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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김기현·안철수, 원외 유승민·나경원… 탄력받는 與 당권 경쟁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회의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당권 레이스가 서서히 활기를 띄고 있다. 당내 혼란이 일단락되면서 차기 전당대회에 다시 시선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현재 여권에선 권성동·권영세·김기현·안철수·정진석·주호영 등 현역 의원 6명과 나경원·원희룡·유승민(이상 가나다순) 전 의원 등 원외 3명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중이다.

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 24 새로운 미래 두 번째 모임인 ‘경제위기 인본 혁신생태계로 극복하자!’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이 중 김기현(4선)·안철수(3선) 의원은 이미 차기 당 대표 출마 의사를 대외적으로 밝힌 상태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대구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묻는 질문에“여러 가지 잠정적인 계획들이 있다. 우리 당이 새로 정비가 되어야 한다”며 당 대표 도전을 공식화했다. 지난달 9일 “역할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다”고 당권 도전을 처음 시사한 안 의원은 이후에도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며 일관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각각 ‘새로운 미래 혁신24’(김기현), ‘위기를 넘어 미래로, 민·당·정 토론회’(안철수)라는 공부모임을 조직해 상대를 견제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김 의원이 자신의 공부모임에서“지나고 나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회)에서 무엇을 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서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하자, 인수위원장이었던 안 의원이 그날 오후 “인수위 역할에 대한 부정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이라고 곧바로 공개 반박한 적도 있다.

임기를 막 시작한 정진석(5선) 비대위원장, 최근 원내대표직을 사퇴한 권성동(4선) 의원도 당권 도전 가능성이 있다. 권 의원의 경우 이른바 ‘원조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여당 혼란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에서 물러난 게 큰 부담이긴 하다. 하지만 지난 8일 사퇴 기자회견에서 그는 향후 거취에 대해 “당분간 좀 쉬면서 당과 나라를 위해 정치인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건지 천천히 생각하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국민의힘 새 비대위원장에 임명된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중구 서울역에서 귀성객들에게 인사를 위해 승강장으로 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핵관 맏형’으로 불려온 정 위원장도 지난 9일 언론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 “내가 비대위원장을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잘 해내면 당원들이 제대로 전당대회에 출마하라는 요구가 있을지도 모른다”라고 답했다.

한편 법원의 가처분 인용으로 돌연 직무정지를 맞은 주호영(5선) 전 비대위원장 역시 잠재적 당권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다만 친윤계 일각에서 “이미 한 차례 원내대표를 지냈지만, 또 할 수도 있다”며 그의 원내대표 재출마를 권유하는 움직임이 있는 게 변수다.

원외에서는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이 주목받는다.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성인 1001명에게 물은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23.6%로 2위 안철수 의원(12.3%), 3위 이준석 전 대표(11.8%)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나경원 전 의원이 24.7%로 1위였고, 안 의원(17.3%), 이 전 대표(11.7%), 주호영 의원(10.3%)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지난해 2월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선을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왼쪽)이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당내 유승민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지난 4월 경기지사 후보 경선 패배 후 정계은퇴를 예고한 유 전 의원에 대해 “주변 요구야 있겠지만 내가 아는 정치인 유승민이라면 아마 나오지 않을 것”(수도권 중진)이라는 반응이 많다. 당원 투표 비중이 70%에 달하는 전당대회 구조상 출마를 결심해도 당심 확보가 만만치 않다는 게 유 전 의원의 최대 난관이다.

나 전 의원은 12일 방송에 나와 “아무래도 현역 의원이 아니다 보니까 지금 이런저런 고민은 많다”면서도 “지금은 특별히 출마를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최근 부쩍 페이스북 메시지와 언론 인터뷰를 늘린 걸 두고 당내에서는 “사실상의 몸풀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내각 소속인 권영세 통일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의 당 대표 차출 가능성도 제기한다. 취임한지 넉달 밖에 되지 않은 장관이 자리를 비우고 당으로 컴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지만 “둘 다 언젠가는 당 대표에 도전할 사람들”이라는 게 당내 평가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경북 포항시 남구 대송면 주택가에서 해병대 장병들과 함께 태풍 힌남노 수해 지역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김병욱 국민의힘 의원 SNS 캡처) 뉴스1

전당대회 시기는 일단 ‘연내 개최’ 주장이 우세하지만, 여러가지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하면 최근 ‘내년 1월말~2월초’ 개최가 낫다는 의견도 최근 힘을 얻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여전히 이준석발 ‘사법 리스크’도 변수로 꼽힌다. 이달 중 법원이 3·4차 가처분에서 한차례 더 이 전 대표 손을 들어줄 경우 비대위가 또 해체되고, 최고위 체제 복귀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한 상황이 된다.

전당대회가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한 징계 종료(내년 1월 8일) 이후에 치러지면 이론상 이 전 대표의 재출마도 가능해진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연일 SNS에서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게 명예 회복을 위한 재선 도전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새롬(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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