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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포" VS "적법절차"…마약사범 체포놓고 검경 법정다툼

대구지방법원 전경. 뉴시스
불법체류 중인 태국 국적의 마약 사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용의자를 상대로 인권침해를 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관들에 대한 첫 재판이 14일 대구지법에서 열렸다. 검찰 측은 “피고인들이 현행범 체포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불법 체포를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피고인 측은 “적법하게 체포했다”고 반박했다.

검찰 “영장 없이 독직 폭행한 불법 체포”
대구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이상오)는 이날 오전 대구지법에서 직권남용체포 등 혐의로 기소된 대구 강북경찰서 소속 경찰관 5명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7월 대구지검 강력범죄형사부는 대구 강북경찰서 형사2팀 소속 전모(51) 경위 등 팀원 5명을 직권남용체포와 독직폭행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독직폭행’이란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행하는 특별공무원이 폭행 또는 가혹 행위를 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를 말한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지난 5월 25일 경남 김해시 한 호텔에서 마약 소지와 불법체류 혐의로 태국인 A씨 등 3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검찰이 문제 삼는 것은 ▶경찰이 체포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채로 A씨를 체포한 점▶체포 과정에서 A씨의 머리·몸통 부위를 수차례 다리로 때리고 밟은 데 이어 경찰봉으로 A씨의 머리 부위를 수차례 내리쳐 타박상 등 상해를 입혔다는 점▶체포 당시 A씨에게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는 등 체포 절차를 위반한 점▶수색영장이 없이 A씨가 투숙한 객실을 수색해 마약을 찾아 이를 근거로 A씨를 현행범 체포했다는 점 등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A씨를 체포하기 이틀 전인 5월 23일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체포·압수·수색영장을 기각했다. 경찰 수사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다른 태국인 마약사범의 구두 진술뿐인 상태여서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검찰은 경찰이 영장을 발부받지 않은 채 A씨 등 3명을 체포해 조사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자 A씨가 체포된 모텔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하고 용의자 조사 등을 통해 불법체포와 독직폭행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 이후 검찰은 구속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증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 A씨 등 3명을 석방하고 이들이 불법체류 중인 만큼 출입국관리소에 신분을 인계했다.

검찰 측은 “영장이 없는 상태에서, 긴급체포나 현행범 체포 요건도 갖추지 못한 채 독직폭행을 수반한 것으로 불법임이 명백하다"라며 “인권 보호를 위한 형사소송법의 기본 원칙은 타협이나 양해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했다.

경찰 “정당한 절차 따른 현행범 체포”
이에 대해 피고인 측 대리인은 “피고인들이 A씨 등을 체포한 것은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 현행범 체포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직권남용체포나 불법체포에 해당하지 않고, 만약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 하더라도 이 체포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 측이 “피고인들이 A씨를 모텔 객실 바깥으로 끌고 나와 신원을 확인하지 않고 복도에서 체포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A씨가 경찰에게 끌려 나온 것이 아니고 피고인들이 경찰관임을 밝히고 신원을 묻자 갑자기 몸을 밀치고 나온 것”이라며 “피고인들은 A씨 신원을 인지한 상태로 현행범 체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두 번째 공판은 다음 달 21일 오후 대구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정석(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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