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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조라떼' 뜻밖 위협...코로 들어온 초미세먼지도 남세균 오염

지난해 9월 26일 미국 캘로포니아주 로워 레이크의 클리어 레이크에 짙은 남세균 녹조가 발생했다. 녹조 때 남세균 세포 성분이 에어로졸화해서 초미세먼지 농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AFP=연합뉴스
남세균 녹조가 발생하면 주변 공기 중의 초미세먼지에서도 남세균 세포가 검출되고, 이로 인해 초미세먼지 농도도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남세균 독소가 호흡을 통해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광합성을 하는 원핵생물인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은 남조류라고도 불린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해양과학연구소와 길링스 세계 공중보건대학원,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 마이애미대학 등의 연구팀은 최근 '종합 환경 연구(Science of Total Environment)' 국제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독성을 지닌 여러 남세균이 초미세먼지에서 검출됐다"고 밝혔다.

녹조 때 PM2.5 농도 증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동부를 흐르는 초완 강의 모습. [NC Costal and Land Trust]
연구팀은 지난 2020년 여름 노스캐롤라이나 주 동부에 위치한 초완강(江)-앨버말 해협의 하구(estuary)에 남세균 녹조가 발생했을 때 물과 공기 시료를 채취, 남세균 세포 성분과 독소를 분석했다. 조사한 하구는 염도가 낮고 질소·인 농도가 높은 부(富)영양화된 곳이다.


지난 2019년 노스캐롤라이나 환경부는 이곳에서 남세균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MC) 농도가 L당 62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즉 620ppb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수치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이 레크리에이션 금지 기준치 8ppb를 70배 이상 초과한 것이다.
연구지점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동부의 초완 강과 앨버말 해협(B)과 조사지점에서 발생한 녹조(A), 초미세먼지 시료 채취장비(C) [자료: Science of Total Environment, 2022]
연구팀이 2020년에 조사했을 당시 물속에서는 아나베나·아파니조메논·마이크로시스티스 등 남세균 속(屬)이 관찰됐고, 물속에서 검출된 독소 농도는 총(總)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으로는 최대 10.66 ng (나노그램, 1ng=1억분의 1g), 마이크로시스틴-LR는 최대 8.6 ng/L가 검출됐다. 2020년에 비해서는 최대 농도가 1만분의 1 이하로 훨씬 낮았다.


공기 시료에서 측정한 초미세먼지(PM2.5, 지름 2.5㎛ 이하) 농도는 중간값이 ㎥당 8.97㎍이었다. 녹조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의 초미세먼지의 '배경농도'인 5.35㎍/㎥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는 성분과 상관없이 사람에게 심각한 건강 위협을 제기하는데, 유해 남세균 녹조 때 발생한 에어로졸이 초미세먼지 구성에 영향을 준다는 점은 이전 연구에서도 알려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남세균 성분이 사람 호흡기로 들어올 수 있는 크기의 에어로졸, 즉 초미세먼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초미세먼지에서 남세균 DNA 검출
낙동강에서 채집된 남조류(시아노박테리아)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 aeruginosa)의 광학 현미경 사진.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팀은 물과 초미세먼지 시료 속의 DNA를 분석했는데, 물과 공기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세균 변이주가 201개였다. 이 가운데 남세균에 해당하는 변이주는 15종류였다.

물에서 발견됐던 아나베나·아파니조메논·마이크로시스티스 속(屬)의 남세균 DNA가 초미세먼지 속에서도 확인이 됐다.

연구팀은 "초미세먼지에서 마이크로시스티스 등 녹조를 형성하는 독성 남세균이 확인됐고, 이들 남세균으로 인해 공기 중 초미세먼지 증가하는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초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하는 것은 남세균 세포 자체가 에어로졸화(化)했기 때문일 수도 있고, 남세균이 배출한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 핵이 돼 2차로 초미세먼지를 생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물에서 관찰된 개별 남세균 속의 풍부도와 초미세먼지 속의 풍부도 사이에 명백한 연관성은 관찰되지 않았지만, 여러 남세균 종류가 동시에 에어로졸화하면서 물속 남세균 세포 성분이 공기 중의 남세균 성분에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세포 내에 가스가 든 작은 주머니(vacuole)를 갖고 표층에 떠오를 수 있는 마이크로시스티스 같은 경우 햇빛에 더 많이 노출되고 더 많이 에어로졸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크기가 작은 시아노비움(Cyanobium) 속의 남세균도 초미세먼지에서 일관되게 관찰된다고 덧붙였다.

독소는 초미세먼지에서 불검출됐지만…
낙동강네트워크·낙동강대구경북네트워크 등 영남권 환경단체 회원들이 지난달 1일 오전 대구시청 동인청사 앞에서 대구 수돗물 녹조 독소 오염 파동에 대한 환경부와 대구시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도중 일부 회원들이 달성군 매곡정수장 인근 낙동강에서 퍼온 물을 투명 용기에 따른 뒤 대구시장 항의방문과 서한문 전달을 시도하며 청사 정문 앞에서 청원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뉴스1
하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초미세먼지 시료에서는 남세균 독소 성분은 검출되지는 않았다. 물속에 존재하는 남세균 독소 농도가 2020년 등에 비해 높지 않았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연구팀은 "공기 중에 독소가 존재했는데, 이를 놓쳤을 수도 있다"며 "초완 강 하구에서 남세균 독소가 에어로졸화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과거 다른 연구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나 노듈라린, 아나톡신-a의 경우 에어로졸에서 검출된 바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녹조의 성장 단계에 따라 에어로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사 산물의 생성 정도가 다르다"며 "남세균 녹조가 지역 대기 질과 호흡기 건강 위험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시료 채취의 시간 간격을 좁히는 등 정밀 측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1일 부산시민들의 식수 원수를 취수하는 경남 물금·매리 취수장 인근 낙동강이 녹조로 초록색을 띄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해외에서는 마이크로시스틴 등 유해 남세균 독소가 미세먼지처럼 흩어져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수변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호흡기로 들어와 건강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2009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연구팀은 '톡시콘(Toxicon)'이란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캘리포니아 댐 저수지에서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한 어린이·성인 81명의 콧구멍 속을 면봉으로 닦아내 분석한 결과, 면봉에 MC가 최대 3.3 ng(나노그램, 1ng=10억분의 1g)이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저수지에서 검출된 MC 농도는 10ppb 미만에서부터 많게는 500ppb까지 다양했다.

미국 다트머스대학 연구팀은 지난 2018년 '종합 환경 과학'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중합 효소 연쇄 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 검사에서 대상자의 92%는 상기도(上氣道)에서, 79%는 중심기도에서 시아노박테리아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남세균 녹조 때 독소 성분이 에어로졸화하는 지에 대한 연구를 올해 시작했다.
환경운동연합·낙동강네트워크·대한하천학회 등은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일대 남세균 녹조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0여 가지 마이크로시스틴의 합계인 총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으로 상수원수를 취수하는 해평취수장 취수구 부근에서는 245ppb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또, 농업용수를 취수하는 도동양수장 취수구에서는 3922ppb, 낙동강 하구 선착장에서는 1434ppb가 검출됐다.



강찬수(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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