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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뷔자데

tvN 예능프로그램 ‘텐트 밖은 유럽’에 출연 중인 배우 유해진이 특유의 아재개그로 시청자를 사로잡고 있다.  
 
밤하늘 별자리를 관찰하며 ‘오리온자리’를 “초코파이”라고 부르더니, 이탈리아 자전거 렌트 회사 직원에게는 “마이 라스트 네임 이즈 유(Yoo). me? no. you”라며 영어로도 아재개그를 구사한다. 대부분의 아재개그가 “썰렁하다” 지탄받는 반면, 유해진의 개그가 유독 인기를 얻는 이유는 뭘까.  
 
웃기기 위한 목적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는 대화거리를 먼저 찾아내기 때문이 아닐까. 맥락 있는 개그가 되려면 예리한 눈썰미와 깊이 있는 상식이 필요하다. 콩자반 통을 뒤집어 놓고 남사당 풍물놀이 동작 중 ‘자반뒤집기’를 생각해낼 사람이 몇이나 될까.
 
특히 지난달 방송을 탄 ‘데자뷔의 반대말’은 아주 신선했다. 동행 중인 배우 진선규·윤균상이 막 도착한 이탈리아 캠핑장의 날씨 변화를 이야기하며 스위스 캠핑장인 듯 데자뷔를 느꼈다고 하자 유해진은 “데자뷔의 반대말을 아냐?”고 물었다. 정답은 진짜로 단어를 글자 그대로 반대로 읽은 ‘뷔자데’였다.
 
장난 같지만 이는 2003년 『역발상의 법칙』을 펴낸 스탠퍼드대 경영학과 로버트 서튼 교수가 ‘역발상 12법칙’을 설명하며 만든 말이다.  
 
‘데자뷔’는 처음 접하지만 낯설지 않은 느낌, 그 반대말인 ‘뷔자데’는 익숙한 것도 낯설게 느끼는 것이다.  
 
서튼 교수는 오래된 것을 새롭게 보는 역발상, ‘뷔자데’를 통해 창의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의 생각 뒤집기 능력은 어느 수준일까. 진짜 아재에 머물러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일이다.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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