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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유가 상한제 멍청한 결정, 참여국에 가스·석유 없다”

7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2022년 제7차 동방경제포럼(EEF) 전체회의에 참석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손을 저으며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 미국이 주도하는 러시아 원유에 대한 가격상한제(유가 상한제)에 참가하는 국가에는 에너지 공급을 끊겠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7차 동방경제포럼에서 “우리의 경제적 이익에 반대된다면 아무것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스도, 원유도, 석탄도, 난방유도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다. 러시아 동화에서처럼 늑대의 꼬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형벌을 내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가 상한제 참여국을 향해서도 “굉장히 멍청한 결정을 한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유가 상한제는 원유 구매국들끼리 일정 가격 이상으론 러시아산 원유를 사지 않기로 하는 것을 말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를 통해 러시아의 재정을 악화시키면서 국제유가를 진정시키는 두 가지 목적을 이룰 수 있다며 도입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이에 따라 지난 2일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들은 제도 도입에 합의했다.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은 러시아산 가스에도 가격상한제를 도입할 뜻을 나타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7일 “9일 열리는 에너지장관 비상회의에서 러시아산 가스에 가격상한제를 도입하는 걸 제안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푸틴이 벌이는 극악무도한 전쟁에 러시아의 수익이 흘러 들어가는 걸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유가 상한제와 관련해 한국에도 엄포를 놨다. 남북한과 중국, 몽골 등을 담당하는 러시아 외무부 제1아주국의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국장은 이날 스푸트니크통신에 “한국 정부가 유가 상한제에 동참한다면 한국 경제에 심각한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노비예프 국장은 “우리는 미국이 러시아 원유에 대한 ‘구매자 카르텔’에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시도에 대해 알고 있다”며 “우리는 손해를 보면서 원유를 공급하지 않을 것이며, 그 결과 한국 파트너들은 훨씬 비싼 가격에 원유를 사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원유는 약 5374만 배럴로, 전체 수입량의 5.6%였다.

이 같은 경고는 정부가 유가 상한제 도입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나타낸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7월 서울에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을 만나 유가 상한제에 대해 “취지에 공감하며 동참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지노비예프 국장은 또 북한에 원유·석유제품 공급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북한이 코로나19 대응 조치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러시아 에너지 자원과 다른 상품 수입을 중단했다”며 “북한 파트너들이 상품 거래를 재개할 준비가 되면 상응하는 양만큼의 원유와 석유제품 공급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1년간 북한에 공급할 수 있는 원유와 정제유를 각각 400만 배럴과 50만 배럴로 제한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0년 8월 북한에 255배럴, 32t 분량의 정제유를 수출한 이후 최근까지 대북 정제유 공급량이 없다고 지난 6월 대북 제재위원회에 보고했다.



이승호(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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