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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큰 걸 놓쳤다…건보 형평성 찾다 '연금 쓰나미' 터질판 [뉴스원샷]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중앙포토
전문기자의 촉: 폭풍전야 건강보험·국민연금

한국 사회보험의 양대축인 건강보험과 국민연금이 푹풍전야에 휩싸였다. 1일 시행한 건강보험료 2단계 부과체계 개편 때문이다. 이달 말 건보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 27만여명이 건보료 고지서를 받으면 적이 놀랄 것이다. 건보료가 줄어드는 지역가입자 561만 세대는 말이 없고, 27만명은 한 푼도 안 내다 새로 내게 되니 눈이 동그래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문재인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즉 문재인 케어를 하면서 지출을 늘리는 바람에 27만명에게 보험료를 새로 걷는다"는 비판이 가세하면서 논란이 더 심화되고 있다. 또 피부양자의 소득기준을 강화하면서 국민연금 수령자가 유탄을 맞게 돼 국민연금마저 흔들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까지 연금·임대·사업·금융 등의 종합과세소득이 연간 3400만원 초과하면 피부양자에서 탈락했다. 이달부터 2000만원 초과로 강화됐고, 처음 적용한 고지서가 이달 22~26일 27만여명에게 발송된다. 납부기한은 내달 10일이다.

피부양자 탈락은 문재인 케어와 상관없다. 2017년 국회가 건보 부과체계 개편에 합의했을 때 이미 올해 시행하기로 정해져 있었다. 탈락자의 월 평균 보험료는 약 16만원인데, 80%를 경감해 3만원 좀 넘게 나온다. 연간 1000억원 정도 된다. 한 해 100조원 가까운 돈을 지출하는 건보 입장에서 큰 수입이 아니다.

피부양자 축소, 즉 무임승차 축소는 사회적 형평성을 올리자는 대의에서 출발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보자. 소득이 2100만원, 시가 3억5000만원의 주택이 있는 68세 노인을 가정하자. 노인이 직장인 자녀의 피부양자라면 지난달까지 보험료가 0원이었다. 연금소득이 2100만원인 지역가입자는 17만3000원, 그 액수의 사업소득을 올리는 지역가입자는 27만2000원, 직장인은 6만1000원이다.

직장인 자녀 유무, 직장인 여부에 따라 건보료에 크게 차이 난다. 이런 차이가 사회 갈등 요인으로 작용하자 2017년 국회가 나서 피부양자 축소에 합의한 것이다.

그런데도 논란이 이는 이유는 국민연금에 악영향을 미치는 점 때문이다. 연 소득 2000만원은 월 166만6700원이다. 국민연금만으로도 이 기준을 초과하는 사람이 3000명 가량 된다. 연금이 성숙하면서 앞으로 늘어날 것이다.

국민연금에 건보료를 안 매기는 나라는 없다. 한국 지역가입자도 연금액의 50%(지난달까지 30%)의 7% 가량을 건보료로 낸다. 그동안 무임승차했으니 이제는 사회적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볼 수도 있다.

다만 피부양자, 직장가입자, 지역가입자 할 것 없이 국민연금 수령자이거나 가입자라면 국민연금이 어떤 상태인지 들어봤을 것이다. 월 평균 연금액이 57만7976원(5월말 기준)에 불과하다. 20년 가입해도 97만5525원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금 수령 시기를 최대 5년 늦추고(연기연금), 60세 넘어서도 보험료를 내고(임의계속 가입), 과거 안낸 보험료를 나중에 내는 식(추후납부)으로 갖가지 방법으로 연금액을 늘리려고 애쓴다.

그래도 선진국의 연금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연금을 시행한 지 130년이 넘은 독일에 비해 한국은 34년밖에 안 됐다. 선진국은 연금으로 노후 생활을 할 수 있지만 한국은 턱도 없다.

건보료 유탄이 알려지면서 연금 가입자들이 이미 조기연금 찾기, 임의계속 가입 탈퇴, 추납 중단 등의 방법으로 연금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쥐꼬리 연금'이 더 쪼그라지면 초고령화의 거대한 쓰나미를 이길 방법이 없다. 작은 것을 취하려다 큰 것을 잃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2017년 논의 때, 2018년 7월 1단계 개편 때 이 점을 간과했다. 형평성 맞추기에 집중하다 보니 다른 측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국회도, 정부도, 언론도 그랬다.

지금이라도 형평성과 노후 소득보장의 균형을 다시 맞춰야 한다. 소득보장의 근간인 국민연금이 흔들리면 서민 피해로 돌아오고, 나중에는 국가 재정 부담으로 돌아온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지역가입자 연금소득도 지난달까지 30%에만 보험료를 매기다 이달 50%로 올린 것처럼 피부양자의 연금도 30%만 소득으로 잡고 차츰 높여야 한다"며 "시행 시기도 미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성식(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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