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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이 장면] 다 잘된 거야

젊은 시절 기괴한 욕망의 세계를 보여주며 프랑스 영화계의 악동으로 떠올랐던 프랑소와 오종 감독도 불혹을 지나 지천명의 나이를 넘겼고, 그의 테마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작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 받았던 ‘다 잘된 거야’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엠마뉘엘(소피 마르소)은 갑작스런 연락을 받는다. 아버지 앙드레(앙드레 뒤솔리에)가 쓰러졌다. 뇌졸중으로 반신마비가 온 앙드레는 딸에게 조용히 부탁한다. “끝내고 싶으니 도와다오.” 존엄사를 선택한 아버지를 위해 두 딸 엠마뉘엘과 파스칼(제랄딘 펠라스)은 영원한 이별을 준비한다.
 
몸이 말을 듣지 않고 너무 나이가 들어 일상 활동이 불가능해졌으며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계속 삶을 이어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다 잘된 거야’는 가장 행복한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마감하는 것이 하나의 대답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영화는 죽음으로 가는 과정을 관객이 실감하게 만든다. 추억을 되새기고 화해하고 위로하는 앙드레의 모습은 존엄한 죽음을 선택한 자가 세상을 떠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인생의 마지막 통과의례다.  
 
그리고 그는 죽음을 설득시키기 위해 딸의 휴대전화 카메라 앞에서 유언을 남긴다. “더는 이 상태로 살고 싶지 않다. 이런 삶을 원치 않아. 그러니 나는 이젠 죽고 싶다. 이게 내 뜻이야.” 85년의 시간을 살고 이젠 죽음에 가까워진 자의, 담담하면서도 단호한 결정이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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