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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세자 64년 만에 국왕된 찰스 3세, 국민 다독이기 나섰다

영국에서 찰스 3세 국왕의 시대가 열렸다. 지난 8일(현지시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직후 영국(UK·그레이트 브리튼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과 14개 영연방 왕국의 군주에 오른 찰스 3세는 10일 즉위식을 거쳐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대관식 일정은 여왕 장례가 끝난 뒤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찰스 3세는 12일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상·하원 의원들을 만나 조문과 즉위 축하 인사를 받은 뒤 연설했다. 이번 주 잉글랜드와 함께 영국을 구성하는 북아일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 등도 방문해 통합 행보에 나선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1958년 왕세자에 올라 64년을 보낸 뒤 국왕에 즉위한 찰스 3세는 모친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70년 이상 군주로서 보여줬던 위엄과 우아함을 보여주면서 국내와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찰스 3세는 즉위 직후 장남인 윌리엄 왕자를 왕세자인 ‘프린스 오브 웨일스’에 봉했다. 윌리엄 왕세자는 10일 “찰스 3세 국왕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도와 여왕과의 추억을 기리겠다”고 말했다.


찰스 3세는 왕실 수장으로 재산을 관장하게 되는데, 미국 경제지 포천과 CNBC 등에 따르면 왕실 소유 총자산은 지난해 기준 약 280억 달러(약 39조원) 정도로 추정된다. 법에 따라 국왕과 그 승계자는 상속세를 면제받는다.

하지만 왕실 재산은 군주를 포함한 왕실 가족이 임의로 처분할 수 없으며, 왕실의 재정 운영은 영국 재무부가 지급하는 교부금으로 이뤄진다. 2021~2022 회계연도 왕실에 지급된 교부금은 약 8600만 파운드(약 1380억원)다. 찰스 3세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남긴 약 5억 달러(약 6915억원)의 개인 재산 중 자신의 몫만 쓸 수 있다.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입헌군주제 전통에 따라 현실 정치에 직접적 의견 표명을 하지 않았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달리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 환경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환경과 사회적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담은 편지를 의원들에게 보내며 ‘간섭하는 왕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찰스 3세는 2018년 BBC와의 인터뷰에서 “군주가 되는 것과 의견 표명은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즉위 즉시 떠오른 전처 다이애나비의 그림자는 찰스 3세가 극복할 과제다. 찰스 3세와 다이애나는 1981년 결혼해 두 아들을 얻었지만 96년 이혼했다. 다이애나는 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에게 쫓기다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찰스 3세는 오랜 연인이던 커밀라 파커 볼스와 2005년 재혼했다. 커밀라는 결혼 뒤에도 과거 다이애나가 사용했던 ‘프린세스 오브 웨일스’ 대신 ‘콘월 공작부인’이라는 호칭을 사용했지만 이번에 남편의 즉위로 왕비에 올랐다.



김홍범(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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