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하반기 투자 지침] 악재 많아 우량주 위주 투자가 먼저
추가 하락 경고 속 연말 S&P 4300 추정
하락세 강해 추천 종목·분야 과신 말아야
▶현재 상황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계속되는 고강도 긴축, 경기둔화 등 올 한 해 시장환경은 여러 가지 악재들로 고전하고 있다. 6월 저점 이후 회복세를 보였지만 시장은 다시 떨어지는 형국이다. 여전히 어려운 투자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골드만삭스의 미국 내 주식투자 전략 담당 책임자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지난 주말 자사 고객들에게 남은 하반기 주식투자와 관련된 ‘지침’을 제시했다. 지침의 요지는 금리인상이 주식평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특히 성장주가 타격을 많이 받았다고 보았다. 미국 경제가 불황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는 당분간 증시를 압박할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 골드만은 연말 S&P 500 예상치를 4300포인트 선으로 제시했다.
현재 S&P 500은 4100포인트 언저리다. 골드만이 제시한 연말 S&P 500 4300포인트가 어떻게 가능할지는 정확하지 않아 보인다. 이 지점에서 추가 하락 이후 4300포인트 선을 회복할 것인지, 추가 하락 없이 횡보상태를 유지한 가운데 4300포인트 선을 회복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구건하임 파트너스의 스캇 마이너드 글로벌 투자 최고 책임자는 최근 모 금융전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월 중순까지 20% 추가하락이 있을 것으로 경고하기도 했다. S&P 500이 3000~3400포인트 선으로 추락할 경우 매수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도 덧붙였다.
▶퀄리티(quality) 주식
골드만삭스의 코스틴은 구건하임 파트너스의 마이너드에 비해서는 낙관적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상기할 덕목이 있다. 이렇게 월가의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 차이가 크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작금의 투자가 그만큼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 놓여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형 투자사들의 전망이라고 무조건 따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미래를 정확히 들여다볼 수 있는 마법의 구슬을 갖고 있는 이는 아무도 없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골드만의 코스틴은 이런 어려운 투자환경에서 투자자들이 취할 수 있는 대안 중 첫 번째로 ‘퀄리티 주식’ 투자를 꼽았다. 퀄리티 주식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좋은 주식’이라는 뜻이다. 좋은 주식을 선별할 때 건실한 재무제표는 기본이다.
이와 함께 높은 자본대비수익률(ROE), 낮은 부채비율, 안정적인 수익 성장률, 높은 현금 유동성, 경기하강기도 잘 버텨낼 수 있는 안정적 매출, 시장 점유율 등 다양한 측면에서 다 우수하다는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골드만은 이런 기준에 해당되는 주식들로 알파벳, 풀콥, 오라일리 오토모티브, 아이덱스 레버러토리스, 패스티널 등을 꼽았다.
▶외면받아 온 가치주
다음은 가치주를 권했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최근 수개월은 가치주가 성장주를 앞지른 기간이었다. 골드만은 이와 관련, 인플레이션이 사실상 고점을 찍고 연준의 긴축 사이클이 언제 끝날지가 주된 관심거리가 되는 환경, 통화 긴축이 과도하게 진행돼 경기가 불황으로 들어갈 경우 이같은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치주 위주로 투자하는 펀드들 사이에서도 투자가 덜 이뤄진 가치주, 파이저, AT&T, 모더나, 포드, 알트리아 그룹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외면했던 가치주 구성비를 높이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당주
배당이 높은 주식 활용을 권장했다. 변동성이 높은 환경에서 배당률이 높은 주식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소득원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평가되었던 주식이 떨어질 수 있는 리스크가 높은 환경에서 배당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주식은 그만큼 리스크 상쇄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해당 기업의 성장 펀더멘틀에 참여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루먼 테크놀러지, 베스트바이, IBM 등을 고배당 종목들로 추천했다.
▶국내주
미국 경제가 어려운 환경인 것은 사실이지만 유럽 경제에 비해서는 낫다. 골드만에 따르면 유럽 경제 상황은 심각하다. 그래서 해외보다는 국내시장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결과적으로 해외시장에 노출이 적은 기업들이 더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터 커뮤니케이션스, 달러제너럴, 치포레, 크로거, 데본 에너지,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이 이에 해당된다.
▶여전히 남는 과제
골드만의 지침은 이들 섹터나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참고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장 전반의 하락세가 강하게 지속되는 환경에서 손실 리스크를 배제할 수 있다는 뜻은 당연히 아니다.
퀄리티 주식, 가치주, 배당주, 국내주도 여전히 리스크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시장성적을 상회한다고 해도 하락장에서 이는 상대적으로 손실이 덜할 수 있다는 의미이지 플러스 성적을 낼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래서 능동적인 전술투자 운용이 더 강조될 수밖에 없다. 손실 리스크가 없으면서 합리적인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지수형 연금 등 안전자산을 포트폴리오의 리스크 분산 용도로 활용하는 것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투자회사들은 늘 투자지침을 내놓는다. 이를 참고하는 것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지침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필요한 맥락 안에서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저마다 목적과 환경이 다르다. 그래서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투자전략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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