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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수리남

한영익 정치에디터
연휴 기간 화제가 된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에는 기상천외한 장면이 여러 번 나온다. 거물 마약상 전요환 목사가 수리남 현지 경찰을 사병(私兵)처럼 동원해 마약 구매자를 환대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는 수리남 권력의 심장부까지 매수한 실력자였다.

드라마는 부패한 정부가 나라를 어디까지 혼란으로 빠뜨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 ‘마약, 조직, 부패한 정부가 모두 있는 수리남’이란 극중 내레이션에서 핵심은 단연 부패한 정부다. 정부를 매수한 덕분에 코카인 유통을 독점할 수 있었고, 이렇게 번 돈으로 대형 범죄 조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요환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 조봉행 역시 수리남 현지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고위층과 친분을 맺었다. 수리남에 입국하는 아시아계 승객의 명단을 미리 받아볼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데시 바우테르서 전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독재자로 악명을 떨친 바우테르서는 1980년 쿠데타로 수리남의 실권자가 됐다. 신문사는 단 한 곳만 발행을 허락받았고, 독재를 비판한 언론인 등 15명이 고문을 당한 뒤 총에 맞아 죽었다. 바우테르서는 1999년 코카인 밀매 혐의로 네덜란드 현지 궐석재판에서 징역 11년 형을 선고받은 적도 있다. 그러나 각종 의혹에도 그는 2010년 간접선거를 통해 수리남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수리남의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는 2010년대 이후에도 30~40점대를 오가고 있다. 조사 기관인 국제투명성기구(TI)는 50점은 돼야 “절대부패로부터 벗어난 정도”라고 평가한다. 2020년 정권 교체가 되며 바우테르서의 장기 집권이 막을 내리긴 했지만, 마약 카르텔과 부패 문제는 여전하다. 절대부패가 만성화한 것이다.

한국의 지난해 CPI는 62점으로 수리남보다 높다. 하지만 같은 해 국민 10명 중 6명이 만성적 울분 상태에 있고, 가장 큰 원인이 ‘정치·정당의 부도덕과 부패’라는 조사(유명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발표되는 등 체감 부패지수는 마냥 낮다고만 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가 ‘검수완박’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을 우회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10일 시행했다. 부패척결을 앞세워 야당의 반발도 무마한 만큼, 같은 편의 부패에도 추상같은 정권이 되길 바란다.



한영익(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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