명공학·바이오 제조’ 회의를 열었다. 회의엔 제니퍼 그랜홀름 에너지 장관, 캐슬린 힉스 국방차관, 주얼 브로노 농무차관 등 관련 부처 고위 당국자도 총출동했다.

이날 회의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2일 서명한 ‘국가 생명공학·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의 후속 조치가 논의됐다. 행정명령은 바이오 산업의 모든 분야에서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하겠다는 게 골자다.

美, 바이오 자국 생산에 20억달러 투입
미국 백악관은 14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 정부 부처 고위관계자가 모여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회의를 열고 바이오 산업의 자국 생산 지원을 위해 20억달러(약 2조8000억원)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 백악관 홈페이지 캡처
백악관은 행정명령 이행을 위해 20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국방부는 국내 바이오 생산기반 구축에 향후 5년간 10억 달러를 투입한다. 바이오 생산시설을 사이버 공격에서 보호하는 데엔 2억 달러를 쓴다. 아울러 불에 잘 타지 않는 합성물, 고분자 등의 소재를 개발·생산하는 데 5년간 2억7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보건인적서비스부는 전염병 대응에 필요한 약물에 쓰이는 원료와 항생제 생산에 4000만 달러를 쓰기로 했다.

에너지부는 바이오매스와 폐기물로 연료, 화학물, 소재를 만드는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과 상업화 등에 1억6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생명공학 연구 개발에도 1억7800만 달러를 지원한다. 농무부는 혁신적이고 지속 가능한 비료를 자체 생산하는데 2억5000만 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이런 지원으로 물가를 낮추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며 “공급망을 강화하고 보건 상황을 개선하고 탄소 배출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은 회의에서 “해외에서 미국의 지정학적 비교우위를 강화하려면 미국 내에서 국력의 원천을 채우고 활성화해야 한다”며 “생명공학은 그 노력의 중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 20여년간 반도체 제조와 첨단 통신 등에서 다른 국가를 뒤쫓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깨달았다”며 “생명공학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명공학을 경제 안보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대목이다.

중국을 의식한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힉스 부장관은 “생명 공학·제조는 국가를 방어하는 국방부의 임무를 변혁할 잠재력이 있다”며 “중국 같은 전략적 경쟁자들도 이런 기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으며 미국의 선두 지위를 빼앗으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한국의 바이오 기업에도 당장 타격을 준다. 국내 주요 기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해 미국 기업의 바이오 의약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생산 확대를 위한 보조금 지원 등에 나서면 국내 기업 피해가 불가피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고 있는데, 두 회사 모두 생산시설이 한국에만 있다.

동맹 안 보는 바이든…“미국이 제조업 장악할 것”
14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22 북미 오토쇼에 참석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 자동차 브랜드 쉐보레의 콜벳 자동차에 탑승해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와 반도체·과학법에 이어 바이오 행정명령까지 연달아 내놓으며 지나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추진하자, 동맹인 한국·일본·유럽연합(EU) 등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동맹국의 성토는 아랑곳 않고 연일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내세우며 정책 성과를 홍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22 북미 오토쇼’에 참석해 “나는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수소차에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IRA에 서명했다”며 “처음으로 중고차를 구매할 때도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고 충전 속도가 빠른 미국에서 만들어진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다”며 “미국 제조업이 돌아왔고 디트로이트가 돌아왔고 미국이 돌아왔다. 미국이 자동차의, 또 제조업의 미래를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열린 IRA 통과 기념행사에선 “공화당 하원 지도부는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을 되찾으면 최우선 순위로 IRA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며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이승호(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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