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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뇌물'…두달만에 바뀐 성남FC 후원금 성격, 경찰 뭘 찾았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 온 경기남부경찰청(이하 경기남부청)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제3자 뇌물제공 혐의가 인정된다는 보완수사 결과를 13일 검찰에 통보했다. 지난해 9월 경기 분당경찰서가 내렸던 불송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경기남부청은 두산건설이 성남FC에 낸 50억원대 후원금이 성남시가 분당구 정자동 토지의 용도를 변경해 준 것의 대가라고 판단했다. 한편 성남FC에 광고 후원금을 제공한 기업들 중 두산건설을 제외한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5곳에 대해선 1차 수사 때와 마찬가지로 혐의가 없다고 봤다

‘두산이 낸 후원금, 뇌물 인정’ 이재명 등 3명 검찰 통보
경기남부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이 대표에 대해 특가법상 제3자 뇌물제공 혐의가 인정된다는 의견의 보완수사 결과를 검찰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당시 주도적으로 실무를 담당한 성남시 공무원 1명도 같은 혐의의 공동정범으로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당시 두산건설 대표이사 이모씨에 대해선 형법상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이 대표가 구단주이던 성남FC는 2014~2016년 두산건설에서 56억3000만원의 광고 후원금을 유치했고, 성남시는 2015년 7월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평을 상업용지로 용도를 변경해줬다. 용적률과 건축 규모, 연면적 등을 3배가량 늘려주고 전체 부지의 10%를 기부채납받는 조건이었다. 경찰은 이 두가지 행위가 대가관계에 있다고 파악한 것이다.

두산이 1991년 72억원에 샀던 이 부지에 들어선 지상 27층, 지하 7층 규모의 건물에는 현재 ㈜두산 등 두산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현재 이 땅의 평가가치는 1조 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찰의 수사는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이 “성남시가 용지 변경으로 두산 측에 막대한 이익을 줬다”며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의혹이 불거지자 성남시와 두산건설은 “성남FC 광고 후원금과 용도 변경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며 대가성을 부인했다. 이 대표도 지난해 8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남시 소유인 성남FC가 용도변경 조건으로 광고비를 받았다고 가정해도 시민의 이익이 된다”며 “개인적 이득을 취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전 경기지사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이 지난 5월 17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성남FC 사무실을 압수 수색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이 사건을 처음 수사한 분당경찰서는 지난해 9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이 사건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그러자 고발인들은 이의신청서를 제출했고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선 이 사건 보완 수사 여부를 두고 내홍이 발생했다. 박은정(50·사법연수원 29기) 전 성남지청장이 보완 수사를 하겠다는 수사팀과 갈등을 빚었다. 당시 박하영 차장 검사는 사표를 던졌다. 사태가 ‘수사 무마 의혹’으로 번지자 수원지검은 지난 2월 부장검사 회의를 거쳐 성남지청에 보완수사를 지시했고, 이에 따라 분당경찰서가 다시 수사하던 사건을 지난 7월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넘겨받았다.

제3자 뇌물 공여 적용 가능할까
경찰은 지난 5월 2일 성남시청, 같은 달 17일 성남FC와 서울 강남구 두산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해 왔다. 관심은 경찰이 어떤 증거를 새로 추가했느냐에 쏠리고 있다.

제3자 뇌물죄는 직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은 공무원이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제3자에게 뇌물을 제공하도록 했을 때 성립할 수 있는 범죄다. 법원은 국정농단 사건에선 대기업들이 최순실씨 제공한 돈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한 청탁의 대가로 인정했지만 과거 큐레이터 신정아씨에게 전달된 기업들의 후원금에 대해선 기업의 정상적인 비영리 활동을 일환이라고 판단했다. 한 특수부 검사 출신 변호사는 “국정농단 사건 때와 비슷하게 결국 두산 측의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점을 얼마나 입체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지가 기소와 재판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성남시와 두산건설이 정자동 땅의 용도변경 논의 과정에서 기부채납 면적을 15%에서 10%로 줄이는 대신 50억원 상당의 성남FC의 광고 후원금 제공을 약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부채납 대상 토지의 가치를 현금 등 금전으로 환산해 제공받은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성남시 소유인 성남FC가 후원금을 받은 것도 시민의 이익”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성남FC는 별도의 주식회사여서 성남FC의 광고 후원금을 성남시의 이익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경찰이 확보한 지난 2014년 10월 두산건설이 성남시에 보낸 ‘정자동 의료시설(종합병원) 용도 변경 타당성 검토’ 공문엔 “두산 계열사 사옥 신축 시, 1층 일부를 성남시민을 위한 공공시설 제공, 또는 성남시민 프로축구단(성남FC) 후원 등의 방법으로 공공에 기여 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해 적극적으로 검토·반영하겠다”는 입장이 담겼다. 이 공문이 전달되고 9개월 뒤인 2015년 7월 성남시는 정자동 땅의 용도를 상업용지로 변경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완 수사 과정에서 관계자들을 다시 조사했는데 일부 진술의 변화가 있었고 임의수사와 강제수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검토하고 여러 판례 등을 분석해 이런 결과를 냈다”며 “단, 성남FC 후원금 모집 과정에서 이 대표 측근으로 추정되는 이들에게 지급된 성과급은 이 대표 측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고, 성남FC 내부 정관 등에도 나와 있어 정당한 지급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모란(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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