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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3년 전 실종 여중생 구한 '영웅' 군견, 복무 끝…노후 어디서

3년 전 충북 청주에서 실종된 여중생을 구해 국민영웅으로 불린 군견 ‘달관’이 올 연말 전역한다.

8일 육군 32사단에 따르면 기동대대 소속 정찰견 달관이가 오는 12월 1일 전역 예정이다. 32사 기동대대 소속 박상진(47) 원사는 “달관이가 기동대대에 배치돼 9년 간 복무를 마치고 무사히 전역하게 됐다”며 “12월 전역이 확정됐지만, 후방지역 정찰견 통합운용 방침에 따라 10월께 조기 전역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퇴역견으로 분류한 달관이는 전역 후 강원 춘천 군견교육대로 보낼 예정"이라며 "그곳에서 노후를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육군 제32사단 기동대대 소속 군견 ‘달관’(수컷 셰퍼드)이가 곧 전역을 앞두고 있다. 달관이는 지난 2019년 8월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여중생 실종 사건에 투입, 박상진 원사와 함께 실종자인 조은누리양을 열흘 만에 무사히 찾아 국민 영웅견 칭호를 받아왔다. 달관이가 지난 2일 육군 제32사단 기동대대 군견훈련장에서 핸들러 박성호 병장(왼쪽)과 김민수 이병과 함께 수색훈련을 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3년 전 실종된 조은누리 찾아
달관이는 10년생 수컷 셰퍼드다. 2012년 12월에 춘천 육군 군견교육대에서 태어나 20주간 군견 교육을 받았다. 2013년 11월 정찰견 임무를 받아 32사단 기동대대에 배치됐다. 전체 군견 후보 중 30%만이 이 관문을 통과한다.

군 정찰견은 땅속이나 나무에 숨은 적을 찾아내거나 부비트랩 등 장애물을 찾는 역할을 한다. 사람이 숨을 쉴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와 체취에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훈련돼 있다. 정찰견 능력을 평가할 때 50m·100m·200m 떨어져 은신한 대항군을 누가 먼저 찾는지를 놓고 경쟁한다.

달관이는 1년마다 시행하는 정찰견 보수교육에서 2014년과 2015년에 1등을, 2018년엔 2등을 차지했다. 박 원사는 “달관이는 수색 탐지 능력이 탁월하다”며 “도보동반 훈련시 200m 떨어진 곳에 숨은 대항군을 1~2분 안에 찾아내곤 한다. 다른 군견보다 1.5배~2배 정도 빠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군견 달관이는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소속이다. 군 장병처럼 견번이 부여돼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풀숲 숨은 200m앞 대항군도 2분내 찾아
달관이는 산기슭을 타고 바람이 잘 올라오는 날에는 대항군 보다 50m나 앞에서 앉은 자세로 ‘보고’ 동작을 취한다고 한다. 보고 자세는 군견이 은신 중인 적을 발견했을 때 취하는 행동이다.

박 원사는 “우리도 긴가민가하고 풀숲으로 헤치고 들어가 보면 여지없이 대항군이 숨어있다”고 말했다. 달관이는 수색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도 하루 4시간 씩 기본훈련, 도보동반 훈련, 자유수색 훈련을 하고 있다.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은 2019년 8월 조은누리(당시 14세)양 실종 당시 유감없이 발휘됐다. 조양은 그해 7월 23일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무심천 발원지에 갔다가 길을 잃고 사라졌다. 열흘간 경찰과 군 등 연인원 5800명을 투입해도 행방이 묘연했던 조양은 8월 2일 달관이에 의해 극적으로 발견됐다.
달관이가 지난 2일 육군 제32사단 기동대대 군견훈련장에서 전우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핸들러 박성호 병장, 달관이, 박상진 주임원사, 김민수 이병. 프리랜서 김성태
“사람 나이 70세…골반 약해져 전역 결정”
달관이는 이때 제자리에 앉아 ‘보고’ 자세를 취했다고 한다. 박 원사는 “지금도 그 어린 아이가 산속에서 열흘이나 버틸 수 있었는지 믿기지 않는다”며 “은누리양을 발견한 날 아침 ‘오늘이 사실상 마지막 수색이고, 찾지 못하면 실종으로 한다’는 얘기가 관계기관에서 나왔다”며 “길도 없는 골짜기를 따라 수색하던 중 달관이가 보고 자세를 취했고, 바위에 기대있는 조양을 발견했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고 말했다.

군견은 능력에 따라 다르지만 9년~13년까지 임무를 수행한다. 10살인 달관이는 수색 능력은 큰 문제가 없지만,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올해 진행한 정기 건강검진에서는 “골반이 좋지않아 30분 이상 수색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왔다.
육군 제32사단 백룡부대 소속 장병과 군견 ‘달관’이 지난달 16일 오후 폭우로 실종된 실종자를 찾기 위해 충남 부여군 규암면 모리교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군견 예우 높인 ‘달관’…영결식·은퇴식 방아쇠
정찰견은 통상 1회 수색에 50분~1시간 동안 임무를 수행한다. 박 원사는 “셰퍼드 나이 1년은 사람 나이로 7년과 맞먹는다”며 “사람 나이로 70세에 접어든 달관이는 노련미는 있지만, 지난해부터 금새 지치는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달관이의 활약으로 군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육군은 2019년 8월부터 세상을 떠난 군견을 대상으로 영결식을 열고 있다. 헌화와 분향·추도사 등 전사자 영결식과 동일한 방식이다. 전역하는 군견은 은퇴식도 해준다. 과거 논란이 됐던 군견 안락사는 완전 폐지됐다. 박 원사는 “달관이가 군견 예우를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사료비 지원금도 3배나 늘었다”고 했다.

윤상순 32사단 기동대대장은 “달관이는 복무 기간 큰 병치레 없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며 “국민에게 많은 사랑은 받은만큼 부대를 떠나서도 건강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최종권(choi.jongk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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