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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북 풍계리 4번 갱도 도로 공사…연쇄 핵실험 징후”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연쇄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7차 핵실험 장소로 지목되는 핵실험장 내 3번 갱도는 물론 또 다른 갱도에서도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이같은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8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핵무기를 이용한 ‘선제공격’의 구체적인 조건을 내거는 등 북한이 핵 전력화 완성 단계로 치닫는 상황에서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열린 이사회에서 성명을 통해 “4번 갱도로 이어지는 도로에서 새로운 작업을 아주 최근에 목격했다”며 “핵실험장 재개장은 매우 골치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같은 움직임이 “연쇄 핵실험의 징후를 보여준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6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4번 갱도 주변에서 신규 공사를 포착했다며 “잠재적인 향후 실험을 위해 4번 갱도를 복구하려는 시도를 강하게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영변 핵시설에서 5㎿ 원자로 가동 징후가 계속 나타나고 있고, 원심분리 농축 시설 등도 계속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2018년 5월 폭파한 핵실험장 갱도 중 수차례 핵실험으로 노후한 2번 갱도와 달리 3번과 4번 갱도는 한 번도 핵실험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폭파 당시에도 갱도 입구만 재건하면 언제든지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일각에선 북한이 3번 갱도에서 7차 핵실험을 진행한 뒤, 4번 갱도 등에서 8·9차 핵실험을 연달아 강행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전술핵 운용 공간을 부단히 확장하고 적용 수단의 다양화를 더 높은 단계에서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여러 차례 추가 핵실험을 시사한 것이란 풀이다.

이와 관련,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전 IAEA 사무차장)은 12일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 “규모가 작은 3번 갱도에서 전술핵 등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규모가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이는 4번 갱도에서 수소폭탄을 실험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추가 핵실험뿐 아니라 미 본토를 사정권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도 조만간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이번에 핵사용을 구체적으로 명문화한 것은 핵을 실제 무기체계에 탑재해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며 “핵실험 이후 핵 투발 수단인 ‘화성-17형’이나 고체엔진을 쓰는 ICBM을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노동당 8차 대회에서 “최대 주적은 미국”이라며 “핵 선제·보복 타격 능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1만5000㎞ 사정권 표적에 대한 명중률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장마 등 날씨 변수가 사라졌지만, 일각에선 북한이 당장 7차 핵실험에 나서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하이노넨 연구원은 “핵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 중 하나인 외부 측정 건물이 지난 2018년 철거된 이후 완전히 재건된 모습이 아직 위성사진에 포착되지 않았다”며 “기술적 측면에서 3번 갱도에서의 핵실험 실시에 다소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상진(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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