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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택시 탈때까지 기사는 목적지 모른다…'미표시제' 검토

심야 택시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택시 ‘목적지 미표시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목적지 미표시제는 택시 기사가 승객이 타기 전까지 목적지를 따로 표시하지 않게끔 하는 제도이다. 지금은 승객이 카카오T 등 택시 중개플랫폼을 이용해 호출하는 순간 택시기사가 출발지·도착지를 알 수 있다. 중개플랫폼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기사는 애플리캐이션을 통해 곧바로 알 수 있다.

카카오택시. 카카오T는 현재 가맹이 아닌 일반 택시 기사들에겐 승객의 목적지를 표시한 콜을 전송한다. [사진 카카오T 캡처]

장거리·단거리 호출 성공률 달라
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월 ▶카카오모빌리티 등 중개플랫폼의 목적지 미표기 제도와 ▶가맹사업과 중개사업 분리▶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 사업개선 명령 등 관리 권한을 시·도지사에게 위임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제도 개선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 국토교통부는 이 중 중개플랫폼 목적지 미표기를 추진하기 위해 관련 업체와 협의중이다.

카카오택시 유형별 호출 성공률. 그래픽 신재민 기자
국토교통부가 목적지 미표시제 도입을 검토하는 것은 서울에서 택시 승차 거부가 많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실제로 서울시가 지난해 10~12월 실시한 애플리케이션 택시 운영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평일 밤 시간대 장거리 호출 성공률(54%)이 단거리 호출 성공률(23%)보다 2배가량 높았다. 택시 기사들이 승객 목적지를 확인하고, 요금이 많이 나오는 원거리 승객만 골라 태우는 방식으로 사실상 승차를 거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시스템상 ‘콜 몰아주기 의혹’에 대해 객관적 진단을 내고자 발족한 ‘모빌리티 투명성 위원회(이하 위원회)’도 지난 6일 “단거리 콜 대비 장거리 콜의 성사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며 “목적지가 표시되는 일반택시는 장거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토부 “목적지 미표시제 강제 못 해”
목적지 미표시제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택시 기사 조모씨는 “출발지와 목적지 간 이동 거리보다 승객을 태우기 위해 이동하는 거리가 멀다면 콜에 잘 응하지 않는다”며 “목적지 미표시제를 도입하면 택시 기사는 공차 시간 줄일 수 있는 콜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심야 택시 대란 해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택시기사 안모씨는 “어차피 지금도 길에 보이는 승객을 우선 태우는 택시 기사가 많은 상황에서 목적지 미표시제를 도입한다고 심야 대란이 해소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반면 직장인 오모씨는 “근무처와 집이 가까운 직장인은 택시가 안 잡혀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며 “목적지 미표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법적으로 중개플랫폼 업체에 목적지 미표시제를 강제할 규정은 없지만, 목적지를 표시하는 게 승차 거부를 조장할 수 있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라며 “하지만 요금 인상이 전제되지 않은 목적지 미표시제는 의미가 없어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민(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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