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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아파트 '침수 참사' 희생자 첫 발인...두 딸 마를 새 없는 눈물

8일 오전 경북 포항시 포항시립화장장에서 '지하주차장 침수 참사로 희생된 A씨(54·여)씨 장례 절차가 진행중이다. 안대훈 기자.
침수로 희생된 50대 여성 발인
태풍 ‘힌남노’ 여파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침수 참사의 첫 희생자 장례식이 8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9시쯤 경북 포항시 북구 경북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서 A씨(54·여)의 발인이 진행됐다. 이번 참사로 희생된 7명 가운데 첫 발인이다. A씨 등 7명은 지난 6일 물에 잠긴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미처 탈출하지 못해 변을 당했다.

A씨 발인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A씨 아들(20대)이 어머니 영정사진을 들고 장례식장 밖으로 나왔고, 조문객이 관을 운구버스로 옮겼다. A씨의 남편(50대)와 두 딸(20·30대)은 말없이 지켜봤다. 한 딸은 손에 움켜쥔 휴지 뭉치로 눈가에 차오른 눈물을 계속 훔쳤다.

그렇지만 장례식장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포항시립화장장에 도착하자 분위기는 바뀌었다. A씨 관을 화장장 안으로 옮기자 유가족과 조문객들 사이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8일 오전 경북 포항시 포항시립화장장에서 '지하주차장 침수 참사' 희생자 A씨(54·여)의 유족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안대훈 기자.
유족과 조문객들이 탄 35인승 운구버스를 운행한 장례업체 관계자는 “버스 안에선 말 한 마디없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였다”며 “화장장에 도착하니 영영 떠나보낸단 생각에 슬픔이 더욱 커진 것 같다”고 했다.

남편은 주차장 입구에서 애만 태워
A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6일 오후 10시9분쯤 지하주차장 출입구 부근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날 오전 “지하 주차장에 있는 차를 옮겨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달려갔다가 결국 나오지 못했다. A씨 남편은 아내가 집을 나선 뒤 태풍 사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곧장 뒤따라 나갔지만, 이미 아내는 지하주차장에 들어간 뒤였다고 한다.

남편은 아내를 구하지 못했단 죄책감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A씨 딸(30대)은 “주차장 입구로 물이 너무 많이 들어오니까. (엄마가) 다른 출구도 찾지 못하시고 휩쓸려 들어간 것 같다”며 “아빠는 입구 쪽에서 계속 나오라고 애타게 손짓했대요. 그때 아빠가 근처에 있으면서도 지키질 못했다고 자책하신다”고 지난 7일 취재진에게 말했다.

지난 7일 오후 2명이 구조되고 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 경북 포항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내부에서 소방 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엄마는) 늘 제게 ‘내가 지켜줄게’라고 말했던 든든한 버팀목이었는데”라며 “더 잘해드렸어야 했는데 기다려주지 않네요”라고 힘없이 말했다.

지하주차장 침수 참사로 희생된 나머지 6명의 발인은 오는 9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합동분향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항시 관계자는 “합동분향은 유족이 원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피해보상도 최대한 해드리려 한다”고 말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한 지난 6일 오전 포항시 남구에서 냉천이 범람하며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침수됐다. 당시 실종됐던 2명은 무사히 구조됐으나,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6명과, 2단지 주민 1명 등 7명이 숨졌다. 다른 아파트 주민 1명까지 포함하면 8명으로 사망자가 늘어난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9시쯤 현장에서 수색을 재개했다. 배수율은 95%라고 경북소방본부는 밝혔다.
8일 태풍 힌남노로 대형 인명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물이 완전히 빠지지 않은 채 차 있다. 연합뉴스



안대훈(an.dae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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