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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초신성

박종진

박종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은 밝기 등급으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질량 때문에 팔자가 달라진다. 무거운 별일수록 더 일찍 끝장난다. 질량에서 오는 중력 때문에 활발한 핵융합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 태양보다 약 5배 이상의 무게를 가진 별은 초신성 폭발로 그 생을 마감한다. 초신성은 자기가 속한 은하 규모의 폭발을 일으키는데 그 위력이 대단하여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무거운 원소인 우라늄까지 합성하고 최후를 맞는다.  
 
원자 번호 1번인 수소는 빅뱅 때 만들어졌다. 2번 헬륨은 빅뱅 직후 우주의 온도와 압력이 여전히 높았을 때 그 일부가 만들어지다가 그것으로 끝이 났다. 우주에 널리 퍼진 수소가 모여 별이 탄생하고 핵융합으로 빛과 열을 내던 별이 원료인 수소가 고갈되면서 원자 번호 26번 철까지 만들고 생을 마감했는데, 과학자들은 그 이상의 무거운 원소들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아주 무거운 별은 그 마지막에 은하 규모의 큰 폭발을 일으키며 그 잔해를 우주 구석구석으로 흩뿌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런 별을 초신성이라고 불렀다.  
 


우리가 속한 은하수 정도의 은하에는 약 백 년에 한 번씩 초신성 폭발이 있는데, 마지막 초신성인 케플러 초신성 폭발 후 아직 그 후속타가 없어서 혹시 우리 세대의 남은 기간에 초신성 구경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해 본다. 당시 천문학자였던 케플러가 관측하고 연구해서 아예 케플러 초신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한국, 중국, 아랍권 국가에도 그 기록이 남아 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케플러가 관측한 것보다 4일 먼저 갑자기 나타난 객성에 대한 기록이 있다. 케플러 초신성을 본 것이다.
 
그렇게 우주 전역으로 퍼진 별의 파편이 모여 새로운 별이 되거나 그 별의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 그리고 그 행성을 도는 위성이 되었다. 아무 것도 없던 우주에 별이 생기고 그런 별들이 모여서 은하를 이루었다. 그렇게 우주의 한 귀퉁이에 은하수라는 은하가 생겼고, 은하수 외곽에 태양이라는 별이 탄생했다.  
 
태양은 총 8개의 행성을 거느렸는데 그중 세 번째 궤도를 공전하는 행성이 지구다. 보통 은하의 중심부는 활동이 왕성해서 별의 수명이 짧았지만, 은하수 변두리에 자리 잡은 태양은 우리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하고 고도의 지능을 가진 생명체로 진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졌다. 바로 우리 인류 얘기다.
 
우리 몸을 포함하여 삼라만상을 이루는 총 92가지 기본 원소가 어디서 왔는지 알려고 과거로 시간을 되돌리면 결국 초신성까지 올라간다. 그래서 누군가 우리는 초신성의 후예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후기 인상파 화가였던 고갱이 죽기 직전에 타히티섬에서 그린 그림이 있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우리는 무엇이며,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조금 긴 이름의 대작이다. 인류는 항상 우리의 기원, 존재 의미,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며 살았다. 의외로 답은 밤하늘에 있다.  
우리는 생멸하는 별의 잔해에서 생겨나서 은하의 변두리를 떠도는 태양이란 별 주위를 도는 지구에 산다. 우리가 죽으면 다시 우주의 92가지 기본 원소로 분리되어 우주 공간을 떠돌다가 어느 날 다시 별도 되고 행성도 된다. 그러다 또 생명이 되기도 하는 초신성의 후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우주 핵폐기물의 재활용이다. (작가)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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