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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비대위' 시작부터 가시밭길…최재형, 비대위원 거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내정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8일 오전 국회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8일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전국위원회를 열고 비대위 설치 안건과 비대위원장으로 정 부의장을 임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비대위 출범의 마지막 단계인 비대위원 임명을 위한 상임전국위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인선이 마무리되면 열기로 했다.

정진석 위원장은 이날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 인선과 관련해 “최재형 의원께 꼭 참여를 부탁드리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당 혁신위원회와 비대위가 유기적으로 소통이 되고 협력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보도를 접하고 제가 먼저 정 위원장에게 전화해 비대위원을 맡기 어렵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비대위가 출범할 정도로 당이 비상상황이 아니라고 그동안 주장해온 내가 비대위원을 맡는 건 적절치 않다는 점을 정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법원의 가처분 일부 인용 결정으로 비대위가 해산된 경력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비대위원 인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 윤두현 전국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이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5차 전국위원회 투표결과를 발표한 뒤 의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대위원 인선 외에도 ‘정진석 비대위’ 앞엔 암초가 적지 않다. 이 전 대표가 신청한 가처분으로 인한 리스크가 여전하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추가적으로 가처분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전국위가 의결한 비대위 설치, 비대위원장 임명을 효력정지 해달라는 요청과 정 위원장의 직무도 정지해달라는 요청이다. 법원은 오는 14일 이 전 대표가 기존에 제출한 당헌 개정 효력정지 등의 가처분 신청과 함께 이를 심리할 예정이다. 지난달 26일 일부 인용 결정을 내린 재판부가 심리 주체라는 점에서 인용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시민에게 귀성길 인사를 위해 서울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 전 대표가 더 이상 우리 국민의힘과 함께 할 생각이 없는 것 아닌가 한다”며 “굉장히 유감스럽다. 결국은 (이 전 대표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갈등 봉합 의향이 남아있냐’는 질문엔 “긍정적인 결말을 예상하기에는 국면이 너무 왔죠?”라고 되물었다. 정 위원장은 전날만 하더라도 “누구라도 못 만날 이유는 없다”며 이 전 대표와 만남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입장이 달라진 것이다.

정 위원장이 ‘친윤’(친 윤석열) 핵심 인사라 당내에서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가 흐른다는 점도 비대위 운영엔 부담이다. 조경태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윤핵관’들이) 후퇴한다고 발언해 놓고 사실은 내용적으로는 훨씬 더 강화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면 그야말로 당원들과 국민들을 우롱하는 행태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 입문 때부터 그를 지지했던 ‘친윤’ 핵심이다. 천하람 혁신위원은 “결국 돌고 돌아서 정 위원장”이라며 “친윤계 인재풀의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핵관' 중 한 명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반면 이런 지적에 대해 정 위원장은 “‘친윤’이니 ‘윤핵관’이니, 참 고약한 프레임”이라며 “문재인 정부 때 핵심이었던 임종석·조국 씨를 ‘문핵관’이라고 네이밍(이름 붙이기)을 했었냐”고 반박했다. 또 “윤 대통령과 일대일로 전화를 주고 받는 사이 아니다. 대통령실에 단 한 사람도 인사 추천한 적이 없다. 악의적이고 고약한 네이밍, 프레임을 가지고 정치를 희화화하거나 조롱거리로 만드는 퇴행적인 정치는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의 국회부의장 겸직도 논란거리다. 정 위원장은 이날 “권성동 원내대표는 과거 사례를 들면서 겸직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지만, 아무튼 의원들 얘기를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전날 2011년 정의화 부의장이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을, 2017년 박주선 부의장이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선례를 들어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선 "(정 위원장이)의원들 얘기를 들어보겠다니, 진짜 코미디 같은 얘기"(원외 인사)란 불만이 터져나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행을 깨고 당 최고위원과 국회 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겸직하는 데 대해 국민의힘이 비판해왔다. 정 의원은 바로 역공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정 부의장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겸직하는 것은 국회 관례를 과감하게 깬 일”이라며 “국민의힘, 참 잘했다”고 썼다.



윤성민(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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