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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대형 물그릇 ‘빗물터널’ 건립 본격화...대방천 한 곳 추가할 수도

서울시 내 상습 침수지역인 강남역 일대 등 6곳에 ‘대심도 빗물배수시설(빗물터널)’을 건설하는 사업이 본격화된다. 빗물터널은 폭우 때 지하 40~50m 아래 빈 공간에 빗물을 담아두다 비가 잦아들면,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시설을 말한다. 도심 내 ‘대형 빗물그릇’이자 ‘빗물 고속도로’로 불린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단계별로 나눠 추진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빗물터널 1·2단계별 사업시행계획을 마련했다. 우선 지난달 8~11일 기록적인 폭우에 침수 피해가 컸던 강남역과 광화문·도림천 등 3곳의 경우 2027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나머지 2단계 지역인 사당·강동구·용산구 일대 3곳은 2032년까지 짓는 게 목표다. 빗물터널의 방재 성능은 100년에 한 번 올 정도의 폭우(시간당 최대 110㎜ 처리)도 감당할 수 있도록 높일 계획이다. 지난달 침수피해 전까지 서울시 내 전체 치수목표는 30년 빈도 기준으로 설계됐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대방천 주변 한 곳 추가 검토 중
서울시에 따르면 1단계 사업 대상으로 꼽힌 3곳 중 하나인 강남역 일대엔 강남역~한강까지 길이 3.1㎞, 시간당 110㎜ 이상의 빗물을 처리할 수 있는 빗물터널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지역의 경우 주변보다 지형이 10m 이상 낮아 빗물이 고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지난달 폭우 때 도로가 물에 잠기고, 지하주차장에선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또 인왕산과 북악산을 타고 흘러내리는 빗물이 집중되는 광화문 일대엔 효자동~청계천을 따라 3.2㎞ 길이의 빗물터널이, 하천이 범람해 인근 저지대 주택가가 순식간에 잠겼던 도림천 일대에는 신대방역~여의도까지 길이 3㎞의 빗물터널이 각각 만들어진다. 두 곳 모두 시간당 100㎜ 이상 빗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할 계획이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도림천의 경우 폭이 좁아 집중호우가 내리면 수위가 빠르게 올라간다. 여기에 관악산의 가파른 경사를 타고 흘러내린 빗물까지 더해져 침수 위험이 높다고 한다. 서울시는 도림천 일대 빗물터널 건설 때 인근 성대시장(서울 동작구)부터 여의도까지 이어지는 빗물터널(2.2㎞)을 추가로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도림천 주변엔 대방천이 흐르는데 콘크리트로 천 위가 덮인 ‘복개천’이다. 빗물을 담지 못해 주변지역의 침수 위험을 키운다고 한다.

양천구 빗물터널 건설 뒤 침수피해↓
서울시가 2020년 완공한 양천구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32만t 규모). [사진 서울시]

빗물터널이 설치되면 해당 지역은 침수 피해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천구의 경우 ‘신월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 이후 시간당 약 60㎜의 집중호우에도 물에 잠기지 않았다. 양천구 빗물배수시설은 2011년 7월 우면산 산사태를 계기로 추진됐다. 당시 서울시는 신월동 등 상습 침수 지역 7곳에 대심도 빗물터널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세훈 시장 때다. 하지만 시장이 바뀌면서 빗물터널을 향해 ‘과도한 토건 사업’이란 비판이 터져 나왔고, 결국 양천구 한 곳에만 짓게 된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만약 이 시설이 없었다면 (지난 폭우로 양천구 신월동 일대) 600세대가 침수됐을 것”이라며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폭포비’에 서울 곳곳이 침수돼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지자 빗물터널 건설사업을 다시 꺼내 들었다.

빗물터널 건설에 9000억원 투입
2027년까지 완공 예정인 1단계 빗물 터널(강남역과 광화문·도림천) 건설사업엔 모두 9000억 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사업추진 과정에서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사업 시행계획에선 방향성만 설정한 것”이라며 “다음 달 사업별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해 사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빗물터널로 공사로 인한) 주변 소음 및 악취 등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수민(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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