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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여왕, 日아베 장례식…中특사 보면 '조문외교' 급 알 수 있다

12일 왕치산(왼쪽) 중국 국가부주석이 베이징 영국 대사관의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조문소를 찾아 조문록에 조전을 기록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오는 19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장에 이어 27일 아베 신조(安倍晉三) 전 일본 총리까지 ‘세기의 장례식’이 연달아 열리면서 세계 2위 경제 규모의 중국이 어느 직급의 조문 특사를 파견할지 외교가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자국에 우호적인 외국 인사를 일컫는 공식 칭호인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中國人民的老朋友·라오펑유)’ 해당 여부에 따라 조문 의전에 차이를 두는 관례를 따라왔다. 우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아베 총리 모두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가 아닌 인물인 데다 내달 16일 5년 만에 열리는 최대 정치 행사인 중국공산당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있어 권력 서열 7위, 25위의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정치국원을 의미하는 최고위급 특사는 파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공식 조전(弔電)도 격을 낮췄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9일 영국 찰스 3세 국왕에게 보내는 조전을 통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재위 기간이 가장 긴 영국 군주로 광범한 칭송을 받았다”며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영국 군주로, 그녀의 죽음은 영국 인민의 거대한 손실”이라고 담담한 애도를 표하는 데 그쳤다.

조전은 10일 자 당 기관지 인민일보 1면 우측 네 번째로 편집돼 실렸다. 조전 상단에 ‘조선인민공화국(북한) 수립 74주년 축전’, ‘중국과 아프리카 연맹의 외교관계 수립 20주년 축전’, ‘앙골라 신임 대통령 당선 축전’을 편집해 중국의 외교 우선순위를 간접 암시했다.

대신 공산당 내 직급은 없지만, 서열 8위 의전을 받는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을 베이징 영국 대사관에 보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조문했다. 관영 신화사는 12일 왕 부주석이 조문록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중·영 관계 발전의 추동자며 공헌자”라며 “영국을 방문한 여러 중국 지도자를 맞이하면서 중·영 관계 발전에 적극적으로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이 지난 9일 푸틴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장례식에 참석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는다며 불참을 예고한 것과 달리 중국은 아직 시진핑 주석의 참석이나 특사 파견 여부도 밝히지 않았다.

아베 국상 특사…미·중, 중·일, 양안 관계까지 꼬여
오는 27일 아베 일본 전 총리의 국상은 미·중 관계와, 중·일 관계에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까지 겹친 조문외교의 격전장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이미 국가 의전 서열 2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 정부 대표로 파견한다고 발표했다. 일본과 외교 갈등 중인 중국은 아직 특사 파견 여부를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지난달 17일 톈진(天津)에서 만난 양제츠(楊潔篪) 당 정치국원과 아키바 타케오(秋葉剛男) 국가안전보장국장이 7시간에 걸쳐 양국 정상의 화상 정상회담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일 양국이 오는 29일 국교정상화 50주년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시진핑 주석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화상 정상회담을 준비 중이지만 복병이 남아 있어 확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귀띔했다.

이에 따르면 수교기념일 이틀 전에 거행될 아베 국장에 중국은 대만 측 조문 사절단을 거절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대만 측에서는 유시쿤(游錫堃) 대만 입법원장(국회의장격)을 조문 사절로 파견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따라서 아베 국장에 대만 사절단이 참석할 경우 중·일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준비한 화상 정상회담은 물론 수교 기념 자체도 파국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화궈펑 당 주석 해외 조문 후 실각도
중국의 조문 외교는 철저한 위계에 따라 진행되어 왔다. 중국 특유의 조문 외교에는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보다 더 높은 단계도 있다. 지난 2012년 노로돔 시아누크 캄보디아 태황이 베이징에서 숨지자 중국은 공식 조전에서 ‘중국 인민의 위대한 친구(偉大朋友)’로 호명했다. 베이징에서 거행된 장례식 당일 천안문광장과 인민대회당, 외교부에 조기까지 게양하며 추모했다.


또 다른 ‘위대한 친구’로는 2013년 숨진 베네수엘라 지도자 우고 차베스와 1980년 5월 숨진 유고슬라비아 지도자 요시프 브로즈 티토가 있었다. 티토 장례식에는 당시 당 중앙위 주석과 국무원 총리를 겸하던 화궈펑(華國鋒)이 직접 참석했다. 하지만 국내에 남아있던 실력자 덩샤오핑(鄧小平)이 이 틈을 이용해 화궈펑의 경호원을 교체했다. 장례식을 마치고 귀국한 화궈펑은 이후 운신의 자유를 잃었고 끝내 권좌에서 내려왔다.

‘친밀한 친구(親密朋友)’도 있다. 2011년 숨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2007년 숨진 보리스 옐친 러시아 전 대통령이 해당한다. 이들은 사후 중국 국가급 지도자로 불리는 상무위원 전원이 베이징 대사관 조문소를 직접 찾아 각별히 애도를 표시했다.

지난달 31일 숨진 구소련공산당 마지막 총서기 미하일 고르바초프 사망에는 “고르바초프 선생은 이전에 중국·소련 관계 정상화를 추동하기 위해 긍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우리는 그의 병사(病死)에 대해 애도를 표하고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표한다”고 외교부 대변인 발표에 그쳤다. 국가 지도자의 공식 조전은 없었다.



신경진(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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