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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석구 "고인 생각에 울컥"…이재수 유족 "뺨 때리고 싶다"

기무사 계엄 문건 왜곡 및 군사기밀법 위반 혐의로 여당에 고발당한 이석구 전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사령관(중앙일보 8월24일 단독보도)이 14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결백을 주장하며 "존경했던 이재수 선배 생각에 마음이 울컥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고(故) 이재수 장군 유족 측은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와 통화에서 "이석구 전 사령관의 발언에 지극히 유감"이라며"그의 귀뺨이라도 때리고 싶다"고 일갈했다. 이재수 전 사령관의 맏형 이재흥씨(69· 사업)는 "동생이 누명을 쓰고 극단적 선택을 했을 때 후임 기무사 사령관으로서 고인의 억울함을 밝히는 방패 역할을 하기는커녕 쓸데없는 소리 하는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석구 전 기무사령관. 연합뉴스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육사 37기)은 이석구 전 사령관(육사 41기)의 2대(代) 전임 기무사령관이다. 2018년 7월 "기무사가 세월호 유족을 사찰했다" 는 민주당발 의혹에 연루돼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시 기무사령관이 현재 주 UAE 대사인 이석구 대사였다. 이재수 사령관 맏형 이재흥씨와 일문일답.
-이석구 전 사령관이 "고인 생각에 울컥한다"고 했다.
"그 사람은 동생이 4년 전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후에 단 한 번도 고인이나 유족을 위로하거나, 위로의 뜻을 전한 적이 없다. 동생 빈소에 한 번 문상 온 게 전부다. 그랬던 사람이 자신의 죄상이 드러나 고발당하니까 갑자기 '동생 생각에 울컥하다'고 한다. 궁지에 몰리니까 빠져나갈 길을 찾으려고 고인을 파는 것 아닌가 싶다. 진심이라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지극히 유감이다. 그가 내 옆에 있었다면 귀뺨이라도 올려붙이고 싶다. 그가 할 일은 마음에도 없는 고인 팔이가 아니라, 빨리 귀국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이다."
-이석구 전 사령관이 고인의 빈소를 찾았는가
"빈소에 오긴 왔다. 정복(군복) 입고 부인과 함께 와서 분향만 하고 갔다. 내가 '당신이 여기 어떻게 왔냐'고 물으니 대답하지 않고 나가더라. 빈소에 있던 군인들 분위기가 싸하니까 잠깐 빈소 앞 계단께에 서 있다 갔다."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뭐로 보나
"문재인 정권의 군 검찰이 고인에게 세월호 유족을 사찰했다는 말도 안 되는 누명을 씌웠다. 그러면서 '사찰을 지시한 윗선을 불라'고 동생을 집요하게 압박했다. 윗선이란 김관진 (박근혜) 청와대 안보실장을 뜻한다. 김 전 실장을 잡으려고 있지도 않은 윗선을 불라고 동생을 괴롭힌 것이다. 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 1주일 전 나랑 식사했다. 동생은 '나는 기무사 본연의 임무를 했을 뿐인데, (군 검찰이) 자꾸만 윗선을 불라고 한다. 윗선이 어디 있나. 환장하겠다'며 울분을 토하더라. "
-이석구 전 사령관은 고인의 극단적 선택과 어떤 관련이 있나
"이 전 사령관은 댓글 공작 혐의로 압수 수색 나온 군 검찰에게 기무사 메인 서버를 죄다 열어줘 댓글과 관련 없는 자료들까지 대거 넘겨줬다. 군 검찰은 여기서 나온 세월호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동생에게 '유족 사찰'이라는 말도 안되는 누명을 씌웠다. 동생을 취조하면서 관련 서류를 산더미 같이 쌓아놓고 '사찰 혐의 외에도 엮을 일(별건)은 많습니다'라며 협박했다. 동생이 기무사령관 시절 올라온 서류가 워낙 많지 않았겠나. 별생각 없이 결재한 사안들도 문제 될 수 있다고 압박한 모양이다. 3성 장군인 동생이 기안 올린 하사관과 대질 심문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내몰린 거다. 강직하고 전형적인 군인이었던 동생에겐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을 거다. 그래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석구 전 사령관은 "무고한 한 인간의 삶을 더는 짓밟지 않았으면 감사하겠다"며 결백을 주장했는데
"아이고, 참… 할 말을 잃는다"
-고인을 죽음으로 몬 '기무사 세월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유족으로서 하고싶은 말은
"세월호 현장에는 국정원, 경찰을 비롯해 보안기관은 다 나가 정보취합을 한다. 기무사도 현장에 나가 군이 유족들을 지원한 현황을 취합하는,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업무를 했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유독 이것만 문제를 삼아 기무사가 유족을 사찰했다고 뒤집어씌웠다. 기무사를 해체해야 자신들의 잘못된 과거가 지워질 수 있다고 보고 말도 안 되는 짓을 한 것이다. 그러나 진실은 속일 수 없는 법이다. 문재인 정권 검찰 산하의 특별조사위원회조차 지난해 1월 '기무사가 세월호 유족을 사찰한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도 기무사 장병들이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속히 기소를 취하해 장병들의 억울함을 풀어줘야 한다. 그게 고인의 뜻이기도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산하 대검찰청은 2019년 12월~2021년 1월까지 1년 2개월간 기무사에 대해 세월호 유족에 대한 불법 사찰과 업무방해 및 개인정보보호 법 위반 등 3가지 혐의를 적용해 수사했지만, 전부 무혐의로 결론 내렸다. 이와 관련해 수사를 받은 이재수 장군은 자진해 법원 구속영장 실질심사에 응했는데도 양손에 수갑이 채워진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잡히는 수모를 당했다. 심사 결과 영장은 기각됐지만, 그는 사흘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는 유서에 "세월호 사고 당시 기무사와 기무 부대원들은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5년 전 한 일을 사찰로 단죄하는 게 안타깝다”라고 적었다.
(이 기사는 21일 오후 5시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상세보도된다)
강찬호 기자 stoncold@joongang.co.kr


강찬호(stonco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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