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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잠잠했던 독감이 꿈틀댄다…가을 '트윈데믹' 조짐?

독감 예방 접종을 받고 있는 어린이. 자료사진. 뉴스1
인플루엔자(계절독감) 유행세가 심상치 않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약 2년 동안 잠잠했던 인플루엔자 발생이 49세 이하에서 유행 기준치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환자 1000명 중 4.7명이 독감 증상…최근 5년 중 최대
질병관리청의 36주차(8월28일~9월3일)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의 비율(의사환자 분율)은 외래 환자 1000명당 4.7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5년 동안 같은 시기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질병청은 ‘38℃ 이상의 갑작스러운 발열과 함께 기침 또는 인후통을 보이는 경우’ 인플루엔자 의심(의사) 환자로 분류한다.

36주차 기준으로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2018년 4.0명, 2019년 3.4명이었고, 코로나19가 시작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7명, 1.0명 수준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 강화로 큰 인플루엔자 유행이 없었다. 그러나, 5주 전부터 3.3(32주차)→3.7(33주차)→4.2(34주차)→4.3(35주차)→4.7(36주차)로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해제되면서 인플루엔자가 다시 유행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49세 이하는 이미 같은 기간 유행 기준치(4.9명)을 넘어섰다. 36주차 기준 1∼6세 6.3명, 7∼12세 5.9명, 13∼18세 8.5명, 19∼49세 5.2명의 의사환자 분율을 보였다. 저연령층에서 큰 감염세를 나타냈다.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지난 2년 동안 독감을 앓지 않다 보니, 전반적으로 면역이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은 한 번씩 앓고 나야 면역이 생기는데 그간 독감 균에 노출이 안 됐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독감 균이 돌게 되면 훨씬 더 강하게 병을 앓을 수 있다”고 했다.


“트윈데믹 넘어선 멀티데믹 올 수도”
일부 전문가는 올 가을에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코로나19와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twindemic)'이 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앞서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활총괄단장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가 동시 유행 가능성이 크다”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포함한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를 하지 않으니 아데노, 라이노, RSV 등 여러 바이러스가 늘고 있다”며 “이런 바이러스에 대해 지난 몇 년간 면역이 성숙해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트윈데믹을 넘어선 멀티데믹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에 따르면, 아데노·라이노 등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 환자는 36주차에 총 665명으로 지난해(94명)보다 7배 이상으로 늘었다.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는 증상(고열, 인후통, 두통 등)이 유사해 초기 진단에서 구별이 쉽지 않다. 김우주 교수는 “물론 모든 호흡기 바이러스를 일일이 할 수는 없지만, 중증도나 치명률 등 우선순위로 봤을 때 코로나19, 인플루엔자, (영유아의 경우) RSV 등이 있다”면서 “인플루엔자는 타미플루, 코로나19는 팍스로비드 등을 써야 중증이나 사망으로 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병원에서 이 두 가지는 정확히 검사하고 진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에 동시 감염 됐을 때 중증도가 올라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의료계 일각에서 나온다. 정기석 위원장은 “우리나라 폐렴의 10%는 복합감염(mixed infection)을 갖고 입원한다”며 “다른 바이러스, 세균 감염에서도 기본적으로 복합감염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특히 독감 대응은 경험도 많고, 지난 수십 년 동안 치료 체계도 잘 갖춰져 있다”며 “동시에 감염되는 것 자체에 불안해하기 보다는 어떤 증상이라도 의심 증상이 있다면 가까운 동네 병·의원을 찾아 독감,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치료를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어환희(eo.hwa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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