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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반발 부른 한동훈 검수원복…이원석, 놓칠수 없는 숙제 둘

윤석열 정부의 법무‧검찰을 이끌게 될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의 ‘투톱’ 체제 출범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사법연수원 동기(27기)이며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으로 꼽히는 둘 앞에 놓인 과제는 산적해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에 따른 수사 족쇄를 한동훈 장관 주도의 시행령 개정으로 일부 풀었다. 이를 이어받은 이 후보자가 전 정권과 연관된 주요 수사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주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장관을 통한 ‘검찰 직할 체제’를 구축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해소하며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두 사람이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한동훈 주도 ‘검수원복’…이원석, 수사로 답할까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검찰의 소환 통보 이후 경색된 여야 관계 탓에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이후에도 아직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뚜렷한 흠결이 드러나지 않아 결국 이 후보자가 정식 임명될 거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 후보자는 우선 10일 시행된 ‘검수완박법(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체제에서 수사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검수완박법은 검찰의 직접 수사 대상을 현행 6대 범죄에서 부패·경제 범죄 등 2대 범죄로 줄여 놨다. 하지만 한 장관이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 수사 가능 범위를 일부 되살렸다. 지난 7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은 부패 범죄에 직권남용·직무유기·금권선거 등을 포함하고, 경제 범죄에는 마약 및 경제 범죄 목적의 조직범죄 등을 추가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시행령 쿠데타’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장관에 대한 탄핵론을 들고나오기도 했다. ‘검수완박법’ 입법을 조직적으로 반발한 검찰 입장에선 어느 정도 수사권을 지킨 만큼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성과를 내놓지 못할 경우 검수원복 시행령을 주도한 한 장관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 특히 일선 검찰청에서 진행 중인 전 정권 관련 수사를 ‘정치적 논란’을 최소화하며 마무리 지어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일 오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2022.9.2/뉴스1
文 정권 수사 산적…김건희 수사 형평성 논란도
현재 검찰은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조작' 의혹,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의혹과 관련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대북·안보 인사들을 줄줄이 수사 선상에 올려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관련해서도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모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이어서 어떤 결론이 나오든 뒷말이 나올 수 있다.

이런 사건들을 지휘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자가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켜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는 것도 숙제다. 여기에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등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는 뭉개고 있다는 ‘형평성’ 논란도 있다.

민주당은 이미 이 후보자의 김 여사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하루 뒤인 지난 6일 “이원석 후보자는 원론적인 발언으로 검찰의 중립성을 지키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엄정한 수사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고, ‘잘 모르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원석 후보자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는 검찰총장이 아니라, 살아있는 권력에 충성을 다하는 권력의 시녀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원석 후보자는 역사 퇴행의 선봉장 배우 역할을 할 것인지, 아니면 최소한의 양심으로 그 자리에서 내려올 것인지 스스로 결단하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튿날인 7일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며 김 여사 관련 특별검사(특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둘러싼 기록 삭제·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지난 1일 오전 세종시 어진동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법무부, 대검 서 있는 자리 달라”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에서는 “공정성의 이름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맞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법무부와 대검은 서 있는 자리가 다르고, 서 있는 자리가 다르면 시선이 다르다”라며 “시선이 다르면 보는 것이 다르고, 생각과 판단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일부 간부 공백에 따른 ‘조직 연소화’ 및 ‘인력 공백’에 우려를 잠재우는 것도 검찰 인사권을 가진 한 장관과 검찰 수사를 책임질 이 후보자가 맞닥뜨린 숙제다. 이 후보자는 전임자보다 사법연수원 7기수 아래여서 선배 기수의 ‘줄사표’ 우려가 나왔다. 이미 이 후보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에 이 후보자와 함께 올랐던 여환섭 전 법무연수원장(54·사법연수원 24기),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57·25기), 이두봉 전 대전고검장(58·25기)이 모두 검찰을 떠났다.

결국 국민이 납득할만한 수사 결과를 검찰이 내놓을 수 있도록 이 후보자가 리더십을 발휘하고, 한 장관은 법무 행정에 충실한 역할을 해 검찰 독립성 훼손 우려에 대한 여지를 주지 말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은 “새 정부에서도 대장동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같은 주요 사건에서 뚜렷한 수사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며 “검찰은 수사 기관인 만큼 공정한 수사를 통해 수사 결과를 보여주고 한 장관은 검찰 중립성을 위한 방패막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남현(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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