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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블록딜

장원석 S팀 기자
지난달 31일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35% 가운데 4.47%(2854만주)를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시장에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이 발표에 당일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6.2% 하락했고, 다음날에도 5.7% 빠졌다.

블록딜은 대량으로 주식을 팔 때, 살 사람을 미리 정해놓고 거래하는 걸 말한다. 주로 기관투자자나 외국인이 산다. 장중에 한꺼번에 많은 물량을 내놓으면 쉽게 팔리지도 않겠지만,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주로 장 시작 전이나 후에 주식을 넘기고, 이후 공시를 한다.

통상 블록딜은 주가 하락 요인이다. 일단 대주주의 지분 매각 자체가 ‘고점 신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마트에서 많이 사면 깎아주듯 블록딜에도 일정한 할인율이 적용된다. 두산의 경우 블록딜 가격이 주당 2만50원으로 전날(30일) 종가보다 7.6% 싸게 팔았다. ‘할인가=적정주가’란 인식이 자연스레 생길 수 있다. 시세보다 싸게 물량을 산 매수자가 차익을 노려 시장에 내놓으면 그 역시 악재다.

‘블록딜 쇼크’는 생소하지 않다. 지난 7월 2대 주주의 블록딜을 발표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그날에만 주가가 14.4% 빠졌다. 지난 8월 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블록딜 공시를 했을 때도 주가가 8.2% 내렸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공시 전까지 블록딜 여부를 알 수 없다. 두산의 블록딜 공시 전날 개인투자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3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카카오뱅크 블록딜 때도 당일 개인투자자는 20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내일 주가가 떨어질 게 뻔한데도 모르고 샀다는 얘기다. ‘개미만 피눈물을 흘린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블록딜을 장외에서 거래하도록 한 것 자체가 투자자 보호 조치이긴 하나, 정보 비대칭에 따라 소액주주가 피해를 보는 건 문제가 있다. 미국은 주요 주주가 주식을 매도할 땐 신고서와 거래계획서를 사전에 제출하도록 규제한다. 곧바로 매도하지 못하도록 의무보유기간을 두거나 분할 매도를 유도해 블록딜의 부작용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블록딜 관련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야당(이용우 의원)도 지난 4월 사전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룰이 공정하지 않으면 서둘러 고치는 게 맞다.



장원석(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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