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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납북·국군포로 배상금 8억, 못 준다는 '임종석의 경문협'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강제 납북자, 국군 포로 유가족 등이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잇따라 승소했지만 배상금 8억원을 받지 못할 처지에 놓였다. 북한을 대신해 돈을 줘야할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이 법원의 추심 명령에 잇따라 불복했기 때문이다. 경문협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단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북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우리 국민이 승소한 사건은 총 4건이다. 원고는 ▶연평해전 참전 용사 및 유가족(8월23일, 이하 승소일) ▶강제 납북자 가족(5월20일, 지난해 3월25일) ▶6·25 당시 국군포로 유가족(2020년 7월7일) 등이다. 재판부는 모두 서울중앙지법이었으며 피고인 북한 당국이 2주 내 항고하지 않아 판결은 모두 1심에서 최종 확정됐다.

법원은 이와 함께 피해자들이 받아야 할 배상금도 판시했다. 4건의 소송에서 나온 배상금 총액은 총 8억5452만원이다. 이를 위해 서울중앙지법은 본안 소송과 별개로 경문협을 제3채무자로 하는 채권압류 및 추심 명령을 내렸다. 경문협이 법원에 공탁한 북한 저작권료가 사실상 유일한 남한 내 북한 자산이기 때문에 이를 압류해 배상금으로 줘야 한다는 취지다.

2004년 임 전 실장이 만든 경문협은 국내 언론들로부터 조선중앙TV를 비롯한 북한 관영매체들의 저작권료를 받아 북한으로 보내왔다. 하지만 2008년 박왕자씨 금강산 피살 사건 이후 남북 금융 거래가 중단되면서 매해 쌓인 저작권료를 법원에 공탁하고 있으며 2022년 현재 23억4500만원이 공탁돼있다.

이제껏 경문협이 피해자들에게 내준 돈은 ‘0원’이다. “북한 저작권료는 북한이 아닌 조선중앙방송위원회 등 저작물 저작자들에게 줄 돈”이라는 이유에서다. 심지어 국군 포로 유가족에게 줄 배상금 8600만원의 채권 추심 명령에 대해선 아예 주소지 관할 법원인 서울동부지법에 항고하기도 했다. 서울동부지법은 1월14일 재판부는 경문협의 손을 들어줬다. 뒤이어 강제 납북자 유가족들이 경문협에 제기한 추심금 소송에서도 재판부는 8월10일 유가족의 청구를 기각했다. 가장 최근에 내려진 연평해전 용사와 유가족들에 대한 배상금 지급 판결에 대해선 함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경문협은 북한에 송금하지 못한 저작권료를 매해 회수 후 법원에 재공탁 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국고귀속을 막고 있다. 법원에 공탁된 돈은 10년 내 회수하지 않으면 국고로 귀속되지만, 경문협은 공탁금 소멸 시효가 도래한 지난 2019년부터 매해 공탁금을 회수 후 재공탁 하고 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회수 후 재공탁한 금액은 총 5억750만원이다.

경문협에 대해 통일부도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 태영호 의원의 의견 제출 요청에 통일부는 “경문협은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우리가 입장을 밝히기 곤란하다”고 했다.

태 의원은 “북한 저작권료를 국고로 귀속하는 것도 회피하고 북한에 의해 피해를 본 국민에 대한 배상조차 하지 않는 기관을 방치한다면 경문협이 북한의 재산을 지켜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며 “유관 기관인 통일부 역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배상금 지급 문제에 대해 경문협 관계자는 중앙일보 통화에서 “북한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과 경문협이 진행한 추심금 소송은 완전히 별개로 봐야 한다”며 “우리가 법원에 공탁한 돈은 북한 정부가 아닌, 북한에 있는 저작권자의 돈이기 때문에 경문협이 임의로 처분할 수 있는 권리가 없으며 이를 재판부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또 “헌법 상 북한 저작권자도 우리 주민이며 저작권료는 그들의 돈”이라고 강조했다.

재공탁 논란에 대해서는 “저작권료가 아무런 조치 없이 국고로 환수돼버리면 추후에 발생할 문제를 어떻게 책임지냐”며 “꼼수가 아니라 공탁 기간을 연장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최민지(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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