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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여왕 서거] 슬픔에 빠진 스코틀랜드…분리독립 추진엔 찬물

왕실과 인연 재조명…"자치정부 주민투표 변수될 수도"

[英여왕 서거] 슬픔에 빠진 스코틀랜드…분리독립 추진엔 찬물
왕실과 인연 재조명…"자치정부 주민투표 변수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영국의 최장 집권 군주이자 국가통합의 상징이었던 엘리자베스 2세가 서거하면서 분리독립을 추진해 온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난감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생의 마지막 순간을 스코틀랜드 동북부 밸모럴성에서 보낼 정도로 여왕과 이 지역의 인연이 깊다는 사실이 조명되면서 분리독립을 위한 대중적 지지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내년 10월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영국 정부는 이를 즉각 거부했고, 양측은 법정다툼을 앞두고 있다.
여왕의 시신은 서거 사흘째인 11일(현지시간) 밸모럴성을 떠나 영면을 위한 마지막 여정에 올랐다.
옛 스코틀랜드 왕국의 수도였던 에든버러 성 자일스 대성당으로 옮겨져 왕실 일가가 참석한 장례예배를 한 뒤 런던 버킹엄궁을 거쳐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이동해 19일 국장이 엄수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여왕의 죽음으로 스코틀랜드 독립운동의 미래에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여왕의 시신이 정치적 함의가 실린 여정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생전 스코틀랜드에 보인 헌신적 행보와 그에 대한 국민적 존경이 분리독립과 관련한 열띤 논쟁에 찬물을 끼얹고 통합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에든버러대학의 제임스 미첼 공공정책학 교수는 "(서거가) 이곳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이 (여왕과) 밸모럴성과의 연관성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장례 준비 역시 스코틀랜드적 요소가 강하게 들어갔다"면서 "이건 (스코틀랜드 집권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이 반영된 듯 스코틀랜드 주요 일간지 더헤럴드는 1면 표지에 새 국왕인 찰스 3세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연방의 구세주인가,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왕인가?'라는 문구를 적어 눈길을 끌었다고 NYT는 전했다.
앞으로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움직임이 어떤 양상을 보일지는 찰스 3세에 달렸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당장은 여왕의 서거를 애도하는 감정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왕이 남긴 정치적 유산을 바탕으로 찰스 3세가 어떻게 스코틀랜드와의 관계를 설정해나갈 것인지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란 이야기다.
찰스 3세 역시 전 부인 다이애나비와 결혼 후 밸모럴성에서 신혼을 보내는 등 스코틀랜드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미첼 교수는 "여왕은 매우 인기 있었다. 찰스 3세는 그와 같은 수준의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707년에 잉글랜드와 통합해 300년 이상 단일 국가로 지내 온 스코틀랜드는 2014년 실시한 분리독립 주민투표에서 반대 55.3%, 찬성 44.7%로 독립에 반대표를 던졌으나, 2년 뒤 이 지역 주민 다수의 뜻과 반대로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면서 분리독립 목소리가 다시 커지는 상황이다.
hwang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황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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