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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땐 5번, 尹정부 벌써 3번…정권 바뀌면 수난 대통령기록관 [Law談스페셜]

최근 한 달 간 3번. 검찰이 문재인 정부 관련 사건을 수사하며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한 횟수다. 월성 원전 조기폐쇄, 탈북 어민 강제북송,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조작 의혹 등에서 문 정부 청와대의 의사결정 과정이 담긴 기록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당시 청와대 핵심 참모들 상당수가 피의자로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어 신구 권력 갈등의 상징인 셈이다. 과거에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세월호 7시간 기록 조작 의혹’ 등 정권교체 이후 이전 정부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 때마다 대통령기록관이 수난을 겪었다.

목록 보고 문건 선별…압수수색에 3개월 이상 걸리기도
현재 진행 중인 대통령기록관(이하 기록관) 압수수색은 2건이다. ‘월성 원전’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은 지난달 19일부터 보름 넘게 세종시에 위치한 기록관을 드나들고 있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우리도 빨리 마치고 싶다”며 “처음엔 기록물 목록만 볼 수 있는데, 제목만 보고선 어떤 내용인지 감이 안 온다. 몇 개를 골라 열람을 요청해도 기록관 직원이 파일을 검색하고 가져오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강제 어민 북송' 대통령기록관 들어서는 검찰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검찰이 강제 어민 북송, 월성원전 조기 폐쇄 결정 등과 관련해 세종시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에 나섰다. 19일 오후 검찰관계자가 대통령기록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2.8.19   kjhpres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서울중앙지검이 맡은 ‘강제 북송’ 사건도 지난달 법원이 영장 발부하면서 구체적인 압수수색 방식을 정해줬다고 한다. 검찰이 원하는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며 영장을 한 차례 기각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사건이 발생한 2019년 10월 31일~11월 7일 생산된 기록물의 날짜, 작성자 등 개요만 먼저 본 뒤 전문을 열람할 문서를 선별하면, 이후 원본 문서에서 사본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외부에 알려진 것은 세 차례인데, 실제로는 2주 동안 더 자주 기록관에 가야했다”며 “수사 속도가 늦어지니 아쉬운 마음도 사실”이라고 했다.

지난 1일 시작된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도 마찬가지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가 피살된 2020년 9월 21일 이후로 일정 기간 작성된 기록물의 개요만 먼저 확인하고, 이 중 열람이 필요한 자료를 선별하게 했다. 검찰 내부에선 관련 기록물을 다 확보할 때까지 최소 2주~3주는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은 이전 정부의 청와대, 사실상 직전 대통령을 염두에 둔 수사라는 점에서 정치적 함의가 크다. 대통령이 퇴임하면, 국회 등에서 고소·고발전이 오가고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과거 사례를 보면, 진보-보수 정권이 교체된 뒤 상대의 집권 때 일어난 사건과 관련해 기록관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2008년 靑기록 유출 수사가 처음…文정부 매년 한 번씩 압색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첫 압수수색은 2008년 8월 일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검찰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며 청와대 컴퓨터망(e지원 시스템)에 있는 자료를 봉하마을로 가져갔다는 의혹을 수사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 청와대는 “갖고 나간 자료에 북핵 문서 등 국가기밀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고, 노 전 대통령 측은 “전임 대통령은 기록 열람권이 있으며 사본을 가지고 나왔을 뿐”이라고 맞섰다. 다음해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이른바 청와대 기록 유출 수사는 종결됐다.

박근혜 정부 때는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가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폐기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검찰은 포렌식 전문요원 6명을 뽑아 ‘기록관 압수수색 준비팀’을 만들고, 3차례 기록관 현장 답사도 거쳤다. 2015년 8월 17일 실제 압수수색 땐 국내에 한 대 있던 4억원짜리 디지털 증거 분석용 특수차량까지 동원됐다. 결국 외장하드 97개 복사, 기록물 1000여 박스 검색 등 방대한 작업 끝에 백종천 전 청와대 안보실장과 조명균 전 청와대 안보정책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두 사람은 회의록을 파기하고 서류를 파쇄·소각한 혐의로 집행유예형이 확정됐었다.

기록관 압수수색이 가장 많았던 건 문재인 정부 때다. 임기 동안 매년 한 차례씩 이뤄졌다. 2017년 박근혜 정부의 세월호 7시간 기록 조작 의혹, 2018년 이명박 정부 댓글 여론조작 의혹, 2019년 박근혜 청와대의 김학의 성접대 수사 방해 의혹, 2020년과 지난해엔 세월호 참사 조사 방해 및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기록관을 압수수색했다. 이 중 이명박 정부 임기 동안 광범위하게 이뤄진 댓글 지시 자료를 확보할 때는 검사 1명을 기록관에 3개월 넘게 출근시키기도 했다.

대규모 수사 이후 기소됐지만, 무죄가 나온 경우도 있다. 세월호 당시 박 대통령에 대한 보고 방식 및 시점 등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은 대법원이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함께 기소된 김장수·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무죄가 확정됐다.

법조계에선 대통령기록물에 대한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김정숙 여사의 의상, 액세서리 등 의전비용에 대한 공개를 거부한 것이 논란의 시발점이었다.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은 "원칙적으로 대통령 의전 비용이나 특활비 집행 관련 부분은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될 수 있지만, 임기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선 기록물이 아니다"라고 판결했다. 당시 패소한 문재인 정부는 항소한 상태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어떤 정권이든 국민 세금이 들어간 부분은 적극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공직자들이 쓴 내역을 국민이 못 보면 누가 보느냐. 안보, 외교 등 국가 기밀 관련이 아닌 의전 비용은 기록물에 포함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김철웅(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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